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헤인스는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애플의 까다로운 운영 방식과 노동권 옹호단체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이라는 두 가지 현실에 가로막혀 결국 좌절되고 말았다. - P478

한마디로 헤인스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으며 애플 공급망의 노동자들을 위한 긍정적인 옹호자였다. 그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공장 감사의 범위와 횟수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자세히 수록된 지침서를 만들었다. - P480

헤인스의 리더십 아래에서 애플은 공급업체들에 초과근무를 줄이고, 미성년 노동자를 없애고,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에 투자할 것을 압박했다. 하지만 품질, 속도, 가격에 대한 애플의 요구는 변함이 없었다. 공급업체들이 규정을 철저히 지키려면 추가 투자가 필요했고, 이에 따른 추가 이익이 확보되어야 했다. 하지만 부품 구매를 담당하는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자들은 얼마나 싸게 많이 샀는지로 평가받았다.(중략)
모든 공급업체는 정해진 수량을 납품하지 못하면 애플과의 법적 분쟁에 휘말리거나 다음 수주 기회를 잃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막상 결정적인 순간이 왔을 때, 공급업체들이 무엇을 우선시할지는 분명했다.(중략)
한 애플 임원은 아이폰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5분의 1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업계 이익의 80퍼센트를 가져간다는 통계를 언급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하려면 공급망의 모든 단계에서 경쟁을 조성해야 합니다. 매우 냉혹해져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동시에 규정을 준수할 수는 없습니다." - P482

애초에 노동시간 보고서의 목적은 노동환경 개선 노력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정반대의 수치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메시지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애플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해당 보고서에 담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왜 설정하겠습니까? 그래서 그 목표를 못 지켰다는 걸 보여주느니, 아예 공개를 중단해버린 거예요." - P484

시진핑의 첫 번째 임기가 마무리될 즈음, 중국 정부는 초기 단계의 노동운동을가차 없이 탄압하고 있었다. 경찰은 평화적인 시위자들을 체포하고, NGO들을 급습하며, 노동운동 전반에 공포를 심었다. 노동운동가들은 20년 동안 ‘정기적인 탄압‘을 경험해왔지만, 이번 탄압은 특히 더 심각했다.(중략) "중국공산당은 시민사회에서 노동운동을 완전히 근절하려는 의지를가진 듯하다." - P485

시진핑의 첫 번째 임기 당시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으나, 두 번째 임기에는 아예 불가능해졌다. "2017년에 시작했더라면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은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었을 거예요. 노동자 단체에 대한 시진핑의 탄압 때문입니다. 나와 함께 일했던 노동자 단체는 2017년까지 사실상 모두 사라졌습니다." - P486

 "애플은 시진핑이 벌이고 있는 탄압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보통이라면 노동조건 문제로 압박받아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디지털 감시와 전체주의 환경에서 사업한다며 애플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 P486

"그는 자리에 맞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어요. 여러모로 좋은 사람이었지만요.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겠지만, 중국 사업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최소 한두 달 전부터 코칭을 받아야 했어요. 애플은 이런 면에서 악명이 높아요. 그냥 사람을 불 속에 던져놓고, 알아서 불을 끄길 기대하니까요." - P494

 마헤 본인도 자신의 역할이 독특하다고 언급한 바 있었다. 그가 맡은 업무란 전문가들의 영역과 겹치는 다양한 일을 잡다하게 뒤섞어놓은 것에 가까웠다. - P501

"중국에서 ‘윈윈‘이란, 중국이 두 번 이긴다는 뜻이다." - P511

붉은 공급망의 존재감이 커짐에 따라, 애플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지난 25년간 애플과 협력해 온 대만 공급업체들은 수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조직이었고, 고객사인 애플에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들이었다. 다시 말해 이들에게 애플이란 기쁘게 해야 할 권력이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전혀 다른 틀 속에서 움직인다. 국가에 영광을 돌리고, 당의 이념을 수호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이러한 목표가 애플의 이해와 반드시 충돌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측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 P512

문제는 중국 업체들이 비윤리적인 것이 아니라, 그들의 동기가 다르고 정치적 목표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었다. 애플을 만족하게 하거나 단기적인 이익을 내는 것도 여전히 중요했지만,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습득하려는 그들의 태도에는 더욱 정치적인 차원이 존재했다. 그것은 공급업체들 사이에서 서열을 높이고, 외국 경쟁자들을 가격경쟁으로 밀어내 장기적인 주도권을 확보하며, 자주적 혁신의 선도자로 우뚝 서기 위함이었다. - P512

"애플은 상장 기업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사명인 투자자들에게 사업에 관해 정직하게 보고해야 하는 일에 실패했다." 또 "회사는 눈앞에 닥친 현실을 끝까지 부정하다가, 더는 부정할 수 없게 되었을 때야 인정했다"라고도 했다. - P525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폰과 중국산 스마트폰 간의 품질 격차는 뚜렷했다. 하지만 애플이 중국 업계 전반의 품질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그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화웨이는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애플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게 되었다. - P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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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먼의 견해에 따르면, 애플은 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명확한 전략을 가지고 중국에 진출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회사가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발전한 결과였다. - P436

 중국 정부의 강경파들은 애플을 아무런 대가도 주지 않는 착취적 무역회사로 보았지만, 실제로 애플은 세계 최대 규모의 대중 투자자였으며, ‘자생적 혁신‘을 대규모로 가능하게 하는 주역이었다. - P439

애플은 처음부터 공급업체들의 혁신을 촉진할 목적으로 공급망을 설계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것이 실현된 셈이었다. 게다가 애플의 투자는 단순히 규모가 큰 것에 그치지 않고, 매우 효율적이며 첨단산업이라는 좁고 구체적인 분야에 집중되어 있었다. 중국 전문가 배리 노턴에 따르면, 이는 시진핑이 무45엇보다 가장 원하던 일이었다. 그 효과는 서구에서 배워 가치사슬을 고도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목표를 크게 뒷받침했다. - P445

애플이 깨달은 것은 자신들의 존재만으로도 중국으로 엄청난 규모의 기술 이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중략) 새로운 것은 애플의 투자가 아니라 그투자를 홍보하는 방식이었다. 중국은 애플에서 방대한 전문 지식을 흡수하고 있었지만, 애플이 워낙 비밀주의를 고수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만남을 기점으로 애플이 중국에 투자하고도 정치적 점수를 전혀 얻지 못하던 시대는 끝났다. 애플이 현지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던 것이다. - P447

파리크는 이렇게 말했다. "테슬라와 함께 일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급업체들의 사고방식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적응만 할 수 있다면 매우 강력해질 것이다. 이는 애플과 일하는 공급업체들의 태도와 똑같습니다. 그들이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애플이나 테슬라와 함께 성장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공급업체가 될 것입니다." - P453

한 전직 테슬라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 게임은 자동차 분야의 테슬라나 스마트폰 분야의 애플처럼 하나의 미국 기업만 승리합니다. 그들은 다른 미국 경쟁사들이 모두 패배하더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더 좋은 일이죠. 반면에 중국 기업들은 모두 승리합니다. 그들 모두가 한층 더 성장하며, 이전에는존재하지 않았던 거대한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냅니다." - P453

2017년 10월 일곱 명으로 구성된 상무위원회 명단이 발표되었을 때 천민얼의 이름은 없었다. 사실 이번에는 어떤 후계자도 지명되지 않았고, 기존 관례와 달리 ‘시진핑 사상‘이 헌법에 명기되었다. 이를 본 중국 전문가들은 즉시 그 의미를 파악했다. 시진핑은 임기를 두 번만 수행할 생각이 없었다. 애플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 P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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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의 협업을 위해 상하이로의 이주를 준비하던 시기와 그곳에 도착하고 나서 몇 달 동안, 거스리는 중국이 결국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미국의 시나리오에서 시진핑이 점차 벗어나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2013년 가을, 시진핑은 중국과 개발도상국 약 140개국을 육로와 해로로 연결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발표했다. (중략) 또 다른 중국 정부 문건에는 언급을 피해야 할 ‘일곱 가지 금기 주제가 담겨 있었는데, 여기에는 ‘언론의 자유‘, ‘당의 역사적 오류‘, ‘사법 독립‘ 등이 포함되었다. 시진핑은 또한 첨단 전자제품, 생명의학, 항공우주산업에서 자급자족을 실현하기 위한 청사진인 ‘중국제조 2025‘의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 P414

미국 외교협회는 "이 프로그램은 국가보조금을 활용하고, 국영기업을 동원하며, 지식재산권 획득을 추진해 첨단산업에서서구의 기술력을 따라잡고 결국 능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분석했다. - P415

쿠퍼티노의 변호사들은 2014년 중반에 발표된 중국의 새로운 법령즉 ‘파견노동법‘을 두고 혼란에 빠졌다. 이 법은 한 기업이 고용할 수있는 임시직 노동자의 비율을 10퍼센트로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새로운 규정은 2016년 3월까지 유예기간을 두었는데, 일단 시행되면 애플의 주요 협력업체들이 모두 위반 상태에 놓일 판이었다.(중략) 그들은 중국에 있는 거스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의 답변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게 요점입니다. 일부러 규정을 어기게 되어 있는 거예요." - P416

서구에서 발전한 ‘법의 지배 rule of law‘와 달리, 시진핑은 중국에서 2,000년 넘게 이어져온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를 되살리고 있었다. 법의 지배가 공정한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면, 법에 의한 지배는 인구를 통제하거나, 이 경우에는 기업의 행동을 유도하는 수단이었다. 중국 정부는 시장 접근을 대가로 명시적으로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것은 WTO 규정상 불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묵적 합의를 더욱 쉽게 끌어내도록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있었다. 당시 중국에 거주하던 한 서구 기업가는 이러한 변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자발적 행위가 새로운 의무가 되었습니다."" - P419

한 연구는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서구에서 CSR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자선, 환경, 인권 등의 사회적 목표를 지원하는 민간 주도의 하향식 자율 규제 형태이지만, 중국에서 CSR은 기업들이 집권당인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정치적 의제를 지지하는 상향식 프로젝트다. 여기에는 당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빈곤 완화, 시진핑 개인의 관심사로 보이는 환경보호 그리고 ‘국가의 부흥‘이라는 당의 목표가 포함된다." - P420

2013년 로이터통신은 어떤 회의에 대해 보도했는데, 그 자리에서 한 중국 고위 관료가 외국계 기업 30곳에 반독점 벌금 부과를 경고하면서 자발적인 ‘자기비판문‘을 작성하라고 권고했다." 한 참석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맞서 싸우면 벌금을 두세 배로 늘릴 수 있다는 의미였어요." - P422

 수십 곳의 업체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공통된 주제가 드러났다. "애플과 함께 일하는건 정말 지독하게 힘들어요"라고 그들은 말했다. 거스리는 "그러면 하지 마세요"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럴 수 없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이 역학 관계는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 전혀 아니었다. - P425

결국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어느 회사도 자신에게 협상력이 있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애플은 언제든 대안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 P427

애플은 적정한 가격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업체를 극단적인 수준의로 통제했다. 공급업체의 운영 비용과 관련된 모든 세부 정보를 요구했는데, 여기에는 노동자 임금, 기숙사 비용, 기계설비 비용, BOM까지 포함되었다. 사실 애플은 공급업체보다 그들의 운영 비용을 더 잘 파악하고 있었다. 부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공급업체가 직접 구매하도록 두지 않고, 이를 대신 조달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식은 공급업체가 실제 가격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방해해 애플이 우위를 점하게 했다. - P428

공급업체들이 겉보기에 불공정해 보이는 이런 거래를 감수한 이유는 이익보다 덜 구체적이지만 훨씬 더 가치 있는 것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애플 최고의 엔지니어들에게 수업료 없이 제품 출시 전 몇주, 또는 몇 달 동안 현장에서 매일 몇 시간씩 집중 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 P429

시간이 흐르면서 애플은 자신들이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중국이 1년 안에 모방하리라는 사실을 점차 이해하게 되었다. 이는 그곳에서 사업을 하는 데 따르는 불가피한 비용이었다. - P430

중국 브랜드의 내수 시장점유율은 2009년 10퍼센트에서 2011년에는 35퍼센트로 그리고 2014년에는 74퍼센트로 급격히 상승했다. 아이폰이 노키아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아이폰을 모방한 중국 업체들이 노키아를 무너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모방품들이 이토록 완성도가 높았던 이유는 애플이 모든 공급업체를 철저히 훈련했기 때문이다. 쿡은 애플이 "세계의 개발자"가 되길 원하지 않았지만, 결국 애플은 중국의 개발자가 되고 말았다. - P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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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첫 연설에서 그가 언급한 유일한 실질적 정책 과제는 부패 척결이었다. 이는 누구나 환영할 만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반부패 운동이 사실상 정치적 경쟁자를 제거하고, 핵심 자리에 충성파를 앉히며,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보호막이었다는 점을 완전히 깨닫기까지는 수년이 걸렸다. - P381

그는 당시 주석이자 총서기였던 후진타오의 후계자로 이미 지명되어 있었다. 그러나 많은 중국인에게 그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유명 가수 펑리위안의 남편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펑리위안은 시진핑보다 아홉 살 어렸고, 1989년의 유혈 진압 직후 톈안먼 광장에서 중국군을 위로하며 노래를 불렀던 인물이다. - P382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의 임기 동안 다소 약한 리더십 아래 다국적기업들이 마음대로 행동하고, 규제가 제대로 집행되지 않으며, 개혁이 정체되는 상황 속에서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비평가들은 이 시기를 비전도 실질적인 리더십도 없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렀다. 권력은 상무위원회 전반에 지나치게 분산되어 있었고, 이 때문에 ‘집단주석제‘라고 불리기도 했다. 행동에 나서지 못한다는 이유로 후진타오는 ‘전족을 한 여성‘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 P384

2013년 1월 초 시진핑은 청중들에게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가 덩샤오핑보다는 마오쩌둥에 가깝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중략) "자본주의의 궁극적 소멸과 사회주의의 궁극적 승리는 반드시 오랜 역사적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중략)
공개 석상에서 시진핑은 훨씬 더 온건한 이미지를 내세웠는데, 이는 근면과 국민적 자긍심을 통해 ‘중국몽‘을 실현하자는 메시지에 기반하고 있었다. - P385

시진핑은 집권하면서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라고 강조했지만, 애플은 그 부를 중국과 나누고 있지 않은 듯 보였다. - P386

폭스콘은 결코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 애플 성장의 주요 수혜자이자 실질적인 핵심 조력자였다. 많은 공급업체가 제품의 여러 세대를 이어가며 애플과 협력한 탓에 수익을 과도하게 의존했다. 그러다가 신제품 생산과 관련해 자신들의 기술이 필요 없어지면 애플이라는 고객을 잃고 파산에 이르렀다. 이러한 운명을 겪은 한 미국 공급업체의 CEO는 이렇게 말했다. "조금이라도 그들에게 편리하면, 당신을 단숨에 배신할 거예요." - P386

애플이 독립적인 평가를 의뢰한 결과, 점검받은 229개 공급업체 중 60퍼센트가 주 60시간이라는 최대 근무시간 기준을 지키지 않았으며, 약 절반은 유해 화학물질을 부적절하게 취급했고,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곳도 절반에 가까웠다. 쿠퍼티노가 이 보고서를 공개했을 때, 그들이 기대한 것은 미국 기업이 백기사 역할을 자처하며 공급망을 정화한다는 이미지였다. 거기에는 감독이 없으면 중국 공장들은 노동자를 착취하고 생명을 위협하리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었다. 이는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한 중국을 난처하게 했다. - P387

"캘리포니아주에서 디자인하고, 중국에서 조립하다"라는 문구가 있다. 애플을 상징하는 이 문구 또한 중국의 기여를 깎아내리는 표현으로 비쳤다. 중국은 전례 없는 규모로 세계적 수준의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했고, 그곳에서 수천 명의 숙련된 엔지니어가 정교한 기계를 다루며 애플 제품을 기능적으로나 미적으로 완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조립은 결코 이 파트너십의 본질이 아니었다. 이 문구는 시대에 뒤떨어진 표현처럼 보였으며, 중국을 제자리에 머물도록 규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 P387

애플의 중국 사업을 지키기 위해 쿡은 중국에서의 품질보증정책을 수정해,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고객에게는 고장 난 아이폰을 새 기기로 교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황뉴들에게 마치 하늘이 내린 기회와 같았다. 그들의 불법적인 사기 수법은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어 중국의 애플스토어들에는 아이폰 반품 전용 줄이 따로 생길 정도가 되었다. 차례가 되면 어떤 이주노동자들은 가방 가득 담겨 있던 아이폰을 꺼내 한 대씩 전부 새 기기로 교환하곤 했다. - P391

강경파들에게 아이폰은 젊은 세대의 물질주의, 개인주의, 서구에 대한 동경을 상징하는 존재였으며, 이는 그들이 억누르고 싶어하는 흐름이었다. - P393

애플은 2년 안에 모종의 팀을 꾸렸다. 그들은 자신을 ‘8인의 갱‘이라고 불렀다. 이 팀은 새로 영입한 세 명과 기존 애플 임원 다섯 명으로이루어졌으며, 중국 사업의 주요 부문인 운영 및 조달, 소매와 마케팅, 대외협력 그리고 애플 유니버시티를 모두 아울렀다. 그들은 중국에서 쿠퍼티노의 눈과 귀 역할을 맡았다. 8인의 갱의 첫 번째 주요 임무는 애플의 서사가 무엇인지 규명하는 것이었다. ‘애플은 왜 중국에 있는가?‘ ‘애플은 어떤 방식으로 이바지하고 있는가?‘ ‘애플은 이러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 P395

중국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지난 6개월 안에 다녀오지 않았다면 아예 가본 적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농담이 돌 정도였다. - P402

상하이에 거주하며 애플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그는 자국에서 외국인들의 활동을 중국공산당이 얼마나 철저하게 감시하고 추적하는지를 완전히 깨닫게 되었다. 중국공산당의 경제개혁은 자본과 서구 기업을 유입시켜 기술을 배우고, 이를 역설계해 복제한 뒤, 궁극적으로는 대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 P409

대학 강사가 된 후 거스리는 학생들에게 서구 언론에 자주 그려지는 고정관념과 달리, 공산주의 국가 중국은 사실 미국보다 더 분권화된 국가라고 가르쳤다. 중국은 극단적으로 강화된 연방주의를 특징으로 했으며, 이는 소련 공산주의와도 크게 달랐다. 중앙정부가 정책의내용과 속도를 설정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성할지는 각 성, 시, 현이 알아서 정해야 했다. 이 체제는 경제학자 쉬청강이 "지역적으로 분권화된 권위주의 체제"라고 부르는 것으로, 성급 주지사부터 지방 간부까지 모든 관료를 포함하는 거대한 실적 경쟁체제였다. - P410

서구학자들은 중국을 자신들의 시각에 맞춰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들은 중국 기업들이 이윤의 극대화를 동기로 삼는다고 보았으며, 1990년대 중반의 노동 기준 법제화와 같은 조치들도 더 높은 효율성을 추구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거스리는 중국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서구의 관행을 모방하는 이른바 ‘될 때까지 흉내 내기‘로 보았다. 공장주는 겉으로 좋아 보이기 때문에, 또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동 기준을 도입했다. 이러한 동기의 차이는 미묘할 수 있으나, 그 파급력은 매우 컸다. 중국은 서구를 흉내 내고 있었지만, 많은 이가 생각하듯 실제로 서구화되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렇게 보였을 뿐이다. - P411

이 통찰로 거스리는 중국의 행정체계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다. 그는 중국공산당의 역할이 점차 소멸하리라 예측한 대부분의 사람과 달리, 그것이 진화하고 있다고 보았다. 정부 관리들은 더는 개발을가로막는 장벽이 아니었으며, 지역 및 외국 기업과의 관계에서 마치 벤처투자자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즉 지분을 일부 확보하고, 이사회에 참여하며, 성장을 촉진하는 데 주력하는 식이었다. - P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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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이렇게 말했다. "그의 유일한 임무는 치안을 유지하는 거예요. ‘내 구역에서 소란만 일으키지 마라. 그러면 내 상사들이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중국 경찰은 바로 이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 P342

"형은 중국에서 내가 운전하는 차에 타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왜냐하면 나는 빨간불에 걸린 경찰차 옆에 멈췄다가 그 앞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렸기 때문이에요. 형은 웃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지?‘라고 물었어요. 그건 경찰이 내가 그렇게 하는 걸 보면, 내게 그럴 권한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이토록 대담하게 신호를 무시할 정도로 힘 있는 사람을 건드렸다가는 해고당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 P342

무엇보다도 경찰의 역할은 겉으로 보이는 질서를 유지하는 일이었다. 실제 권한은 제한적이었다. 이 황뉴가 25개의 그럴듯한 가짜 신분증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정부나 조직폭력배와 연관된 중요한 인물일 수 있었다. 만약 두가 그를 체포했다가는 다음 날 죽임당할 위험도 있었다. - P343

경찰 고위층을 상대할 때는 훨씬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 이들은 단호하게 행동했다. 그들의 임무는 단순히 평화를 유지하는 데 있다기보다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공포를 심어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었다. - P344

포드는 중국에서 마주한 문제들을 반복해서 상부에 보고했지만, 돌아오는 조언은 "그냥 경찰에 전화하면 되지 않나요?" 라는 식의 단순한 답변뿐이었다. 그에게 보고받던 사람들은 중국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좌절감이 커질수록, 현장에서 직접 겪는 현실과 쿠퍼티노가 바라보는 시각 사이의 틈은 점점 더 벌어졌다. - P347

창의 승부수는 결국 TSMC를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업체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애플은 최대 고객이 되었다. 쿠퍼티노의 시각에서 보면, 이는 삼성이라는 최대 경쟁자를 견제하면서도 아이폰이 주요 경쟁 제품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도록 한 영리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을 언젠가 무력으로 재통합할 반란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기에, 이 결정은 결과적으로 중국공산당의 호전성에서 비롯된 지정학적 위험에 애플이 이중으로 노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 P361

 되돌아보면 2013년에 애플의 주가와 이미지가 흔들린 것은 잘못된 이유 때문이었다. 애플이 직면한 실존적 위협은 안드로이드가 아니었다. 그것은 중국 정부에서 비롯되었다. - P363

 "나는 애플이 중국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미국 정부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들은 중국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중국 정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서구식 공정성의 관점에서 접근하지만, 중국인들은 지위 권력, 즉 누가 더 힘을 가졌느냐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 P367

"당신이 고위 임원이라는 인상을 주려면, 굳이 그들의 언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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