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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에 관하여 - 숭고하고 위대한 문학작품에 대한 단상들
샤를 단치 지음, 임명주 옮김 / 미디어윌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걸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은 '우리가 걸작과의 만남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인가'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걸작'의 현재성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생명력을 가지는 '걸작'의 위대함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겠다. 샤를 단치가 말하는 걸작은 현실 위에 존재하는 영원한 현재이며, 항상 새롭고, 그리고 늙지 않고 언제나 젊다.
"걸작은 현실과 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 걸작은 그들의 장소, 시간, 그리고 우리에게서 나온다. 인간에게는 비범한 능력이 있다고 걸작은 말한다(33) 걸작은 불멸의 존재인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의 조각이다. 현재이므로 영원히 죽지 않는다... 살아보면 알 수 있다... 걸작은 영원한 현재다(45-46) 또한 걸작은 항상 새롭다. 특정 유행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유행을 창조한다(66) 유행. 새로움. 여기에 젊음을 추가하고 싶다. 유행, 새로움, 젊음은 어린 나를 흥분시켰고 성인인 나를 여전히 흥분시킨다. 걸작은 600살이 되어도 언제나 젊다(67) 600년 전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오늘 아침 내게 일어난 일 같다(68) 걸작은 걸작을 읽는 사람을 젊게 하고, 잠시이지만 불멸성을 경험하게 한다. 걸작은 시간을 뛰어넘는다(68)"
그렇다면 우리는 걸작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걸작은 우리에게 용기와 즐거움을 선물한다. 이러한 용기는 우리를 위험에서 구해줄뿐 아니라, 우리가 협소함과 편협합으로부터벗어나 더 넓은 광대한 존재가 되게 한다. 또한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깨닫게 하며, 무엇보다 인생을 사랑하게 만들어 우리가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한다. 다음의 6가지 항목은 샤를 단치의 걸작에 대한 생각을 요약한 것으로서, 우리가 걸작을 통해서 얻을 수 있게 되는 것들이다.
1. 걸작은 우리가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어떤 책을 혼자 좋아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책 속에서 뭔가를 발견한 것이다. 어떤 위대한 걸작도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못했는데 그 책이 나에게 뭔가를 준 것이다. 한 사람에게라도 자신을 내보였다면 그 책은 걸작의 칭호를 받아 마땅하다. 그렇다. '나만의 걸작'을 가지는 것은 아름답다...나는 사샤 기트리의 영화<<꿈을 꿉시다>>(1936)의 전화 장면을 마흔번도 넘게 봤다. 그리고 마흔 번의 즐거움을 얻었다(마흔 번 열광하고 감동받고 사랑에 빠졌다)(124)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디즈니 만화영화의 최고봉은 <아리스토캣>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하고 재미있는 이 걸작은 내가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었다...그리고 내가 꿈꾸는 인생도 더치스가 알려주었다. 걸작은 우리 인생의 흐릿함에 윤곽을 그려준다(126)"
2. 걸작은 인간을 광대한 존재로 만든다.
"걸작은 지금까지 가본 적이 없는 땅을 향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도약한다(69) 걸작은 새로운 영토의 정복자이고 우리 영토를 넓혀준다. 협소한 곳에서 벗어나게 하고, 덜 편협하게 하고, 덜 경직되게 하고, 덜 메마르게 하고, 덜 무미건조하게 한다. 책을 읽는 사람은 광대하다(193)"
3. 걸작은 우리를 구제해준다.
"내가 어렸을 때,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말하며 나를 구해준 것도 걸작이었다. 나의 왕국이었다. 힘든 일상을 조금이라도 조절할 수 있다면 어쩌면 살 말한 세상인 왕국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194) 노인들에게 걸작을 읽게 해야한다. 걸작이 우리의 청춘을 구해준 것처럼 나이든 우리를 불안으로부터 구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221)"
4. 걸작은 인생을 사랑하게 한다. 어두운 걸작조차 그렇다(195)
5. 걸작은 용기를 준다.
"작가는 책으로 우리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 나는 걸작을 읽고 나면 이란의 독재정권과 우고 차베스의 연합전선도 무찌를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생긴다(196)"
6. 걸작은 인간을 걸작으로 살게 한다.
"걸작은 독자들로부터 아름다움을 끌어낸다. 바로 사랑이다(197) 우리는 걸작을 읽으면서 다양한 형태의 삶을 경험한다. 나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경험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209) 걸작을 쓰거나 읽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걸작으로 사는 것이다. 걸작으로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랑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걸작을 통해 다른 사람이 되고 더 좋은 사람이 된다. 다른 사람들도 혜택을 본다(224)"
작가는 걸작의 이러한 능력들이 우리를 변화시켜 우리 스스로를 걸작이 되게 한다고 말한다. 걸작에 대한 지나친 과장이고 포장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걸작은 충분히 그런 일들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또한 우리가 변화될 수 있는가 없는가는 걸작의 유일한 기준이라고 말한다. "반박할 수 없는 유일한 걸작의 기준은 우리를 걸작으로 변신시키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걸작이 우리 곁을 지나가면 우리는 더는 같은 사람일 수 없다. 보통의 작품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지만 걸작은 우리를 지배하고 변신시킨다. 양식없는 사람이나 건달을 빼고 프루스트를 읽고 변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201-202)"
걸작은 우리의 인생을 걸작으로 변화시킨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들 책이나 영화 등을 통한 간접경험에 대해서 강조한다. 나침판없이 살아가는 인생에서 우리가 걸작을 만나서 알게 되는 경험들은, 우리에게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샤를 단치의 <<걸작에 관하여>>는 인생을 바꿀 걸작을 찾아가는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