유령 똥 어딨어? - 한 번 펼치면 멈출 수 없는 뇌 자극 숨은그림 플레이북 똥 어딨어?
다이나모 리미티드 지음 / 폴더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령 똥 어딨어?

아이와 함께 숨은 그림 찾기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과 '숨은 그림 찾기'가 결합된 <유령 똥 어딨어?>을 5살 딸을 위한 선물로 준비했다. 내가 어린 시절 <월리를 찾아라>를 재미있게 했던 기억으로 딸에게 같은 책을 사주었는데 정말 좋아했다. 월리를 생각보다 잘 찾고 즐거워 하는 모습에 우연히 <유령 똥 어딨어?>가 눈에 들어오서 선물했고 역시나 아이가 좋아한다.



'똥' 숨은그림 찾기는 영국 아마존 베스트 셀러에 등극했고 귀여운 똥을 찾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숨은그림 찾기를 아이와 함께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아이 선물로 아주 강력 추천한다.

<유령 똥 어딨어?> 이외에도 <내 똥 어딨어?>, <공룡 똥 어딨어?>, <동물 똥 어딨어?>도 있기에 시리즈 구매욕을 자극한다. 대상연령은 4세에서 7세 이상으로 아직 너무 어린 3세의 경우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으나 우리 아이의 기준으로는 4세 정도가 적당한 듯 하다.


 



책에 등장하는 똥들을 소개하고 있다. 늑대인간 똥, 고스트 똥, 드라큘라 똥, 미라 똥, 몬스터 똥과 호박 똥까지 하나씩 찾는 재미가 있다. 각 페이지마다 상단에 찾아야 하는 유령 똥들이 나와있기 때문에 찾은 똥과 찾지 못한 똥을 확인하면서 숨은그림 찾기에 집중할 수 있다.


 


무서운 패스트 푸드식당에서 숨어있는 똥들을 찾아본다. 할로윈 분이기가 물씬 풍기는 패스트 푸드점의 모습이고 그 사이에 숨어 있는 똥을 찾아 본다. 똥을 찾느라 재미난 그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 하다. 똥을 다 찾은 이후 나중에는 그림을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똥 퍼레이드가 화려하고 눈에 띄여서 한 컷 넣어봤는데 나는 똥 찾기도 재미있지만 그림보는 재미도 있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을 자극하는 재미난 그림이다.


 



하나의 그림이 반복되는 페이지도 있는데 매우 색다르다. 드라큘라 중에서 다르게 생긴 하나를 찾는 보너스 찾기도 있다. 똥도 찾고 다른 드라큐라도 찾는다. 생각보다 아이가 금방 다른 하나의 드라큘라를 찾아서 놀랐다.

페이지가 상당히 많다. 각 페이지는 주제가 있고 익살스런 그림과 똥들을 찾는 재미에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총 14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아이도 좋아하지만 부모도 좋아하는 숨은그림 찾기다.


 



다른 장난감은 옆에 밀어두고 숨은그림 찾기에 삼매경이다. 찾았다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잘 찾았다고 리액션을 한다. 그러면 아이가 정말 좋아한다. 아이가 좋아하니 나도 좋다. 입을 앙 다물고 숨은그림 찾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귀엽다. 다른 시리즈 책도 사줄 것 같다.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 정답 페이지 옆에는 추가로 리스트가 있다. 가 페이지로 돌아가 더 찾아볼 것들을 알려주고 있다. 다섯 마리의 거미, 여섯 마리 고양이, 왕관, 핫도그 등의 숨어있는 그림을 더 찾아본다.


 



아이와 함께 숨은그림 찾기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 책에 대한 기분 좋은 감정은 차곡차곡 쌓이고 나중에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된다. 부모가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만큼 아이는 책에 관심을 갖게 된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어주는 재미난 오락거리다.

'출판사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5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완벽한 이야기 구성의 기술: 플롯의 비밀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이다. 작가가 되고 싶거나 이미 작가이거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면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하는 플롯에 대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담겨 있다. 그것이 바로 고전의 매력이다. 기원전의 책에서 현대의 성공하는 이야기들의 성공비법을 찾을 수 있다니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성공하는 이야기의 비밀이 담겨 있기에 '이야기 비법서'라고 말할 수 있다.

"시"로 번역한 그리스어는 '포이에티케'로, 직역하면 '만들어낸 것, 창작물'이며 시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 책 제목인 '페리 포이에티케스'는 직역하면 '창작물에 관하여'이므로, "시학" 또는 "시론"으로 옮길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정시나 서사시뿐 아니라, 비극이나 희극도 "시"의 갈래에 넣는다. 시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를 보면 그렇게 분류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제1장 모방으로서의 시와 모방 수단 (p9)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라는 책의 제목에서 '시학'에 대한 정의부터 살펴보고 시작해본다. '시학'은 비극, 희극, 서정시, 서사시 등의 창작물에 대한 이론, 학문, 철학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재미난 드라마, 영화가 가진 비밀 정도로 접근해도 좋을 듯 싶다.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나 영화, 혹은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 소설 등에 적용된 일종의 성공 법칙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 싶다. 각 이야기들이 가진 전개 방식이나 구성 등이 천차만별이라 생각하지만 어느정도 큰 틀 안에서 비슷한 성공 요소 및 법칙들을 갖고 있다.

우연히 일어났다고 해도 의도적으로 일어난 것처럼 보이면 놀라움은 극대화된다. 이를테면 미티스의 죽음에 연루된 사람이 아르고스에 있는 마티스 조각상을 보는 와중에, 조각상이 그 사람 위로 넘어져서 죽은 일이 그렇다. 이런 일들은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플롯이 더 훌륭할 수밖에 없다.

제9장 플롯의 필연성과 개연성 (p38)

내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라고 생각했을 때 누구나 독자를 이끄는 플롯을 만들어 내고 싶을 것이다. 마치 막장 드라마의 숨겨진 법칙들처럼 우연의 연결고리를 통해 놀라움을 만들어내는 플롯의 비밀들을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는 플롯들이 매우 매력적이고 공감을 얻어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시대적으로 기원전에 살았던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의 이야기가 예시로 나오기에 온전히 공감하기는 사실 힘들다. 누군가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의 내용을 현대 드라마, 소설, 영화에 빗대어 설명하는 책을 낸다면 참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반전은 상황이 앞에서 일어난 것과 정반대로 변하는 것이고, 이것도 개연성이나 필연성에 따라 일어나야 한다. (중략) 인지는 그 명칭이 보여주듯이, 무언가를 모르다가 아는 상태로 바뀌는 것이다. 이때 등장인물은 극에서 설정한 행운이나 불운에 따라 친구 혹은 원수가 된다. 이런 일이 반전과 동시에 일어날 때 최고의 인지가 된다. (중략) 수난은 파괴적이거나 고통스러운 행위다. 예를 들면 눈앞에 펼쳐지는 죽음, 극심한 고통, 상처를 입는 것 등이다.

제11장 플롯의 요소: 반전, 인지, 수난 (p40)

반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내가 매우 좋아하는 플롯의 요소다. 내가 모든 반전 영화에 만족할 수 없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바로 개연성과 필연성에 따라 반전의 설득력을 가진다. 또한 인지와 수난의 적절한 배치로 극적 긴장감과 이야기의 만족감 또한 상승시킬 수 있다. 인지의 방식도 다양하며, 인지와 반전의 적절한 조화는 재미를 더한다. 어떤 정보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반전될 수 있음이 참 재미있고 많은 이야기에서 우리는 이러한 예시를 만날 수 있다.

가장 훌륭한 비극은 플롯이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야 하고, 공포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나 사건이 있어야 한다. (중략) 미덕과 정의가 남달리 뛰어나지는 않지만, 악덕이나 악행이 아니라 어떤 실수나 결함때문에 불행해진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테면 오이디푸스나 티에스테스나 그런 부류의 명문가 출신 유명 인사처럼 큰 명성과 부를 누리던 사람이어야 한다.

제13장 플롯의 모방 대상 (p45)

미덕과 정의가 남달리 뛰어나지는 않으나, 어떤 실수나 결함으로 인해 불행해진 사람이란 설정은 많은 이야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최근 드라마의 경우를 하나만 생각해보면 넷플리스 스위트홈이 떠오른다. 욕망에 의해 사람이 괴물화가 되는 세상에서 주인공은 삶을 포기한 인물로 묘사된다. 삶을 포기했기에 욕망이 없어 괴물화가 되지 않는다. 주인공의 선한 본심은 사람들을 돕고 위기를 헤쳐나간다. 공포와 연민, 반전과 인지 등의 다양한 부분의 복합적인 플롯을 사용하여 아주 훌륭한 이야기가 탄생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플롯을 구성하고 대사로 표현해서 완성할 때는 그 플롯을 눈앞에 그려보는 것이 가장 좋다. (중략) 플롯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든 작가가 새롭게 창작했든 먼저 전체 개요를 작성하고, 그런 후에 거기에 에피소드를 채워 넣어 상세하게 발전시켜야 한다.

제17장 플롯의 구성: 장면, 개요, 에피소드 (p66)

드라마, 영화 작가들과 연출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지 않을까 싶다. 작가는 머릿속으로 세상을 만들어 내며, 연출가는 눈앞에 작가의 세상을 보이도록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눈 앞에 그리는 과정을 한 단어로 장면이라 표현된다. 이러한 장면들은 개요와 에피소드와 함께 하나의 이야기 즉 플롯으로 탄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여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0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여성작가편

"한국현대소설의 세계에 놀러가다"

어쩜 이렇게나 한국현대소설 중에 내가 읽은 책이 하나도 없나 싶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이 많기에 기쁜 마음도 있지만 한국 소설에 관심이 없었던 내 자신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된다.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총 10편의 여성작가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강신재<젊은 느티나무>, 박경리<김약국의 딸들>, 전혜린<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완서<나목>, 오정희<유년의 뜰>, 강석격<숲속의 방>, 공지영<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은희경<새의 선물>, 신경숙<엄마를 부탁해>, 황정은<계속해보겠습니다>까지 담겨 있다.

세계문학에서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이 매우 날카롭다. 세계문학에 비해 장편이 턱없이 부재한 한국문학을 꼬집고 아쉬운 점들을 말하고 있다. 날카롭고 비판적 시각으로 한국문학이 더욱 성장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작가의 일대기를 통한 작가의 배경 이해를 동반하며, 동시대의 타작가와 비교하기도 하고 작가들만의 문체에 대한 세심한 설명 또한 인상적이다.

근대적 서사란 다른 것이 아니라 장사꾼들이 승승장구하는 이야기다. (중략) 조선의 유교적 문화에는 상인과 상업에 대한 절대적인 거부감이 있다. 박경리도 이런 계층들을 긍정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중략) 전근대적 정서에는 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중략) 근대, 자본주의, 그리고 이들의 이기주의와 폭력성을 모두 동일시하면서 통째로 거부하는 태도가 나오게 된다.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p52)

<토지> 익히 잘 알고 있는 작가 박경리의 또 하나의 대표작 <김약국의 딸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토지>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과도 같은 소설인 <김약국의 딸들>은 영화와 드라마로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저자는 <김약국의 딸들>은 전근대적 정서를 가진 박경리의 소설이기에 근대적 요소가 담겨 있지 않은 점을 꼬집고 있다. 근대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초점을 특이하게 맞추고 있으며 주인공이 없는 이상한 소설이라 말한다. 운명론에 빠져 자기 분열과 같은 근대적 갈등과 고뇌가 결여되어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박경리 작가에 대해 여러 비판들을 제기하고 있지만 박경리는 한국현대소설의 대표 작가임에는 부정할 수 없다. 우리가 대작인 <토지>에 도전하기에 앞서 <김약국의 딸들>을 읽어 박경리 소설의 세계에 먼저 발을 담가 보는 것도 좋아 보인다.

삶의 물질적인 면이나 생물적인 면에 관한 감각은 남성이 둔하기 때문에 여성에게 유리한 면이 있다. 여성작가들이 그런 면에 더 밀착되어 있고, 그것이 박완서 문학의 자산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육체적인 측면, 욕망의 문제, 중산층의 감각 같은 것을 아주 잘 다루고 있다. 또 상당한 필력에다 자기 문체를 가지고 있다.

박완서 <나목> (p106)

40세의 문단에 데뷔한 작가 박완서가 가장 애정을 가지는 작품 <나목>이라 한다. 여성잡지 장편 공모전에 당선된 박완서의 첫 작품이지만 오랜 세월 갈고 닦은 실력 및 독서력이 녹아 있어 완성형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쟁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분단문학, 전쟁소설로 분류된다. 무엇보다 박완서는 중산층의 일상에 대한 가장 면밀한 관찰이 생생하게 소설에 담았으며 속물적인 중산층 의식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소설은 파격적인 성적 모험담을 담고 있어 대담함을 보인다.

작가 박경리와 박완서가 대비되는 부분을 다룬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박경리의 경우 옳고 그름을 사전 판단으로 재단하여 전개하는 반면, 박완서는 중산층을 부도덕하고 속물적인 단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 잘 표용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박경리에게는 낯선 자본주의 세계가 박완서는 감각적으로 자본주의 세계를 담고 있다. 박완서 작가의 작품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나는 고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한 권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작품 개수만 100개가 넘는다. 박완서 작가가 엄청난 작가라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설정 자체에 정치적, 경제적 현실에 대한 관심이 다 빠져 있다. 인간의 사회적인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사회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핵심을 빼먹은 채 변죽만 건드리는 것이 된다. 이 문제를 정면으로 보기를 꺼려하는 것은, 그에 대한 여러 가지 책임을 떠안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중략) 그런 심리를 잘 다독거려 주는 작품이다. 다 큰 성인들도 이 작품을 읽으면서 모두 아들, 딸로 소환된다.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p257)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는 상당히 유명한 작품이다. 2008년 베스트셀러로 많은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계속 읽어야 겠다고 벼루다 책을 마련해 두었으나 아직 읽지 못했다. 금융위기라는 사회적 여파와 <아버지>에 이은 엄마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엄마를 부탁해>가 시대적으로 빛을 봤다고 저자는 바라보고 있다. 소설의 내용은 문맹에 치매가 있는 엄마를 잃어버리게 되고 맏딸, 장남, 남편, 엄마의 시선으로 구분되어 소설이 진행된다.

저자는 이 소설에 혹평을 하고 있다. 소설은 '정치적, 경제적 현실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다', '예상가능한 판에 박힌 에피소드이며 언니 취향의 멜로드라마 신파다', '이런 소설이 한국에서 계속 통한다는 것이 유감스럽다', '아직 한국문학이 미성숙한 단계다' 라는 표현들로 설명하고 있어 약간 난감했다. 날카로운 혹평을 하고 있어 약간은 당황스러우나 그러한 점에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 직접 읽어 확인해보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2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편

"한국현대소설의 세계로 초대받다"

로쟈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인 지은이 이현우는 한국현대문학, 즉 한국현대소설에 대한 강의 내용을 책에 담았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열 두 편의 남성작가의 작품을 담고 있다. 최인훈<광장>, 이병주<관부연락선>, 김승옥<무진기행>, 황석영<삼포 가는 길>, 이청준<당신들의 천국>, 조세희<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문구<관촌수필>, 김원일<마당 깊은 집>, 이문열<젊은 날의 초상>, 이인성<낯선 시간 속으로>, 이승우<생의 이면>, 김훈<칼의 노래>까지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뒤늦게 책을 좋아하고 관심은 있지만 선뜻 어느 작품을 읽어야 좋을지 모르는 나를 위해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부끄럽게도 아직까지 읽어본 책이 하나도 없다. 작가나 책의 제목은 익히 들어 아는 경우가 많지만 전혀 읽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부끄러운 마음이다. 이제라도 하나씩 읽어보고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의 내용을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열 두편 모두 관심이 가지만 우선적으로 읽어보고 싶은 네 편과 짧막한 이유를 아래에 담아봤다.

이 작품의 핵심은 두 체제를 비판하면서 어떤 체제도 선택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명준은 대타자가 부재하므로 자기 주체를 정립할 수 없다. 이제 새로운 제체를 정립하는 과제는 다음 작가에게로 넘어가게 된다. 이렇게 문학사에서 '매개' 역할을 한 것이 <광장>의 의의라 말할 수 있다.

최인훈 <광장> (p43)

1960년대 4.19혁명에 의해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소설 <광장>은 마치 내가 이 책은 꼭 읽어야만 하는 소설로 여겨진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뿐 아니라 작가 최인훈의 이력이 매우 독특하다. 1945년부터 5년간 북한에서 지냈으며 러시아어를 익혔고, 남한에서는 영어를 배우고 잘했으며 통역장교를 한다. 또한 그는 일본어도 잘했다. 고등학교 시절 원산시립도서관의 소설 및 사상서를 두루 읽고, 또한 일어로 씌인 일제강점기의 장서들도 읽었다.

언어적 능력도 뛰어나고 시대적으로 선택받은 작가 최인훈의 <광장>에 관심이 쏠린다. 광장과 밀실이라는 상호 배타적 보완 관계의 공간, 대타자 아버지, 주체의 탄생 등 약간은 낯선 설정들에 호기심이 샘솟는다. 관심이 생겨 책을 검색했으나 최근 출간된 책이 20년이 훌쩍 넘었다. 오래된 책이라 구하기가 힘들듯 하지만 좀 더 알아보려한다. 다시 출간되면 참 좋을 것 같다.

<무진기행>은 "가장 우울했던 시기에 가장 순수한 슬픈 마음"을 가지고 쓴 작품이며, 당시 우울했던 사람들에게 어떤 호소력을 지녔던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중략) 김승옥 작가 개인의 범위를 넘어서 1960년대 한국 사회라는 시대적 조건과 당대 독자들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하나의 신화이기 때문이다.

김승옥 <무진기행> (p77)

1960년대 문학의 간판으로 꼽는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은 5.16군사정변 이후 세워진 절대 권력과 산업화, 도시화로 인한 자본주의의 현실안에 윤희중의 모습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이러한 현실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이다. 아내를 배경 삼아 살아가며 머릿속에는 전무라는 단어만이 맴돈다. 돈을 선택해 서울살이에 적응하고자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사회를 앞두고 아내가 잠시 무진으로 내려가 있으라는 말에 무진으로 향한다. 안개의 마을인 무진으로 가며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단편 작품이면서도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는 이 작품은 꼭 읽고 싶다. <무진기행>을 읽고 다시 로쟈의 설명을 읽고 싶다. 소설을 이해한다면 한층 더 깊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로쟈는 우리에게 한국소설을 소개하는 동시에 풍부한 해석으로 소설을 풍성하게 한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이처럼 역사와 계급을 횡단하며 불평등한 사회적 현실에 대해 신랄하게 폭로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만큼 실감나게 사회적 현실을 다룬 소설이 없었다. (중략) 도시빈민들의 삶뿐만 아니라 중간층과 상층부 계급의 모습까지 그려내며 피부에 와 닿는 사회 묘사를 해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형태의 작품이기에 (중략)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본다.

조세희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p183)

1970년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였던 조세희 작가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제목을 너무 많이 들어서 읽은게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그래서 더욱 읽고 싶다. 산업화로 인한 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아낸 소설이다. 노동자 계층이 살기위해 몸부림 치고 희생아닌 희생을 하지만 시스템은 변화없이 유지된다. 불평등한 사회적 현실을 신랄하게 폭로하고 있는 이 작품을 지금 내가 읽었을 때 어떻게 다가올지 매우 궁금하다. 어렸을 때 읽었다면 느끼는 바가 다소 작았을 것 같다. 물론 그 시대에 대해 지금은 한결 나아진 사회라지만 자본주의 시스템은 여전하기에 일개의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는 입장에서 이 소설을 읽고 싶어 진다.

<마당 깊은 집>은 전쟁 이후 한국 사회가 재건되는 과정을 상세히 재현하고 현대 한국의 기원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의미 깊은 작품이다.

김원일 <마당 깊은 집> (p280)

<마당 깊은 집>1954년 대구에 보낸 주인공의 1년 정도의 시간을 다루고 있다. 분단문학, 가족소설, 성장소설의 모양세를 갖추고 있고, 주인집과 세들어 사는 집들 드나드는 사람들까지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시대적 대표성을 띄고 있다. 월북한 아버지와 남아있는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고, 미국과의 관계, 아래채 위채의 사람들 모습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 책에 관심이 갔던 가장 큰 이유는 사실 고향집 책장 한 켠에 이 책 <마당 깊은 집>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왜 집 책장에 오랜 기간 처분되지 않고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가 미스테리일 정도다. 어린 나이에 이런 책을 읽을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그 상태 그대로 자리잡고 있다. 고향집에 내려가서 슬쩍 가져와 읽어볼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사랑하는 연습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나를 사랑하는 연습

"내 안의 수많은 고민들을 차분하게 내려놓을 수 있었던 시간"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경험도 부족하고 모르는 것 투성인 우리는 이 세상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우리는 수많은 고난의 과정을 거쳤다. 사랑에 데이고 아팠으며,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상처난 마음을 주변 사람들을 통해 치유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먼저 어루 만져 줘야 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나를 더욱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연습이 필요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고민하는 것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경험하는 일들,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고민들이 있다. 이 세가지가 수월하다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어렵기도 하고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부크럼의 대표이자 작가 정영욱의 <나를 사랑하는 연습>은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에세이다. 그가 전하는 짧은 글들을 통해 나의 인생을 돌아보고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주변 사람을 생각했고, 지금 나에게 소중한 사람을 떠올렸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지금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충분히 잘 하고 있는지 함께 숨을 고르고 찬찬히 짚어봤다. 수많은 고민을 차분하게 내려 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만큼 사소한 것에도 서운해지는 것이 사람입니다. 소중히 생각하는 만큼 서운함이 자주 생기는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그런 사람의 마음마저 별거 아닌 것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별거 아닌 일로 서운해하는 상대 (p30)

나의 사소한 행동에 상대가 서운해 한다면 상대는 나를 많이 좋아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상대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잘해야 한다. 연애가 서툴고 어려웠던 어린 시절에는 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서야 이런 말들이 공감되고 이해가 된다. 그 때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그 작은 차이들을 이 글들을 통해 다시금 배운다.

어쩌면 이처럼, 관계의 온도는 한 획정도의 작은 차이에서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정말 커다란 것의 차이가 아니라 딱 저만큼의 조그만 차이가 우리의 분위기를 은은하게 데워주기도 하고, 냉랭하게 식어 버리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관계의 온도는 한 획 차이 (p62)

'응'과 '웅'의 차이로 설명하는 한 획의 차이가 공감된다. 관계의 온도는 서로에게 한 획정도만 신경쓰면 충분하지 않을까란 말에 깨우침을 얻는 듯한 느낌도 든다. 상대는 크나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매사에 사소한 작은 것들에 삳애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면 단 몇 글자만으로도 따스함을 건넬 수 있을 것이다. 무심코 건네는 말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여 냉랭한 모습이 쉽게 비춰지기도 하다는 뜻이다. 이 한 획의 차이가 무엇일지 한 번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다.

과거의 사람을 살아하려 하지 마세요. 미래의 사람을 사랑하려 하지 마세요. 소문의 사람을 사랑하려 하지 마세요. 단지, 지금 당신 앞의 그 사람을 사랑하고 살아가세요. 지금 당신 앞에 놓인 시간 속에서의 상대를 바라보며 살아가세요.

지금의 사람을 사랑하세요 (p143)

어쩌면 당연한 '지금의 사람을 사랑하세요'라는 말을 기억해두고 싶다. 너무나 당연하기에 우리는 잠시 잊고 사는 듯 하다. 지금의 사람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엄청난 인연인지를 잊고 함부로 하거나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다. 지금의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다면 미래의 사람에게도 역시나 사랑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지금 나에게 사랑을 주는 지금의 사람에게 나의 사랑을 듬뿍 건네자.

사실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세상은 '상대적'이지만 주변은 나에게 '절대적'을 요구하는 것에 이유가 있다.

당신이 힘든 이유 (p175)

잘하면 잘할수록 쉽게 실망을 안겨주는 사람이 되고, 쉽게 질타 받는 사람이 된다. 착하게 살면 살수록 쉽게 나쁜 사람으로 몰린다. 더 주면 줄수록 쉽게 야박한 사람이 된다. 잘해온 만큼 그 기대치가 절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생각이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점에 놀랍기도 하고 큰 위안이 된다. 자만일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열심히 하고 다른 이들보다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절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실수를 해서는 안되고 더욱 빠르고 꼼꼼하게 일처리를 해야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자존감과 자신감이다. 나 스스로 이를 알고 있음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각박한 세상 속에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방법은, 결과 자체 보단 그 가치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덜 고생하고 덜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했다면, 당신은 '덜 고생한 것'에 가치를 둔 것이다. 더 고생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했다면, 당신은 '더 만족하는 것'에 가치를 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다 (p233)

저자가 제시한 '각박한 세상 속에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방법'에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쪽에 더욱 가까운 사람일까. 하나를 정한다면 '덜 고생한 것'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 듯 하다. 성공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보다 현재에 만족하고 일을 즐기는 편에 가깝다. 더 고생하는 것을 피하고 적당한 고생과 적당한 결과에 타협한다. 덜 고생한다고 해서 그 결과가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나름 이 삶을 만족하며 살아가는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