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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여행 - 이상은 in Berlin
이상은 지음 / 북노마드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이상은.
1988년 강변 가요제 대상. 담다디...
기억 난다. 그때 난 초등학교생... TV속에서 울려 퍼진던 그녀의 음악이 좋아서 강변 가요제 생방송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가 대상을 받을 거 같았다. 잔잔한 발라드를 부르던 이상우와는 달리 그녀의 허스키하면서 독특한 분위기의 음악이 왠지 끌렸었다.
그때 부터 였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게 된건... 나의 예상에 벗어남 없이 그녀는 그녀만의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더딘하루, 초승달, 비밀의 정원 그리고, 길... 내가 좋아하는 그녀의 음악들이다.
물질적인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흔들림없이 자기의 색깔을 유지하는 그녀의 음악을 좋아했던 나에게.. 그녀의 여행 에세이 또한 좋았다.
여행을 다녀온 단순한 기행에서 벗어나..(이 책에는 베를린은 없다. 단지 베를린 속에 그녀가 존재할 뿐이다) 자신이 경험한 일들.. 만난 사람들... 그리고, 느낌... 이 모든 것들을 담아 놓았다.
베를린 속의 그녀... 그녀는 예술인으로써 예술을 사랑하는 베를린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말한다.
"여행이란 이런 것이다. 여행은 자신을 둘러싼 인간관계의 망 속에서 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게 해준다. 나조차 몰랐던 내 안의 모습을 똑바로 직시하게 해준다. 언제 어디서든, 나 홀로 강하게 서 있도록 독려한다. 재 존재를 증명해준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자발적으로 벗어나게 해준다. 그래서 여행의 또 다른 이름은 '자유'다. 내 존재라는 이름의 생명의 나무가 시들지 않도록 자유라는 이름의 비를 내리고, 바람을 불어넣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이다."
그녀의 여행에는 그녀가 있고 그리고, 숨겨진 그녀의 자아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의 숨겨진 자아를 그녀는 이 글을 통해.. 베를린의 여행을 통해 들어내고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조금은 자아성찰적인 느낌의 책이란 생각이 들지만, 예술을 만들어가는 독특한 사람들이 있어 더 예술적인 도시 베를린과 그녀만의 색을 찾아가는 이상은과 왠지 닮아다는 느낌이 든다. 이 글을 읽다보면... 그래서 더 그곳에 가고 싶게 만든다. 베를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