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가족끼리는 빙빙 돌리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맞지만, 사랑이 없는 솔직함은 이기적인 행동에 불과하다. 관계 속에 책임만 남아 모든 논쟁이 공평한지 아닌지만 따지게 되면 전부 잿더미가 될 뿐이다.
바람이 불면 아무것도 남지 않고. - P99

여기 사람들은 정말로 공부를 무척 좋아하는 듯 성적이 좋지 않아도 부학사 과정을 몇 개씩 밟으면서 어떻게든 대학에 들어가 명실상부 학사가 되려고 하고 학사가 끝나도 쉬지 않고 석사, 박사까지 공부하려고 한다. 평생 학교에 있고 싶어 하지만 그렇게 많은 학위를 따도 ‘자아 인식‘
은 제대로 할 줄 모른다. - P131

영화, 애니메이션, 소설은 가장 빛나는 곳에서 갑자기 끝나기 때문에 실제 인생보다 찬란하고 감동적이야. 네가 보는 것들을 네가 나중에 겪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간접 경험에 중독되지 마. 그건 네진짜 경험을 대체할 수 없어. - P131

나는 200만 위안이 십 년 만에 뜬금없이 900만 위안으로 불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없었다. 사람의 기본적인 필요를 조작 가능한 돈벌이 도구로 바꾸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 - P188

 우리는 늘상실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언제나 잃어버리고 난 뒤에야 느닷없이 깨달을 뿐이었다. 수많은 상실 중에서도 우리는 사람에 대해 특히 경각심을 갖지 않았고 아무 힘도 쓰지 않았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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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시트콤이라는 말은 맞다. 다만 아직 어리다는 전제가 깔릴 때만 가능하다. 다 자라면 더 이상 시트콤이 되지 않는다. - P19

그날 이후 남들 눈에 우리 네 가족은 고난을 이겨 낸 친밀한 가족으로 보였다. 심지어 극적인 경험을 부러워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거기에서 나는 어떤 일이든 코미디로 끝나는 순간 누구도 따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리고 돈이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 P22

어른들은 편견이 많은 데다 무례하고 터무니없었다. 나는 정말로 영원히 크고 싶지 않았다. 그때는 어른이 되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면 정말로 그럴 수 있는 줄 알았다. - P27

할아버지 할머니가 예전에 사용했던 가구들을 보자 왠지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싶어졌다. 그것들이 나와 커러를 알아볼 것만 같았다. 아빠에 대한 반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집을 판다는 말은 벽과 바닥과 천장을 판다는 의미였다. 팔아 봐야 공간을 팔 뿐이건만 아빠는 가구까지 전부 팔았다. 그렇다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일상생활까지 판 게 아니겠는가? 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 P54

우리 집에서는 커러가 태어난 뒤 볼 수 없었던 화목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아빠와 엄마가 마주칠 시간이 없어서였다. 싸움도 얼굴을 맞대야 가능하지 않겠는가? 휴일이나 명절 때마다 가족이 모두 모였지만 워낙 시간이 제한적이라 다들 돈 버는 이야기만 했다. 부부가 약속이라도 한 듯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중년이 되고서야 목표를 찾았다고 말했다.(중략)
아빠 엄마의 상황은 만남이 적을수록 관계가 잘 유지된다는 기이한 깨달음을 주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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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가들에게 소설은 인생의 경험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겠지만 내게 소설은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고 사고하는 방식이다. - P459

조너선 프랜즌은 에세이 《혼자가 되는 법 How to Be Alone》에서 소설은 ‘경험에서 떠오른 찌꺼기를 언어의 황금으로 만드는 것이며 소설은 세상에 버려져 길가에 뒹구는 쓰레기를 주워, 아름다운 사물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전거를 타고 도시의 거리를 돌 때마다 이 말이 떠올랐다. 이 소설이 정말로 ‘고물 줍기‘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 P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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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가끔 새 같지만, 또 가끔음 조개 같기도 하다. - P408

"내 생각이지만, 그런 사람들은 자칫 잘못하면 자신에게 남은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옮겨주게 돼요. 청 선생의 아버님이 결국 어떤 선택을 내렸든 그건 그 상처가 자신에게서 끝나길 원했기 때문일 거예요." - P425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 자신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흘러왔는지 알 수 없는 그 순간에 존재한다. 어째서 시간에 마모되고도 여전히 겨울잠을 자듯 어디선가 살아 있는지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귀 기울여 들으면 이야기는 늘 깨어나 숨결을 따라 우리 몸에 들어온다. 그리고 바늘처럼 척추를 따라 머릿속으로 들어간 뒤 때로는 뜨겁게 또 때로는 차갑게 심장을 찔러댄다. - P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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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코끼리를 숭배한 적이 있었다. 그들은 코끼리가 인류의 운명을 아는 영험한 동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인 인간이 동물 중에서 가장 작고, 신과 소통하는 능력이 가장 부족한 종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 P371

하지만 환희가 지나가고 어둠이 깔릴 때쯤 부대원과 코끼리는 전쟁이 결코 물러갈 수 없음을 깨달았다. 전쟁은 사람의 집과 몸을 차지한 채 아무도 잠들지 못하게 했고, 설령 잠든다 해도 평생 그 꿈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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