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역사산책 : 한국사편 골목길 역사산책
최석호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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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역사산책 (한국사편)

남촌, 운주사, 강릉, 경주 골목길 여행을 떠나다

<골목길 역사산책> 한국사편에는 총 4개의 산책길이 소개된다. 서울 남촌 대한민국길, 화순 운주사 고려길, 강릉 조선길, 경주 신라길이다.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각 장소와 연관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추천하는 산책로를 지도와 함께 담고 있다. 가족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연인과 함께 테마 여행을 떠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 책을 읽고 여행을 떠난다면 그 여행지는 더욱 특별해진다. 하지만 너무 아는 척해서 여행이 지루해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4가지 산책길 모두 가보고 싶다. 그 중 개인적으로는 강릉 조선길에 가장 눈길이 쏠렸다. 과거 몇 차례 강릉에 놀러갔던 좋은 기억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강릉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그 이야기들을 읽고 나니 또 한 번 강릉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초당 순두부에 담겨진 역사가 참 재미있었고, 율곡기념관에 방문하고 싶다. 경포해변의 푸른 바다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엉덩이가 들썩 거린다.

오죽헌 · 율곡기념관 · 선교장 · 경포대 ···. 신사임당 그림 그리던 곳이다. 율곡 선생 나신 곳이다. 허초희 시를 짓던 곳이다. 허균 젊은 시절 기억이 서린 곳이다. 효령대군 후손들이 정착한 곳이다. 강릉에서 변치 않는 것은 한결같이 역사와 관련된 것들이다. 모두 조선 시대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강릉에서 걷는 길은 조선길이다.

p169

강릉의 커피 거리의 예쁜 카페에서 예쁜 사진만 찍을 줄 알았던 나에게 강릉에 오죽헌이 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랐다.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꼭 들린다는 강릉의 오죽헌. 사실 이미 많이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임에도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뭔가 부끄러웠다. 다음에 강릉에 방문한다면 신사임당과 율곡의 집인 오죽헌에 먼저 방문해보고 싶다.

강릉의 초당 마을에서 순두부 맛을 아직도 기억한다. 이 초당마을이 허균의 아버지 초당 허엽이 살았던 곳이라는 사실이 매우 새롭다. 초당 마을 근처에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이 있다는 사실도 매우 재미있다. 이제는 초당 순두부 마을에서 맛난 순두부 점심을 먹으면 홍길동전이 떠오를 것만 같다.

율곡기념관과 오죽헌을 시작으로 경포가시연습지,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을 거쳐 경포해변과 경포대를 구경하는 강릉 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대로 강릉 조선길 산책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오천원 권, 오만원 권을 보여주며 이 분들이 살았던 곳이라 알려주려 한다. 동해번쩍 서해번쩍 홍길동전 이야기도 함께 해주어도 좋을 듯 하다.

일통삼한 대업 달성을 기념할 수 있도록 신라 · 백제 · 고구려 모든 장인이 한마음으로 만든 우리 연못이다. 이처럼 일통삼한 대업 달성은 월지 조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독창적인 한국 정원으로 남았기에 중국과 다르다.

p313

워낙 유명한 명소가 많은 경주는 언제나 떠나고 싶은 여행지 중 하나였다. 아내와 결혼 전 데이트할 때 더운 날씨에 버스를 타고 자전거를 타며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동궁과 월지에 방문하고 싶다. 낮에는 더웠으나 밤에는 서늘했기에 해가 진 야경이 아름다웠던 안압지의 모습을 구경하러 가는 길이 그리 녹록치는 않았다. 연인들이 모여 어두워지길 기다려 마침내 보고야 말았던 그 아름다운 아경은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하다.

동궁과 월지는 아름다운 장소로만 기억되었으나 이제 이 책을 읽고 그 장소가 좀 더 특별해진 느낌이다. 온전한 한국의 아름다움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많은 유물이 발굴되어 국립경주박물관에 별도 전시관에서 전시 중이라는 사실도 재미있다.

책을 읽고나니 당장 떠나고 싶다. 코로나로 위축된 우리의 마음을 이 책이 약간이나마 풀어주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며 잠시 나는 여행을 떠났다. 경주에서의 행복했던 여행을 떠올렸고, 강릉의 커피와 바다를 떠올렸다. 책을 읽고난 뒤 책에 소개된 남촌과 운주사는 내가 방문할 여행지들로 선정되었다. 훌쩍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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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2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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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

행복에 대한 탐구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니코마코스가 무슨 말이지?' 싶었고 사실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저자가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사실에 구미가 당겼고, '행복'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에 당장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니코마코스라는 단어를 처음 듣는 내 자신의 무지를 자책했고 배움의 자세를 겸비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니코마코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들 이름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에 대한 논설을 니코마코스가 책으로 정리했다. 행복이라는 전체적 주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도덕적 미덕과 중용에서부터 지적 미덕, 자제력, 사랑, 즐거움과 행복 등에 대해 논설을 펼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성의 관조적 활동'인 '철학 하는 삶'에 대해 최고의 행복이라 말한다.

"정치학은 인간에게 가장 좋음을 추구하는 학문이다(p20)" 라는 말이 솔깃하다. 나라의 법을 제정하고 살아가는 방향을 결정짓는 정치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음을 이제는 누구나 안다. 그런데 이런 정치학의 최종 목적은 결국 '가장 좋음'을 추구하는 것에 있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최근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민의 투표로 결정되었다. 아무쪼록 국민들의 삶이 '가장 좋음'에 조금은 더 가까워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젊은이는 감정에 휘둘리기 쉬워 정치에 결격 사유가 된다는 부분에는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원론적으로는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정치인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음에 온전히 동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행복하느냐 아니냐를 판단하려면 (중략) 한평생을 보아야 한다(p45)"는 부분도 개인적으로는 새로웠다. 노년에 불행하면 행복하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말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바이다. 그런데 노년이 불행하다 할지라도 한 평생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면 나름 행복하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나의 의문을 대변하듯 다음 장에서 이어서 같은 의문을 던진다. "완전한 미덕을 좇아 행하고 외적인 좋음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 우리가 그런 사람을 단지 어느 기간이 아니라 일생에 걸쳐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p49)"라고 말한다.

"지나침과 모자람은 악덕에 속하고, 중용은 미덕에 속한다.(p75)"라는 내용에 한 가지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어렵다.' 라는 말처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지나치지 않고 모자라지 않는 그 중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간의 상태 평범한 삶은 중용과 매우 닮아 있다. 용기있는 삶, 즐거움을 절제하고, 돈을 주고 받을 때는 후하며 통이 커야 한다. 우리는 이미 어린 시절 도덕시간에 도덕적인 사람에 대해 배웠고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도덕적 미덕을 갖춘 사람이 되는 길, 중용의 삶을 사는 일은 어쩌면 쉽지 않은 길인지도 모르겠다.

"정의는 법을 지키는 것과 공평한 것이고, 불의는 법을 어기는 것과 공평하지 않은 것이다.(p173)"라는 표현에서처럼 이 책에서는 손해와 이득 사이의 중간인 '공평함'을 정의의 한 기준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처럼 정의는 둘 사이의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오는 수많은 질문이 있다. 그만큼 어려운 주제임에는 분명하다. 한 가지 기억할 부분은 '정의'의 기본적인 기조는 공평함에 있고 법을 어기지 않는 노력을 해야함에 있다.

"좋은 사람들 간의 사랑이 최고의 사랑이다. (중략) 사랑하는 것이 감정이라면, 사랑은 성품인 듯하다. (중략) 사랑을 주고받는 것은 이성적 선택에 따른 것이고, 이성적 선택은 성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p312)" 사랑의 종류는 다양하며 하나의 종류로 말하기 어렵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에서부터 이성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이나 호의 혹은 동성애도 있다. 서로 좋은 것을 나누고 즐거움을 주고 받는 다면 가장 이상적인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 "동등성이 많이 없어져도 사랑은 지속하지만, 신과 인간의 차이처럼 그 격차가 많이 벌어졌을 때는 사랑은 이제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p317)" 이 말에 동의는 하지만 '신과 인간의 차이'가 인간들 사이에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이해가 쉽도록 쓴 표현일 수도 있겠다. 사랑에 대한 내용은 마치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괜시레 몽글몽글해진다.

"행복한 삶은 미덕에 따른 삶으로 생각된다. 그런 삶은 놀이를 즐기는 삶이 아니라, 열심히 애쓰고 노력하는 삶이다.(p399)" 다른 내용은 다 잊어도 이 하나는 꼭 기억해 두고 싶다. 열심히 애쓰고 노력하는 삶이 바로 행복한 삶이라는 표현이다. 과연 나는 열심히 애쓰고 노력하며 살고 있는가를 생각한다. 놀이를 즐기는 것이 행복인양 착각하며 살고있지는 않나 생각해본다. "인간은 지성을 따른 삶을 살아갈 때 좋고 가장 즐거울 수밖에 없고, 그런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p365)" 이 말은 매우 철학적이며 선뜻 이해가 어렵다.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지성의 삶, 여유가 있는 삶, 자신의 고유한 미덕에 따라 행하는 활동 등이 행복과 연관된다.

행복이 그 자체로 가치 있고 완전한 것 중 하나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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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다니던 용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어떻게 월 7,000만원 벌게 됐을까?
강용수 지음 / 리더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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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다니던 용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어떻게 월7,000만원 벌게 됐을까?

원룸(다세대, 다가구) 투자 실전 노하우

경제적 자유를 바라며 다양한 공부를 하고 있다. 그 중 단연 부동산은 부자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아파트, 상가, 원룸, 오피스텔, 토지, 태양광 등 다양한 투자처가 있지만 정부의 다양한 규제로 인해 현재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2022년 3월 현재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고 대출 이자도 오르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규제는 완화될 것이며 우리는 이 시기에 더 열심히 부동산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오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월 7천만원을 버는 용주주 TV의 강용수 저자는 자신의 노하우를 이 책에 눌러 담았다. 그 비결의 핵심은 바로 원룸 건물 투자이다. 원룸 건물 투자라고 한다면 공실에 대한 두려움, 세입자 및 시설 관리 등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원룸 건물 투자에 성공한 강용수 저자는 겁먹지 말고 당당히 건물주가 되라고 권하고 있다. 지역 선정, 수익률 계산, 임장 방법에서부터 건물 운영 방법, 관리 노하우, 월세 잘 받는 법 등 정말 궁금했고 필요한 정보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급하게 자신이 돈을 마련하는 방법들, 대출에 대한 정보를 얻는 방법, 매도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 수익률표 작성법 등 건물 구입을 준비하는 사람을 위해 아낌없는 정보가 담겨있다. 각 항목들 하나하나는 유튜브 컨텐츠 하나씩 따로 만들어도 될 정도의 고급 정보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이해가 쉽다. 평범한 우리가 원룸 투자에 눈을 뜨게 만들어 주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원룸 건물을 팔지 않는다고 말한다. 꾸준히 월세가 통장에 임급되고 있는데 굳이 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관리 노하우는 이미 쌓일 대로 쌓여서 큰 노력없이 140개의 원룸이 관리되고 있다. 부동산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그 차액을 얻는 차액형 부동산 투자보다 원룸 월세를 받는 수익형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원룸 건물 관리시 고정비용 줄이는 법부터 세금에 대한 세세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책에서 제안하는 방법대로 매물로 나온 원룸 건물의 수익률을 계산해보고 대출이 어느정도 나오는지에 대한 조사도 해볼 수 있다. 분석하는 능력을 조금씩 지금부터 키워나가면 정말 좋은 물건이 나왔을 때 놓치지 않고 내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여러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정보를 단편적으로 얻다보니 내가 아는 지식이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책에 최신 내용이 정리되어 있으니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가 된다. 책을 읽는 자체만으로도 자신감이 더욱 생겨난다. 특히 부동산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가 읽기에도 이해가 쉽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좋았다. 이 책을 보면서 알았다. 세상에는 참 부자가 많다는 사실이다. 또한 그 많은 건물의 건물주들은 참 열심히 살아왔다는 사실이고 공부하고 현실에 부딛혀 얻어낸 결과물이란 사실이다. 그리고 나도 그들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30대 초반에 건물주가 되었다. 월세를 받던 아파트 2채를 팔고, 전세를 추가로 2개 놓아서 건물을 구입했다. 나의 첫 수익형 원룸 건물이었다. 생각해보면 대단한 일도 아니었지만,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가난을 원망하며 살던 내가 건물주가 되다니!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잠도 안 오고,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렀다.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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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윤순식.원당희 옮김 / (주)교학도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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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대중 철학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의문을 갖는다.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내가 가진 기억과 감정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는다. 또한 사회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도덕과 선행을 베푸는 일이 중요한 것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이런 물음을 누군가에게 던지기는 참으로 어렵다. 친구들과 이런 주제로 대화하다간 진지하고 재미없는 사람이 될 수 밖에 없고, 심도 깊은 대화가 가능할리 만무하다. 누군가와 이런 철학적 주제로 대화하기엔 내가 아는 것이 별로 없고 약간은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서 참 반가웠다.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질문들을 한 가득 쏟아낼 수 있었다. 그 어렵고도 심오한 주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 단순한 질문들이 오랜 기간 유명한 철학자들이 고민해 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느낌이다. 쉬운듯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이 평범한 질문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갖는 지극히 정상적인 의문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니 지적 호기심이 샘솟는다. 분량이 길지 않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주제들을 다룬다. 철학이라는 주제는 다양한 학문과 얽혀있음에 놀랍기도 했다. 뇌에 대한 탐구의 시작인 의학, 해부학에서부터 정신분석학과 생물학도 깊은 연관이 있다. 동물과는 구분되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탐구와 인간의 뇌라는 자체가 순수하게 참 궁금하다. 프로이트가 주창한 인간의 무의식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다. 키보드로 글을 작성하는 순간 우리의 무의식적으로 키보드의 글자를 누르고 있다는 사실은 무의식의 세계, 이드의 동작을 의미한다.

철학은 언제나 그렇듯 A는 B야 라고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이런게 바로 철학의 재미이자 흥미다. 나는 언제나 답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나 철학을 만난 이후로 답없는 이야기를 즐긴다. 유연한 사고를 길러주는 철학의 힘이 아닐까 싶다.

9개월 동안 바이올린 연주자와 함께 같은 병상에서 신장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 하겠느냐는 물음에 이 황당한 상황은 뭔가 싶었다. 이 상황이 의도치 않은 임신을 한 임신부의 사례에 연결시키니 매우 혼란스러웠다. 낙태에 대한 이야기다.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 시각에서 낙태는 상황에 따라 허용되어야 한다는 시각과 직관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시각 등은 매우 흥미로웠다. 나 역시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없는 철학 주제였다.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 힘든 이런 딜레마적 철학 질문에 혼란스러운 이 순간이 재미있다.

행복은 철학 주제로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복잡한 요인들이 얽혀 연결되어 있고 행복의 상태를 많은 사람들이 갈망한다. 통계적 분석, 뇌 과학의 시각, 철학자들의 주장들, 저자의 개인적 경험까지 더해져 행복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소개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경제적인 부분이 행복과 큰 연관성이 없다는 데 있다. 통계적 수치가 보여주듯 행복지수가 가난한 나라들에서 높게 나타나고, 유유자적한 어부가 관광객보다 더 행복하다.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나의 모습에 딜레마를 느낀다. 행복이 전부가 될 수 없는 한 가정의 아빠의 입장에서 행복을 계속 갈구하는 현실이 참 웃프다.

유난히 기억에 남는 책의 제목이 있다. 바로 존 롤스의 <정의론>이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이론에 대해 극히 공감하면서도 이와 대치되는 정의론의 내용들이 매우 궁금해진다. 공리주의자들이 부를 통해 행복의 촉진을 증진할 때 롤스는 정의를 고집했다니 정의론의 그 정의가 궁금해졌다. 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공리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인데 과연 롤스가 말하는 정의에 가까운 사람일 수 있을까란 의문이 생겨났다.

딱딱하고 머리아픈 철학이 아니어서 좋았다.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철학 주제들이어서 좋았다. 마치 편하게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이어서 좋았다. 회사 일로 정신 없는 나에게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어쩌면 엄청 귀중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전혀 쓸데없을 지도 모르는 철학 이야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어서 좋았다. 당분간은 이 책을 계속 읽고 있을 것 같다.

누군가가 행복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숙련된 삶의 예술가가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행복을 너무 높은 기준으로 설정한 것은 아닐까? 행복한 삶과 성공한 삶은 결국 전혀 다른 것이 아닐까? 행복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여전히 의문은 이렇게 남는다.

p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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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치 탈무드 - 부를 끌어오는 유대인의 지혜
김정완.이민영.홍익희 지음 / 행복한북클럽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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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치 탈무드

'가난은 사악한 것'

유대인이 키워 온 세계적 기업들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유대인의 부의 철학에 부자가 되는 그 비결이 있음에 자명하다. 그 내용들을 하나씩 살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그저 열심히 학교 공부를 착실히 하고 대학에 잘 들어가 회사에 취직하면 잘 산다는 의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부자가 되기 위해 돈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은 한국에서는 무의식적으로 금기시 되어 있다.

'내가 이 책을 어렸을 때 읽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부자가 되는 사람은 생각의 방식, 일의 접근 방식, 삶의 자세가 다르다. 그저 회사 생활 열심히 하면 성공하리라 믿었다. 하지만 부자가 될 수 없고 분명 한계가 있음을 서른 후반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생각들은 분명 다르다. 탈무드 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3:17 밀가루가 있어야 토라가 있고, 토라가 있어야 밀가루가 있다.

p35

유대교 신앙의 핵심이 되는 경전인 토라가 있기에 앞서 밀가루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공부와 자기계발을 위해 경제적 부가 있어야함을 의미한다. 밀가루라는 표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물론 가능하겠지만 부의 의미를 넓게 바라봤을 때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해야 공부와 자기계발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부정할 수 없다.

"본인의 직장을 모두 직장에 써서는 안 된다. (중략) 적극적인 노동 소득, 수동적인 자본 소득, 건강과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시간을 잘 배분해야 한다.(p36)" 그저 회사에서 인정 받고 좋은 고과를 받더라도 임금 상승에 한계가 있다. 매년 최고 좋은 고과를 받더라도 나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어린 시절 이 구절을 봤더라도 투자를 해야 한다고 선뜻 생각하지는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저 살기에 바쁘게 살았다.

화를 거의 내지 않고 또 화를 내더라도 빨리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발전할 수 있고 부자가 될 수 있다. (중략) 이 미쉬나를 투자자의 태도에 적용하면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는 조언과도 같다. 투자자가 가장 세심하게 관리해야 할 감정은 두려움, 조급함, 자만심이다.

p95

화를 내는 것이 부자와 선뜻 어떤 관련이 있는지 피부로 와닿지 않으나 주식 투자에 빗대면 그 의미가 확 다가온다. 주식 투자의 세계에서 평점심을 잃고 감정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면 그 조급함에 돈을 잃을 수 밖에 없다. 감정을 내리고 이성에 기반한 투자를 해야한다. 화를 내는 것은 결국 내 자신을 갉아먹는다. 화를 잘 다스리는 자세는 부자의 기본 자세라 할 수 있다.

2:4 힐렐이 말한다. "내게 시간이 주어지면 그때 공부하겠다"고 말하지 말라. 아마도 결코 네게 그럴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p136

공부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있다면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 먹고 사는 일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공부하지 않으면 미래의 부는 절대 나에게 올 수 없다. 독하게 공부 습관을 몸에 붙여야만 한다. 주식 투자를 한다고 하면 매일 투자와 관련된 각종 뉴스 및 리포트를 확인하며 지식을 쌓고 최신 시황 파악을 습관화 해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은 꾸준한 공부로 그 감각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보이는 법이다. 부동산 경매나 공매를 한다고 해도 기본 용어부터 좋은 매물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만 한다. 좋은 매물을 보고도 입찰에 응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며 준비되지 않은 조급한 입찰은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부르게 될 것이다.

댄 스트러첼은 저서 <부자의 패턴>에서 말했다. "단련은 더 높은 원칙이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쾌락을 미룰 줄 아는 능력이다." (중략) 일관되게 스스로 단련하는 능력이야말로 평범한 사람들과 상위 1퍼센트를 가르는 척도라고도 했다.

p272

"나는 과연 인내심이 강한가"라고 물었을 때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살아왔지만 회사 생활에 육아에 지쳐 스스로 단련하지 못하고 있다. 분명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많다. 관심을 갖고 조금씩 알아보고 있지만 나의 시간을 통제하지 못하고 그저 머무르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들이밀며 돈 공부를 게을리 한다. 이 책을 읽고 마음을 다시 다잡는다. 미래의 부를 잡겠다고 목표를 한 만큼 더 노력하겠다고 스스로 굳게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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