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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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500년간 사랑받아 온 고전의 지혜

저자의 논리에 매료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우신' 즉, '어리석음의 여신'을 나 또한 예찬하고 있다. 우신은 최고의 신이며 신과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세상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다. 스스로를 자화자찬하는 우신은 자신이 여자이면서 여자를 어리석다고 말한다. 그리고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사로잡히는 것 또한 여자의 어리석음 때문이라 말한다. 여자들은 어리석기에 스스로를 화장하고 꾸민다. 남자들은 이런 여자에게서 시시콜콜한 대화와 쾌락을 원한다. 무언가 반박의 여지가 있을 듯 하면서도 논리적으로 탄탄한 주장을 펼친다. 어리석음의 신의 논리적 주장에 우리는 쉽사리 어리석은 주장이라 말할 수 없다. 어리석은 자의 주장이란 말이 틀린말도 아니게 된다. (이게 도통 무슨 말인지)

도입부에서는 조금 어려웠다. '우신은 누구인가'로 부터 시작하는 내용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우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단계는 저자 에라스무스 혹은 박문재(옮긴이)님과의 만남에 적응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다.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책 내용에 공감하고, 감탄하며 키득거리게 된다. 1511년에 출간된 책 내용이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다름이 없음에 놀랍고 그 해학과 풍자의 방식에 또 놀라웠다. 진리는 시대를 막론하고 영원히 그 가치가 빛날 수 밖에 없다.

어떤 사회나 인간관계도 우신인 나 없이는 즐거울 수 없고 유지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잘못 알기도 하고, 아부나 애교에 넘어가기도 하고, 알고도 모르는 척 묵인하기도 하며, 어리석음의 달콤함에 누그러지기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중략) 수많은 관계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21장 요약: 우신 없이 인간관계는 유지될 수 없다 (p70)

이 구절을 읽고 감탄했다. 인간관계에서 올바른 소리만 해서는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우신의 가르침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아내는 남편에게 올바른 말만 해서는 가정의 분위기가 좋게 이끌어 갈 수가 없다고 한다. 친구들이 만나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는 사이 관계는 돈독해진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숨막히는 토론 배틀은 서로를 적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길이다. 나는 이런 어리석음이 필요하다. 알아도 모른 척 넘어가고 부드럽게 포용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 구절을 통해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분별력이란 많은 경험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현자들은 염치나 소심한 성격 때문에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반면에, 어리석은 자들은 애초에 염치가 없는 데다가 위험에 구애받지 않기에 무슨 일이든지 거침없이 달려들어 해냅니다. 그렇다면 둘 중에 어느 쪽이 분별력이라는 영예로운 이름에 더 어울리겠습니까?

29장 진정한 분별력도 우신에게서 나온다 (p88)

용기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하긴 겁이 없어야 용기가 나온다. 위험함을 잘 모르는 아이가 넘어지면서 걷게되고 부딛히면서 피하게 되는 것처럼 세상에 조금씩 적응하고 분별력이 생겨낸다. 다 큰 어른은 조심성이 많고 생각이 많아 덤비지 못하고 안주한다. 우리는 종종 어리석음이 필요하다. 그래야 경험하고 도전하고 부딪히고 분별력을 얻게 된다. 도전하지 않고 머무는 것이 정말 현명한 것일까란 물음에 쉽사리 대답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현자의 안일함에 의문이 생겨나다.

성직에 있는 어떤 사기꾼이 재미 삼아, 또는 돈벌이를 위해 고안해 낸 마법의 표시를 하고 기도문을 외우기만 하면 부귀영화, 즐거운 인생, 풍족한 삶, 무병장수, 이팔청춘 같은 노년이 주어지고, 마지막에는 천국에 가서 예수님 옆에 앉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중략) 남의 것을 강탈해 모은 재산 중에서 푼돈에 불과한 금액을 헌금하면, 자신들이 평생 저지른 레르나 늪 같은 죄를 단번에 씻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돈 주고 산 면죄부 한 장으로 그동안 무수히 저질러온 (중략) 범죄들에 대한 값을 다 치렀다고 믿게 때문에, 원점에서 다시 새롭게 죄를 지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40장 가톨릭에 만연한 온갖 미신들 (p126)

가톨릭의 부패와 폐습을 날카롭게 꼬집어 1559년 금서 목록에 올랐다고 한다. 가톨릭에 대한 실랄한 비판이 담겨 있는 부분이다. 나 역시 매우 공감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모태 신앙으로 어린 시절부터 대학생까지 성당에서 활동하며 많은 좋은 추억을 쌓았다. 그러다 종교라는 곳 역시 돈에 의해 유지가 되며 돈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 하나 나열하기 힘들 정도의 모순이 가득한 성당의 모습에 환멸감이 생겨날 정도였다. 이 책에서 에라스무스가 꼬집은 면죄부의 행위인 고백 성사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던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 받는 느낌도 든다. 죄를 짓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며 착실히 살아감이 더 중요한데 주말에 성당에 나가지 않는 자체가 죄로 치부되는 사실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다. 헌금과 교무금 없이는 성당을 유지할 수도 지을 수 없어 집없는 가난한 이들에게 2차 헌금을 종용하는 모습은 천국을 빌미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종교의 숨겨진 민낯이 아닐까.

"진짜가 없는 곳에서는 진짜와 닮은 것이 최고다." 또한 "적절한 때에 어리석은 척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지혜다"라는 시구도 옮게 여겨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중략) 에피쿠로스 철학자들 중에서 (중략) "적당히 어리석어야 매력적이다", "영리해서 알아차리고 화내기보다 멍청해서 모르는 편이 낫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62장 우신을 칭송한 저술가들 (p212)

우신을 칭송하는 속담들 명언들이 세상에 참 많음을 알게된다. 세상을 숫자와 정답으로 접근하고 바라보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다. 정답을 나름 맞춰가며 비교적 바르게 살아온 나지만 때로는 어리석음을 통해 내 삶이 좀 더 나아질 수 있음을 알았다. 가톨릭교회의 부패와 폐습을 꼬집는 내용에 공감하는 측면도 있으나 이런 어리석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철학적 접근을 해보는 과정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 본다는 점에서도 이 책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기독교는 일종의 어리석음과 가까운 종교이며 지혜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중략) 그들은 신앙을 위해서라면 전 재산도 아낌없이 바치고, 부당한 대우나 모욕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며, 속아도 참고, 친구와 원수를 가리지 않습니다. 쾌락을 혐오하고, 수많은 금식과 철야와 눈물과 고생과 천대를 감수하고, 삶을 멸시하며 죽는 날만을 기다립니다.

66장 기독교인의 행복은 광기와어리석음이다 (p234)

기독교(당시의 카톨릭)에 대한 실랄한 비판을 담고 있는 '우신예찬'에서 어쩌면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66장에 담겨 있다. 그런데 어라? 세상에 어리석음이 필요하다고 누차 강조하는 대목들이 많았는데 기독교가 어리석음과 가까운 종교라고 한다면, 이건 과연 긍정인가 부정인가. 순간 혼란스럽다. 사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있음을 알기에 찬양의 대상인 어리석음을 기독교와 결부시켜 혼란스럽게 하려는 목적을 가진게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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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제주! - 한 걸음 더 제주 생활 문화 산책
이영재 지음 / 모요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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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제주!

이 책을 읽으니 또 제주 여행을 가고 싶다

저자소개를 보고 참 부럽다고 생각했다. 제주에 살고 싶어 제주 발령을 자원해서 20년간 제주에서 살았단다. 제주에서의 호사를 마음껏 누리고 이제는 강릉으로 갔다고 한다. KBS 아나운서 이영재의 제주 이야기 <진심, 제주!>는 외지인으로 제주에서 살면서 마음껏 누린 자신의 제주 이야기를 담았다. 타지 출장을 갔다 제주로 돌아오면서 느끼는 제주의 멋이 그렇게도 좋다고 한다. 그렇게도 좋을까 싶으면서도 정말 부럽다.

책을 읽으면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작은 사진도 함께 첨부되어 있고 그곳의 이야기와 작은 에피소드들은 글을 더욱 맛깔나게 한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제주를 여행하는 느낌이 들기에 나도 모르게 이런 에세이에 빠져드는 듯 하다. 책을 읽는 그 자체가 힐링이 되니 이 책을 제주 힐링 에세이라 칭하고 싶다.

수산리의 자랑인 천연기념물 제441호 수산리 곰솔의 모습이다. 4백 년 이상의 수령에 둘레가 4.7미터에 달하는 당당한 체구의 소나무다. 나무의 껍질이 검어서 '흑송'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략) 수면을 향해 길게 뻗어 있는 나뭇가지가 곰솔의 밑동보다 2미터나 낮게 처져 있다. 참으로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p47

이미 유명한 나무일지 모르겠으나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수산리 곰솔 일명 '흑송'의 자태가 비록 사진일지라도 너무 멋있게 보였다. 애월읍 수산리 자체가 관광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제주의 멋을 제대로 품고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멋들어지고 광활한 제주의 풍경은 항상 제주를 동경하게 한다. 저자 역시 그런 풍경을 좋아하는 듯 하다. 소개하는 곳들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하긴 제주는 어디나 풍경이 멋있을 수 밖에 없기에 오히려 피하기가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박공지붕에 빨간 벽돌이 눈을 상쾌하게 만드는 풀무질의 외관이 꽤 매력적이다. 생각보다 많은 책을 구비해놓은 내부에서는 근엄하진 않지만 단단한 포스를 감지할 수 있다.

p191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겠다. 책에서 세화 바닷가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매우 익숙했다. 올해 가족과 방문했던 제주 세화의 그 빨간 의자의 모습에 '나 여기 갔었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금세 정이 깃든다. 특히 구좌읍 세화리에 있는 제주 풀무질이란 독립서점에 가보고 싶다. 내가 방문했던 숙소 근처에 풀무질이 있었다는 사실이 뭔가 반갑기도 하고 미리 알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다. 나중에 제주에 가서 풀무질에서 꼭 책 한 권을 구매하련다. 제주까지 가서 무슨 책인가 싶은데,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작은 행위가 나만의 작은 하나의 추억이 될 것만 같다. 점차 독립책방들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내가 방문하는 그 날에도 풀무질이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희한하게도 오름은 가을에 더 그리워진다. 좋은 사람들과 오름에 올랐을 때가 우연찮게 주로 가을이었다는 점도 작용하겠지만, 제주의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보이는 오름의 능선이 다른 계절의 인상과는 분명히 달라서도 그런 듯하다.

p216

삼백육십여개에 달하는 제주의 오름은 제주만의 특징이자 자연의 선물이다. 제주에 방문할 때면 최소한 하나의 오름에는 방문하자라는 생각이 있다. 처음 오름에 올랐을 때의 황홀함 때문이다. 매우 작은 오름이라 생각했으나 오름에 오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 나온다. 다음에 제주에 방문한다면 물론 하나의 오름을 선택에 오를 것이다. 또한 저자가 소개한 성산읍 삼달리에 위치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도 방문하고 싶다. 오름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은 갤러리에서 사진에 담긴 오름의 멋을 느껴보고 싶다. 이미 유명한 곳이라는데 처음 들어보는 곳이라니. 제주에 아직도 방문하지 못한 유명한 곳이 이렇게나 많다니, 그저 놀랍다. 또 가고 싶다.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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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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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가 가장 세계적인 이야기다



소설을 읽으면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이 원판이 영어라는 점에서 말이다. 영어에서 한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뭔가 어색한 표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소설을 읽을수록 어떻게 이 책의 원판이 영어일 수가 있지? 라는 의구심까지 들었다. 옮긴이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된걸까? 아니면 원본이 한국적 표현을 잘 담고 있었던 것일까? 매우 한국적인 표현들에 마치 한국 작가의 글처럼 이질감이 전혀 없었고 김주혜 작가와 박소현 옮긴이까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김주혜 작가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아홉 살에 미국으로 이주해 살았다. 물론 한국적 정서와 문화가 깃든 가족들과 생활을 했고, 할아버지의 옛 이야기가 소설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지만 미국의 문화 안에서 살았기에 이 책에 담긴 매우 깊은 한국적 정서가 신비롭기까지 하다. 물론 한국에 살면서도 한국적 시대 정신이 내 안에 자리 잡았냐 묻는다면 그렇다고 말할 수 없기에 그저 김주혜 작가의 능력이 뛰어난 것이라 생각해본다.

공을 많이 들여 책을 발간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무려 6년이라는 집필 기간에서 작가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데뷔 소설이란 사실도 놀랍다. 첫 작품임에도 10여 개가 넘는 나라에 판권을 팔고, 전미 40여개 매체 추천 도서로 소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문학 '데이턴문학평화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각 종 매거진에서 2021년 최고의 책으로 소개되었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나를 찾아와라 (중략) 내 이름은 야마다 겐조다." 남경수는 야마다 쪽을 빤히 바라봤다. (중략) 야마다는 외투 안주머니에 들어 있던 은제 담뱃갑을 꺼내 남경수의 손에 쥐어주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름이 각인된 옆면을 쓸어 보였다.

p48

담담하지만 묵직하다. 각자의 삶에서 역사의 한 모퉁이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 하나하나가 우리의 삶이었고 인생이었다. 일제강점기 그 시대가 주는 우리의 가슴을 끓게 만드는 그 무언가를 슬며시 건드는 우아함이 깃들어 있다. 이런 힘든 시절을 겪어낸 이들, 그저 살아가는 자체가 생존이고 치열한 전투임을 소설을 통해 경험한다.

1917년 평안도부터 1965년 제주도까지 한 시대와 대한민국을 아우르는 소설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대한민국의 독립 투쟁과 그 시간 속 사람들의 이야기는 서로 얽히고 설켜 있다. 질긴 인연이다. 세대를 아우르며 이어지는 인연은 오묘하고 신비롭다. 대하 드라마의 화면 안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인생이란 무엇이 나를 지켜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내느냐의 문제이며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겠다.

p250

많은 등장인물이 가끔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정리하고 보면 더욱 더 재미있고 풍성하다.

1) 은실 (기생), 예단(=단이, 은실의 사촌, 기생), 남경수 (사냥꾼), 백씨

2) 월향 (은실 큰 딸), 연화(은실 작은 딸), 옥희 (은실의 기방에 10살에 팔려옴), 남정호 (남경우 아들), 한철 (인력거꾼)

3) 성수 (출판사 사장, 부잣집 아들, 일본 유학), 명보 (독립군 도움, 성수와 함께 일본 유학)

4) 야마다(일본 장교), 이토(일본인)

아무도 믿지 말고, 불필요하게 고통받지도 마. 사람들이 하는 말 뒤에 숨겨진 진실을 깨닫고, 언제나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 그게 널 위한 내 조언이야.

p512

<작은 땅의 야수들>은 <파친코>를 잇는 한국적 서사의 새로운 주역이라고 소개한다. <파친코>처럼 드라마 시리즈 혹은 영화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오히려 아직 <파친코>를 접하지 못해 반대로 <파친코>에 관심이 생겨난다. K-컨텐츠가 나라의 경계 없이 세계에서 회자되는 현실이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이제는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가 가장 세계적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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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위험한 미래가 온다 - 국내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모색하는 초위기 시대의 생존법
김영익 외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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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위험한 미래가 온다

6명의 전문가의 미래 전망과 조언들

-김영익,박정호,김현석,강영현,한문도,김현욱 지음-



지금처럼 상승과 하락,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더라도 주식 투자는 계속하는 것이 좋다. 한국의 임금 소득은 별로 안 오르고 은행 금리는 너무 낮기 때문이다. (중략) 결국 주가는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주식시장이 좋든 나쁘든 배당 투자는 꼭 해야 한다. 채권에 투자하는 것 역시 권장할 만하다.

1장 현실이 된 위험한 미래, 글로벌 경제는 어디로 가는가 (p51)

경기 침체가 눈 앞의 현실로 이미 다가왔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고,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 것이다. 위험한 미래가 이미 현실이 되었다. 채권, 주식,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붕괴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가속화된다.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는 주식 투자는 그럼에도 계속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장기적인 투자처로 은행보다 주식이 낫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보다는 아세안의 인구 구조가 젊은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에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을 추천한다. 이들 나라의 기업보다 주가지수를 기초로 한 EFT 투자를 눈 여겨 보자.

러시아는 이처럼 가스 공급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략) 제한적 공급으로 인해 러시아는 높은 가격으로 많은 돈을 벌고 EU의 가스 공급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해온 반면, 유럽은 여전히 매우 불안정한 가스 시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3장 푸틴과 에너지 게임, 그리고 민주주의 위기 (p109)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러시아 푸틴은 천연 가스로 유럽을 옥죄며 우위를 선점하고자 한다. 유럽에 공급되는 천연가스는 러시아에서 대부분 공급하고 있으며 유럽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고자 이 천연가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려 한다. 2022년 겨울이 그 고비가 될 수 있다. 유럽은 이번 겨울을 나기 위해 천연 가스를 비축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각종 예산이 삭감되며 경제가 악화됨으로 인해 각국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경제의 미국 뉴욕 김현석 특파원이 전하는 푸틴의 에너지 게임 이야기를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전쟁과 경제와의 연결고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향후 펼쳐질 시장은 '역실적 장세'로 불릴 것이다. 이 구간에서는 지수가 급락하기보다는 매우 지루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그 하락 기울기도 유동성 장세보다 가파르지 않을 것이다. (중략)리스크에 대해 크게 못느끼면서도 업종이나 종목 선택에서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중략) 지수는 어느 시점에서 이전의 지수 레벨보다 크게 하락한 상태가 될 것이고...

4장 장기화되는 침체의 늪,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p138)

현재 유진투자증권 영업부의 강영현 이사가 보는 미래 투자 전망은 비관적이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지수가 점차적으로 떨어진다고 본다. 장기적 주식 투자를 추천한 1장과는 약간 대비되는 내용이긴 하다. 배당과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는 지속적 주식 투자가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당분간 주식 시장은 비판적으로 접근하라고 이해해 볼 수 있겠다.

대내외 경제 여건을 볼 때 향후 최소 3년간은 부동산 시장의 본격적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5장 앞으로 3년, 버블의 경고 속 한국 부동산의 현황과 미래 (p201)

부동산 조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전국 주택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전국의 미분양 증가 사태가 발생되고 있다. 또한 경매 지표로 보았을 때 향후 아파트 시세가 현재보다 10~20%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당한 양의 주택 공급이 예상되고 있는데 2026년 이후 입주가 시작되면서 2029년까지 주택 시장 하양 안정화가 예상된다. 무조건 청약에 넣어 아파트에 당첨되면 좋다는 시절은 없다고 봐야 한다. 대출로 인한 부동산 폭등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더 위험한 미래가 온다>는 매우 현실적 이야기를 담고 있어 무섭기까지 한 내용들이다. 세계 경제 동향 및 주식 시장의 흐름, 물가 인상, 금리 인상, 부동산 하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우리의 미래는 더 위험할 것이라 점쳐진다. 사실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책에서는 어느 정도 우리가 고민해볼 방향성에 대해 제시하고는 있지만 현실에서 마냥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정신 바짝 차리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현재의 위기를 잘 이해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간이다. 세계의 흐름과 동향을 꾸준히 파악하기 위해 뉴스를 보는 것과 동시에 전문가들의 정확한 분석이 담긴 이런 책을 통해 조금 더 깊은 지식을 쌓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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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현대지성 클래식 43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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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미국 건국의 아버지에게서 삶의 방향을 엿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항상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과연 자수성가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다. 열심히 공부해 노력해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는 소위 부자가 되기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나 역시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와 열심히 노력해 나름 좋은 회사에 취직해 돈을 벌지만 지금보다 한 단계 올라가기 힘든 그 한계를 분명하게 느낀다.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은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자서전인 동시에 현실의 문턱에 허덕이는 우리에게 귀감을 줄 수 있는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가난했던 그는 성실과 근면을 바탕으로 조금씩 성장했고 수많은 이력을 써나갔다. 자신의 처지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길 주저하지 않았던 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가 되었다.

물론 그 시대와 지금은 분명하게 다를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해 저축하면 부자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과거와 수많의 사례들은 오히려 반감을 살 수도 있다. 스펙을 쌓아도 취직조차 힘든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는 이 과거의 성공스토리가 불편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노력해왔던 모습을 통해 우리는 희망을 엿본다. 그저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다간 더 불행한 미래만 다가올 뿐이다.

돌이켜 보면 크나큰 행복을 누렸기 때문이겠지만, 삶을 다시 살 기회가 내게 주어진다면 처음부터 같은 삶을 살겠노라고 말해왔다.(중략) 하지만 똑같은 삶을 다시 사는 일은 허락되지 않기에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회고하는 것도 그 삶을 다시 사는 것에 버금가는 일이라고 여겼다.

1장 보스턴의 조상과 청소년기 (p15)

어린시절의 프랭클린의 모습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단연 책읽기와 글쓰기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해 책을 구매해 책을 읽었다는 프랭클린은 <천로역정>을 가장 좋아했다. 인쇄소에서 일을 하면서도 남는 시간 글쓰기 훈련과 독서를 꾸준히 했다. 언어 능력을 키우기 위해 문법책을 읽고, 소크라테스식 논쟁법을 읽혀 논쟁에 활용했다.

프랭클린의 어린 시절을 보면 참 무모하기도 하고 도전 정신이 투철하다. 인쇄소에서 쌓은 기술을 갖고 필라델피아, 보스톤으로 가서 자력으로 취직해 돈을 벌었다. 가족들에게는 언질조차 없이 그저 혼자 결정해 실행에 옮겼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 자신의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그 실행력은 모든 성공한 이들의 기본 자질이 아닐까 싶다.

자서전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내용은 바로 9장의 '완벽한 도덕적 삶을 위한 계획'에 있다. 프랭클린은 13가지의 덕목을 습관화 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했다.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성실, 정의, 중용, 청결, 평정, 순결, 겸손의 덕목들은 하나씩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순서를 정리한 후 엄격하게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바를 지속적으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그 모습을 통해 무엇을 해도 성공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하는 자체만으로 그를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 나는 그의 도덕성과 대의를 위한 노력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을 도울 기회를 찾으며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마음 속으로 응원의 마음이 솟아났다. 특히 난로를 발명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특허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로 그의 선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정원에서 잡초를 뽑아야 할 때 누구도 단번에 모든 잡초를 뽑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시도는 자신의 능력 범위를 넘어서는 무모한 짓이다. 따라서 한 번에 한 모판에서만 잡초를 솎아내는 것이다. (중략) 언젠가 13주 동안의 일일 점검을 끝냈을 때 검은 점이 하나도 없는 깨끗한 수첩을 볼 수 있길 바랐다.

9장 완벽한 도덕적 삶을 위한 계획 (p157)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통해 성공의 기본 자질 중에서 하나를 정해 내 삶에 적용시켜보는 것을 어떨까 생각해봤다. 그런데 나름 13가지 덕목들을 잘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이 덕목에서 어긋하는 상황에 닥쳤을 때 일이 꼬이고 잘 못 되었던 것 같다. 나름 잘 지키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언제 어떻게 내가 이 덕목을 어길지 모른다. '자만심'을 경계하라는 프랭클린의 경고를 잘 새겨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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