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는 에릭은 선택했다는 표현에서 이 모든 것이 의도적이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에릭이 떠날 사람인 줄 알고 선택했다는 말이다. 그 정확한 이유와 감정에 대해서 백프로 공감하기는 어려웠으나 뭔가 이화가 지내온 삶이 궁금해졌다. 엄마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들이 소설에서는 나오지 않아 더욱 궁금했다.
이화의 집이 에릭의 경유지인지 에릭이 이화의 경유지인지 중의적 느낌으로 다가왔다. 추측컨테 자신의 엄마의 삶을 잠시나마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엄마는 이화 자신을 돌보다 훌쩍 떠나버렸고 뭐든 괜찮다 말하시는 엄마의 삶을 잠시나마 살아보고 싶지 않았을까.
엄마는 이 삶을 잠시 경유해 가시면서 이화를 보살폈다. 이화도 엄마처럼 잠시 경유해 갈 사람이 필요해 에릭은 선택했을 것이다. 사실 뭐가 그리 중요할까 싶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잠시 경유하는 경유지에 불과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