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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영화화 된 소설. 슬럼독 밀리어네어 Q & A.
영화로 다 만들어져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까지 받은 이 책을 지금에서야 읽게 된 것은 단순히 나의 게으름 때문이라고 탓할 수 밖에 없다.
영화 개봉전에 사 놓은 책을... 이제서야 다 읽고 이렇게 리뷰를 남기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면서 주인의 삶에 존경심 마저 드는 것은 소설속의 주인공인 람 모하마드 토마스의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 그리고 성실성을 보며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뭄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하루는 비가 오고 하루는 너무 더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상 중에 난 이 소설을 한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기내에서 상영해줘서 봤다고 하길래... 어땠어? 라는 말에 대답은... 별로였어... 라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제 이 책을 읽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 소설. 영화에 대한 어떠한 기대감도 사라진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책을 읽기 적절한 시기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영화화된 소설들의 대부분은 영화에 대한 기대로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소설에 대한 기대감 상실과 더불어 영화 또한 참 엉터리로 만들었다는 기분이 들때가 종종 있다. 뭐.. 그렇다고 모든 영화화된 소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이 소설의 영화는 보지 못했기에.. 더불어 최 측근의 영화 감상평 또한 그닥 후하지 않기에 기대감 없이 소설을 읽을 수 있을것이라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람 모하마드 토머스.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의 이름을 섞어서 만든.. 종교 통합적인 의미를 지니기도 했지만 각 종교의 이해 타산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고아였다.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만한 외모를 지니지 못했기에 입양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번의 입양은 파양으로 돌아왔고, 결국 성당 신부님의 손에 의해 성장하게 되었다.
그는 퀴즈쇼에 우승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잡혀와 갖은 구타와 모욕을 당했다. 다행히 변호사 스미타에 의해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게 되었지만 퀴즈쇼에서 그가 우승할 수 밖에 없었던 타당한 이유를 밝혀야만 그는 상금 십억루피를 받을 수 있다. 그는 제대로된 교육을 받은 적도 없다. 일곱살때 까지 함께 지냈던 티모시 신부에게서 받은 영어교육이 그가 받은 전부였다. 그는 레스토랑에서 일한다. 신문을 읽거나 TV를 보거나 아님 책을 읽는 등의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살아왔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어려움과 슬픔도 있었지만 절대 포기란 없는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아왔다. 그런 그가 어떻게 대학 정규 과정을 밟은 사람도 맞추기 어렵다는 퀴즈쇼의 12문제를 전부다 풀고 최초의 우승자가 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그의 해답은 그가 살아온 삶속에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의 삶에서 답을 찾았고, 그것이 그에게 우승이라는 행운을 거머쥐게 해주었다.
"왜 행운의 동전을 던져버렸나요?"
"이젠 더이상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행운은 내면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라는 마지막 대화에서 처럼... 주인공 토머스는 한번도 행운에 의지해 삶을 살기보다는 자신의 삶에 충실했고, 충실하게 살아온 그의 삶이 그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 더 아름답게 보이는 주인공 토머스를 보면서 나태해져만 가는 요즘의 나의 삶을 보면서 나 자신은 단순히 행운만을 쫒고 있고, 그 행운이 나에게 오지 않다는 것에 한탄하고만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당연히 난 행운만을 쫒는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다. 행운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 또한 늘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삶에서 근면함과 성실함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다소 부끄러워지는 건 당연.. 반성해야한다.
얼마전 케이블 티비에서 오프라 윈프리쇼를 방영해준 것을 본 적이 있다. 오프라는 광고를 통해 오프라 윈프리쇼로 엽서를 보내주시는 분들께 자동차키를 준다고 말을 했다. 미국 전역에 방영된 이 프로에서 오프라 윈프리쇼로 엽서를 보낸 사람은 고작 200여명.. 그 중 11명을 추첨해서 오프라윈프리쇼 스튜디오로 자동차를 직접 가지고 와 선물하였으며... 엽서를 보내준 200여명은 오프라 윈프리쇼에 초청되어 오프라로부터 조그마한 선물 박스를 받았다. 그때 오프라는 말했다. "행운은 행동하는 이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여기계신 200여명의 시청자들은 행동을 통해 자신의 행운을 거머쥐기 위한 시도를 하였습니다. 자 여러분 박스를 열어보십시요."
그 박스안에는 엽서를 보낸 모든 사람들을 위한 자동차키가 들어 있었고, 결국 엽서를 보낸 200여명의 사람들은 오프라윈프리로 부터 자동차를 선물 받았다.
그 프로를 보면서 행운은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에게 오는 것이 아니다. 행동하는 사람에게 행운은 가까워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소설 속의 주인공 람 모하마드 토머스도 그렇게 자기에게 가까이 있는 행운을 거머쥐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