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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야 형제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2월
평점 :
에쿠리 가오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 작가 중의 하나이다.
특별히 튀지도 않고.. 잔잔한 소시민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이 맘에 든다.
조금은 다른 정서를 가진 일본인 특유의 정서가 담겨 있긴 하지만.. 그것 조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면 내가 그녀의 작품을 많이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야기는 마미야 형제의 이야기다.
잘생기지도 않고.. (아니 오히려 춘남에 가까운 외모를 가진듯 하다.) 멋지지 않지만..
둘만의 삶의 공간을 가지고 둘만의 생활을 만들어가는 형제이다.
변호사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쥰코)는 노모와 함께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1시간 좀 걸리는 외곽 마을에서 전원의 풍경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마미야 형제는 도쿄에서 둘만의 공간을 얻어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를 하고자 했던 형 아키노부.. 지금은 주류회사에서 일한다. 그리고, 동생 데츠노부는 초등학교에서 잡일을 하는 학교 관리인 정도 된다고 할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꺼리는 두형제.. 남들과 조금 다른 외모와 성격을 가졌다는 이유로 어릴때 부터 또래 친구들 또는 여자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자라서 일까? 그 두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어울림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둘이서만은 너무나 낙천적이고 즐거운 두형제는 이렇게 말을 한다.
"수영을 못해도 물에 뜨는 비트 판이 있으니 문제없다.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어도 여행을 갈 수 있고, 여자가 없어도 즐거운 일은 얼마든지 있다."
사소한 일에 큰 의미를 두지만.. 굳이 부정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 그들의 자세는 너무나 순진하고 귀엽게까지 느껴지는 건 아마도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그렇게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나의 태도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둘의 삶을 통해 난 현재의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지만.. 제대로 내 일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거나 즐겁게 받아들인 적이 별로 없는 듯 하다. 항상 지루하다 생각 했던 일상이.. 마미야 형제를 만난 후 조금은 즐거운.. 그리고, 나에게 소중한 일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유쾌 상쾌.. 그리고, 재미있는 책은 아니지만.. 나에게 있어 이 책은 나의 일상을 돌아보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