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미세스 - 정유정 작가 강력 추천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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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미세스

뛰어난 몰입감, 예측 불가한 반전, 최고의 스릴러 작품

께림칙한 기분이 계속 맴돌았다. 스릴러의 여왕이란 수식어가 붙은 '메리 쿠비카'의 소설 <디 아더 미세스>는 매우 흡인력이 있다. 독자의 마음을 이리저리 흔들면서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을 모조리 의심하게 만들고 예측할 수 없는 반전까지 선사하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고 스릴 넘치는 소설을 쓸 수 있나 싶었다.

주인공 세이디의 굵직한 시각에 타인의 시각이 더해지고, 타임라인을 넘나들며 독자의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조금씩 맞춰지는 듯 하면서도 그 실마리가 보이지 않지만 어느 순간에는 흩어졌던 모든 퍼즐 조각이 완성되는 쾌감을 선사한다. 퍼즐 조각의 윤곽이 드러날 때 우리는 반전이란 선물을 받는다.

이 소설 <디 아더 미세스>를 읽고 저자 '메리 쿠비카'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녀의 다른 소설이 벌써부터 매우 기대된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굿 걸>, <프리티 베이비>, <톤트 유 크라이>는 전 세계 20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살인 사건이라니! 우리 섬에서!"

누군가 탄식했다. 순식간에 사람들은 침묵에 빠졌고, 갑자기 진료소 문이 열리고 한 남성이 들어서자 나이 든 여성이 비명을 질렀다. 그는 환자일 뿐이었지만 흉흉한 사건이 발생하자 서로 의심하는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다. 두려움에 짓눌릴 수 밖에 없었다.

p39

세이디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집을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그 집의 주인이었던 앨리스는 섬유근육통으로 고통 받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그녀의 딸 이모젠은 그 집에 홀로 남겨졌다. 앨리스의 형제인 윌은 세이디의 남편이다. 홀로 남겨진 이모젠을 돌보는 조건으로 윌의 가족은 섬안의 이 집으로 들어오게 된다. 윌과 세이디, 아이들 오토와 테이트 그리고 엄마 앨리스의 죽음을 목격했던 딸 이모젠은 한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 가족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 어떠한 것도 예상하기 힘들었다.

세이디는 착하고 성실한 의사이자 아내, 그리고 엄마다. 듬직한 남편 윌과 잘 자라주는 아이들, 그녀는 의사의 임무도 착실하게 잘 수행한다. 물론 함께 살고 있는 이모젠이 문제이긴 하다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좋아질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섬 생활에 불연듯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살인 사건을 필두로 세이디의 세계는 점차 혼란에 빠진다. 범인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이는데 이상하리만큼 이 살인 사건이 자신의 주변으로 점점 다가옴을 느낀다. 어둠 속의 알 수 없는 인기척, 누가 그랬는지 알지 못한느 집 안의 수상한 흔적들 등 세이디를 옥죄어 오는 한 걸음 한 걸음에 숨이 막혀 온다.

마우스의 눈에도 아빠가 가짜 엄마를 무척 좋아하는 것이 보였다. 아빠가 가짜 엄마를 바라보는 표정을 보면 가짜 엄마가 아빠를 무척이나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가짜 엄마가 집에 오기 전에도 아빠랑 마우스는 행복했지만, 가짜 엄마는 아빠에게 마우스가 줄 수 없는 행복을 주는 것 같아 속이 상했다.

p205

세이디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이야기 이외에 무시할 수 없는 굵직한 시선이 있다. 첫째는 마우스의 시선이다. 마우스와 가짜 엄마의 내용을 읽으며 매우 궁금했다. 과연 어린 소녀 마우스가 어떤 등장 인물과 연결이 될지 말이다. 누군가의 과거로 생각되었으나 선뜻 그 연결고리를 가늠하기 어려웠고 궁금증 때문에 책장은 술술 넘어갔다. 섬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피해자와 연관된 것인지, 이모젠과의 연결일지, 카밀과 연관된 것인지 그 궁금증은 계속 증폭되었다.

다른 또 하나는 바로 남편 윌과 불륜 관계에 있는 카밀의 시선이다. 세이디를 싫어하지만 그녀처럼 되고 싶은 욕망의 소유자다. 윌과의 불륜 관계에 정신과를 찾아가 마음을 털어 놓지만 윌에게 버림 받는 것보다 불륜 관계라도 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욕망이 넘쳐나며 거침 없으나 어쩌지 못하고 세이디 주변을 맴돈다.

제프리는 감정이 격해져 있었다. 아내의 추도식에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서 있던 남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동요하고 있었다. 호소하듯 내게 다시 한번 강조했다.

"코트니는 이 사건과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제 아내를 협박했어요. 누군가 제 아내가 죽길 바랐습니다." 이제야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p363

살인 사건은 세이디를 힘들게 만들었다. 세이디는 모두가 의심스럽다. 비뚤어진 인성을 가진 이모젠도 의심스럽고,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으나 칼을 들고 등교했던 아들 오토마저도 의심스럽다. 죽은 모건의 남편인 제프리의 작은 행동들조차 의심을 거둘 수 없다. 혹여 빈집에 숨어 있는 제 3자일 수도 있다. 나 역시 세이디의 입장에서 주변 모든 것들이 의심되었고 선뜻 결론을 내기 힘들었다. 의심의 골이 깊어질수록 불안함과 궁금증은 날로 심해져 간다.

이러한 불안한 마음이 극에 달했을 때 사건의 실마리는 서서히 드러난다. 그리고 숨겨졌던 범인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순간은 정말 한 대 얻어 맞은 듯한 충격이었다. 나름 추리 소설을 좀 읽어 봤다 생각했는데 추리력은 전혀 늘지 않은 듯 싶다. "설마 이건가?"라며 살짝 의심했던 부분이 정답이어서 30퍼센트 정도는 맞았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이야기의 흐름에서 이 반전을 절대 생각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참 잘 만들어 놨다.

<디 아더 미세스>는 넷플릭스 영화 제작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소설을 읽고나니 어떻게 연출을 할지 전혀 감이 안온다. 이 책의 반전을 숨긴 채 내용을 진행시키기에는 뛰어난 연출력이 요구될 것만 같다. 그렇기에 더욱 영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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