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모처럼 친정집에 가게 되었다.

오랜만에 친정 부모님을 보니 반갑고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자식된 도리를 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자주 와자지 하면서도 막상 장거리 출퇴근에 어린 아이들을 챙기다 보면 마음처럼 쉽질 않다.

 

일요일은 아침을 먹고 친정엄마와 민경이랑 돌미나리를 뜯으러 밖으로 나갔다.

햇볕이 쨍쨍... 유얼의 싱그러운 신록과 산속에서 풍겨 나오는 신선한 공기는 뿌옇게 바래진 가슴속을 선명하게 닦아주는 듯 시원하다.

친정엄마는 사랑하는 딸과 손녀를 위해 개울가 물웅덩이에서 미나리를 뜯고 나와 민경이는 봉지에 열심히 담았다. 집에와 미나리를 다듬으려 펼쳐 놓으니 정말 많이도 뜯었다.

민경이는 오뉴얼의 뜨거운 햇살에 양볼이 빠알갛게 익었고 나 또한 팔등이 화끈한게 몸에서 열기가 후끈히 달아 오른다. 들에서 미나리를 뜯으며 예쁜 민경이 피부가 까맣게 타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되었으나 민경이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이리저리 민들래며 들꽃을 따고 노느라 신이나 있었다.

 

대충 미나리를 다듬어 차에 실고 집에서 떠날 채비를 하는 중에도 친정엄마는 들기름이며, 밑반찬 등을 챙겨주시느라 분주하기만 하시다.

 

집에 돌아와 민경이 얼굴을 보니 역시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 양볼이 까맣게 탄 듯하다. 앞으로도 밖에 나갈 일들이 많을 텐데....벌써부터 이렇게 피부가 까맣게 타다보면 앞으로 민경이는 아프리카 깜둥이처럼 새까매 질 게 뻔하다.

 

좋은 방안이 없을까 생각하는 순간 문득 오이 맛사지를 해주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미백효과에는 역시 신선한 오이 맛사지가 최고라고 하는 소리에 목욕을 시키고 잠자리에 누워 있는 민경이에게 오이를 얇게 잘라 얼굴에 한개씩 한개씩 부쳐 주었다.

민경이는 오이 맛사지 받는 기분이 매우 좋은 것 같다. 특히 피부가 뽀얗게 하야질 거라는 엄마의 말에 많은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듯 하다. 가만히 누워 오이 맛사지를 받고 있는 민경이가 부럽기도 하고 행복해 보인다.

 

아마 시간이 흐른 후에 민경이는

오늘밤 엄마가 정성스래 오이맛사지 해주던 여름날의 추억을 기억 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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