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이야기**

부처님께서 죽림정사에 계실 때였습니다.

소오나 존자는 쉬지 않고
선정(禪定)을 닦던 중 의문이 생겼습니다.
'나는 부처님의 제자로 아직도 번뇌를 다 끊지 못했다.
애를 써도 이루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집에 돌아가
보시를 행하면서 복을 짓는 편이 낫지 않을까 ?'

이때 부처님은 소오나의 마음을 살펴 보시고는
소오나 비구를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소오나야, 너는 세속에 있을 때에 거문고를 잘 탔었다지 ? "
"네 그렇습니다."
"네가 거문고를 탈 때 만약 그 줄을 너무 조이면 어떻드냐 ? "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
"줄을 너무 늦추었을 때는 또 어떻드냐 ? "
" 그래도 잘 나지 않습니다. 줄을 너무 늦추거나 조이지 않고
알맞게 잘 고루어야만 맑고 아름다운 소리가 납니다. "
"그렇다. 너의 공부도 그와 같다. 정진을 할 때 너무 조급히 하면
들뜨게 되고 너무 느슨하면 게으르게 된다.
그러므로 알맞게 하여 집착하지도 말고 방일하지도 말아라."

소오나는 이때부터 항상 거문고 타는 비유를 생각하면서 정진하여
오래지 않아 아라한(阿羅漢)이 되었습니다.

(잡아함 이십억이경)

 

** 독화살 이야기 **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습니다.

말룽카 존자는 선정보다는 줄곧 형이상학적 자기 물음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는 부처님을 찾아가 ‘세계의 영원성’ 등등 형이상학적 물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교단을 떠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은 비유를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독 묻은 화살을 맞아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받을 때, 그 친족들은 의사를 부르려고 했다.

그런데 그는 '아직 이 화살을 뽑아서는 안 되오.
나는 먼저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겠소.
그리고 그 활이 뽕나무로 되어 있는지, 물푸레 나무로 되어
있는지, 알아야겠소.
그걸 알기 전까지는 이 화살을 뽑지 않겠소'하고 말한다면 그는
그것을 알기도 전에 온 몸에 독이 번져 죽고 말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말룽카를 비롯하여 여러 비구들이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였습니다.

- 중아함 전유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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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되다 2005-02-04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의 마음이 참 부처이다▒

요즘 사람들은 어리석어 길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어
자기의 마음이 참 부처인 줄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밝은 성품이 참다운 진리[眞法]인 줄을 모른다.

진리를 구하려 하면서도
높은 성인(聖人)들만이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여기고,
부처를 찾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살피지 않고
먼 곳에서만 구하려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성품 밖에 진리의 법이 있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뜻을 그릇되게 믿은 채로 불도(佛道)를 구한다면,
그러한 사람은 아무리 오랜 세월 동안을
부처님 앞에서 몸을 불사르고 팔을 태워서 공양(供養)하고,
뼈를 부수어 골수를 내 피를 먹을 삼아 경전을 쓰고,
하루에 아침 한끼만 먹으며
눕지도 않고 항상 앉아 선정을 닦고,

뿐만 아니라 모든 대장경을 다 읽고,
온갖 고행을 닦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모래를 삶아 밥을 짓는 것과 같아서
단지 고생만 할 뿐 아무 이익이 없는 어리석은 일이다.

오직 자기의 마음이 부처인 줄을 알면
갠지스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진리의 가르침과
한량없는 묘한 진리를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얻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일체의 중생(衆生)들은 모두
부처의 지혜와 덕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들의 갖가지 허망된 생각까지도
모두 부처의 원만히 깨달은
묘한 마음[如來圓覺心]에서 나왔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나의 마음을 떠나서
부처를 이룰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도 오직 마음을 밝힌[明心] 분들이며,
현재의 모든 성현들도 마찬가지로 마음을 닦은 분들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수행할 사람들도
마땅히 이러한 진리를 의지해야 한다.
바라건대 모든 수행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마음 밖에서 진리를 구하지 말라.
마음의 성품은 깨끗하여 번뇌망상에 물들지 않아
본래부터 스스로 원만히 성취된 것이니
오직 망녕된 생각만 버리면 곧 그대로가 부처인 것이다


혜덕화 2005-02-07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다카하시 선생님의 붇다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절을 하면서 부처님의 정법에 맞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은 하는데, 그 다짐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질때가 있어 다시 한번 내 삶의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읽고 있습니다. 마치 성철스님께서 스스로 열다섯가지의 자신만의 규칙을 가지셨듯이 저도 그런 마음의 나침반을 글로 한번 써보려구요.
즐거운 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