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비파 레몬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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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을 늘 기다리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소설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면... 읽던 책을 두고 그녀의 소설을 먼저 읽어 버린다. 그렇다고 그녀의 소설을 두번, 세번 읽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 왜 늘 그녀의 소설에 집착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장미 비파 레몬... 제목의 아름다움... 예쁜 정원, 꽃 가득한 화원 또는 Flower shop이 생각하는 제목.. 그리고, 귀여운듯...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지의 디자인.. 처음 책을 받아 본 느낌은 나쁘지 않다.

그녀의 소설은 일상이다. 하지만 그 일상에 담긴 이야기는 우리네 일상과 닮은 듯... 닮지 않은 조금은 독특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부인들의 점심, 홈파티... 그리고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또 다른 일상속의 연애.

불륜.. 연애.. 사랑.. 집착.. 이 모든것을 하나의 시선으로 처리한다. 그녀의 소설 답지 못한 듯하다. 늘 하나의 시선에서 하나의 일상만을 보여주던 그녀의 소설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 다름도 왠지 끌린다. 주인공은 따로없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주인공이고 그들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결혼은 했지만 혼자사는 듯 살아가는 레이코(자신의 일이 있고 일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하는 이들도 사랑한다. 그들의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파티를 여는 여성), 3년간 연애하던 수의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반년 정도 만난 남자와 결혼해 전업주부로 살아가고 있는 도우코(그녀의 일상은 지극히 단순하다. 키우는 개 검둥이와의 산책... 음악감상 등.. 그렇다할 특별함이 없는 일상이지만 편안하고 고요하며 더이상의 문제는 없는 듯하다. 실제로도 그런거 같지만.), 도우코의 동생이자 도우코와 연애했던 수의사 야마기시를 사랑하는 소우코(그녀는 야마기시를 처음부터 사랑했다. 언니에 남자이기에.. 하지만 언니와 헤어진 야마기시... 그는 결혼했다. 도우코가 결혼한 1년후에.. 그래도 그녀는 야마기시를 사랑한다.), 남편과 함께 꽃집을 운영하는 에리코(남편 시노하라와의 일상은 아무 문제도 없는 듯해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늘 이혼을 생각하고 이혼을 결심한다. 그녀의 결심에 흔들림은 없다.), 그리고 이 네명의 일상에 함께하는 다른 여성들과 남성들이 등장한다. 

사실 그들의 일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혼 생활이란 보여지는 것과 보여지지 않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장미 비파 레몬처럼 아름답고 평온하고 상큼한 듯한 우리의 결혼 생활이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고독과 슬픔... 그리고 갖자지 문제들이 장미의 가시처럼 불쑥 불쑥 튀어 올라오고 레몬같이 인생이 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듯하다.

그녀들의 일상은 이렇듯 평온한 듯...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 일상을 잘 헤쳐나가고 현대의 여성다운 강인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더 그녀의 소설속의 주인공들이 사랑스러운지도 모른다.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일상을 보게 되고 나의 하루를 사랑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그녀의 소설은 언제나 나에게 더 없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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