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나쓰키 시호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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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북스투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니키

나쓰키 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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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되지 않은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 미술 교사, 니키

남들과 똑갗은 욕망을 가지고 싶은 고등학생, 고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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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장르는 청춘 성장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소설 속 주인공인 고이치의 성장을 지켜보는 동시에 소설을 읽는 내 자신의 생각도 함께 성장함을 느낀다.

고이치과 니키, 이 두 사람의 대화와 관계가 점차 우호적으로 변해가는 과정, 소설의 후반부에 벌어지는 사건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고이치의 감정선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주 적대적인 관계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동행의 상대가 되기까지 소설은 아주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옛날부터 이상한 아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그런 소리를 듣는 게 늘 의아해서 견딜 수 없었다. 어린아이가 봐도 나 같은 아이들은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들끼리 어울리기보다 책을 읽거나 휴대폰 게임에 몰두하는 부류의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내성적인 아이들 말이다. (중략) "고이치는 독특해. 이런저런 소리를 듣는 이유는 주위 수준이 너무 낮아서야. 너는 그대로 당당하게 지내면 돼."

p19

<니키>가 소설의 제목이지만 주인공의 이름은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다이나카 고이치'다. 남들과는 약간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친구가 없다. 비주류에 속하며 모두가 A를 선택할 때 소신껏 B를 선택하는 부류다. 태생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구석이 있는 녀석이지만 남들처럼 평범하게 지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평범함을 갈구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 특별함이 드러나는 고등학생 고이치다.

'니키'는 고이치의 담임 선생님으로 미술 과목을 담당한다. 누가 봐도 매우 평범하게 보이는 니키는 남들이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을 가진 사람이다. 우연히 고이치는 니키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 둘의 관계는 얽히게 된다.

"뭐야! 가지조 선생은 진짜 엉터리라고 아뢰옵니다."

아뢴다는 고전적인 오타쿠 용어를 진짜 듣다니. 고이치는 잠시 감개무량했다. 아무래도 진심이 아니라 웃기려고 일부러 고전적인 표현을 쓰는 듯하다. 아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보다 뚱뚱한 남자가 니키를 '가지조'라고 부른 게 마음에 걸렸다. 별명일까.

p85

고이치는 니키의 비밀을 알게 된다. 니키가 세상에서 금기되다시피 하는 성적 욕망을 가진 존재라는 비밀을 알게 된다. (여기서 그 단어를 언급하지는 않겠다.)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인 고이치라지만 니키의 성적 욕망은 분명 잘못된 것임을 안다. 고이치는 니키의 제2의 직업인 만화가의 삶을 알게되고 성인 잡지에 실리는 금기시된 만화를 접하게 된다.

고이치는 남들과는 다른 욕망을 지닌 니키가 감쪽같이 모두를 속이고 아주 평범하게 인생을 살아내고 있음에 궁금증이 생겨난다. 자신도 니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 니키의 금기시된 욕망에 경멸하는 마음, 그럼에도 그에게 생겨나는 의문에 의해 그에게 협박과도 같은 거래의 관계가 생겨난다.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는 니키에게서, 지구에서 질식하지 않고 사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p209

고이치는 니키와 만남에서 서로 대립한다. 니키의 숨겨진 진실을 폭로하겠다는 고이치와 이런 반협박에 고이치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니키의 대립이다. 고이치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인정하고 좋아하는 니키의 모습을 발견한다. 고이치는 그에 반해 자신의 모습이 어딘가 잘못되어 있으며 스스로를 진정으로 좋아하지 못한다.

그러다 고이치는 자신이 쓴 소설을 니키에게 보여주게 되고 진중한 조언을 듣는다. 다만 이 조언이 진심인지 아닌지 고이치는 의심한다. 소설을 쓰는 동안 서로 만나지 않아도 되는 교묘한 조언인지도 모른다. 그러다 니키는 고이치가 소설을 쓰고 신인상 작품 출품을 준비 중이라 공언하고 고이치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소설을 쓰게 된다.

"여기 있는 동안 '평범함'이란 무엇인지 관찰하고, 새로운 환경에서는 지구인 가죽을 뒤집어쓸 거예요. 선생님처럼 진짜 나를 유지한 채 평범한 척하려고요. 게다가 여기 시골은 조금만 이상해도 눈에 띄는데 다른 장소라면 의외로 이상한 사람도 드물지 않은 느낌이에요.보세요. 이런 데 두 사람이나 있잖아요."

p263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남들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다들 생각할까? 모두가 자신은 남들과는 조금 다른 독특함,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나 역시 극히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과연 독특함이라는 요소로 본다면 나 역시 분명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다른 이들이 모르게 살아가는 것일 뿐이다.

물론 소설 속의 욕망에 대한 부분은 모두에게 금기시 되는 욕망임에 맞다. 다만 그러한 욕망이 사회적 멸시과 고립의 대상인지에 대해 정말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음을 이 소설을 통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소설적인 우연에 의해 그러한 욕망의 단편을 알게 되는 상황이 생겨났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이런 타인의 욕망을 알아채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누군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지만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 욕망을 가졌다는 자체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는 모두가 속으로 욕망을 가졌지만 실행으로 옮기지 않는다. 바로 사회적 법적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로 치부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렇기에 소설이 가진 메세지가 매우 진중하고 의미있게 다가왔다.

고이치의 수상 여부와 그 이후의 삶이 참 궁금하다. 또한 니키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궁금함도 남아 있다. 차기작을 위한 발판인지는 모르겠다. 소설을 읽고 난 후 여러모로 여운이 길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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