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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똥주한테 헌금 얼마나 받아먹으셨어요. 나도 나중에 돈 벌면 그만큼 낸다니까요. 그러니까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벼락 맞아 죽게 하든가, 자동차에 치여 죽게 하든가. 일주일 내내 남 괴롭히고, 일요일 날 여기 와서 기도하면 다 용서해주는 거예요? 뭐가 그래요? 만약에 교회 롤이 그렇다면 당장 바꾸세요. 그거 틀린 거예요. 이번 주에 안 죽여주면 나 또 옵니다.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완득이가 교회에서 기도를 한다. 담탱이 똥주를 죽여 달라구... 과연??
완득이는 고등학교 1학년. 담임 똥주를 별로 좋아라 하지는 않는다. 그런 담임이 바로 맞은편 옥탑방으로 이사왔다. 아니... 완득이가 이사한 집 맞은편에 똥주가 살고 있었던 것이다.
기초 수급대상자인 완득이의 수급품을 서스름없이 자기 것인양 그렇게 먹어버리는 담임. 그러나 완득이가 기초 수급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해준건 담임이다.
난장이인 아버지와 정신 지체 장애인 삼촌(진짜 삼촌은 아니다.)과 함께 산다. 춤꾼들... 사람들은 그들이 추는 춤을 예술로 보지 않는다. 그냥 웃음거리... 삼촌은 완득이 아빠에게 춤을 배웠다. 제법 춘다. 아니... 아빠보다 더 잘 춘다. 그들은 이렇게 춤을 추면서 먹고 산다.
완득이는 늘 혼자였다. 엄마... 한번도 그 존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엄마가 있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17년을 살아왔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어머니란 존재가 나타난다. 똥주의 입에서 흘러나온 완득이 엄마는 베트남 여성이라고 한다. 똥주는 어떻게 완득이 엄마를 알게 되었을까?
완득이는 친구가 없다. 세상에 일어나는 일이 자기와 상관없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전혀 무관심하다. 그래서... 늘 혼자다. 아니 스스로 세상과 왕따를 자처하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여자 친구가 생긴다. 정윤하. 완득이와 같은반... 범생.. 전교 1등. 어느날 윤하가 완득이를 따라온다. 얘기하고 싶다고.. 아니 자기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완득이는 왠지 자기 이야기를 듣고 흘리지 않을것 같다고...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된다.
어느날 완득이가 킥복싱을 시작한다. 그리고 알게 된다. 자기가 정말 킥복싱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을.. 아니 자기가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것이다.
완득이는 또 알게 된다. 똥주에 대해... 부자집 아버지.. 불법체류자 노동자를 학대하는 악덕 사장 중 하나라는 것을.. 그런 아버지를 고발하는 똥주. 똥주는 불법체류자 또는 이주 노동자를 돕고 있다. 완득이가 다니는 그 교회... 알고 봤더니 똥주가 전재산 털어서 산 이주 노동자 쉼터였다. 완득이는 그것도 모르고 날마다 교회에 가서 기도했다. 똥주 죽여달라구... ㅋㅋㅋ
제 1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소설 완득이... 청소년을 위한... 아니 어른을 위한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불법 이주 노동자들..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완득이 눈을 통해 우린 세상의 사람은 동등한 인격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어느 누구도 약자 강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동등한 눈으로 같은 인격체로서 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그래서 이 소설이 사랑스럽다. 맛깔스러운 문체들... 웃음을 자아내는 똥주와 완득이의 대화. 선생과 제자라기 보다는 정말 삼촌과 조카같은 그들... 그냥 마냥 예쁘다. 장애인 아버지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완득이... 이주 노동자를 똑같은 한국인 노동자로 바라보는 똥주의 마음... 이 두 사람은 닮았다. 좋다. 이런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