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잔잔하게 제 서재를 찾아주시는 도반여러분 건강하신지요?


근래에 책을 놓고 수행에 정진하느라 알라딘에 들어와 보질 못했습니다.


오늘 제가 이렇게 들어온 것은 숭산대선사님의 입적을 당하여 몇마디 남기려 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그동안 찾아주신분들이 많이 계셔서 놀랐습니다.


아무쪼록 도반님들의 자아를 찾는 여정에 조그만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어제 아침 정신세계사에서 발행되는 월간 웰빙라이프가  책상위에 배달되었습니다. 


마음한번 변하면 그리 좋아하던 것도 무감각해지게 보입니다.  예전같으면 신이나서


펼쳤을 잡지인데...그냥 건성으로 훑어보았습니다. 그러다 눈에 딱 들어온사진한장.


바로 숭산대선사님의 사진이었습니다.  사진 옆으로는 짧막한 가르침이 있었구요.


제자가 선사님께 여쭈길 "스승이 꼭 필요한 것인지요?" 하자


" 너는 여기 왜 왔느냐?" ...." 네가 생각이 없다면 스승이 필요치 않다. 하지만 생각을 끊질 못했다면


 스승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마음의 아버지는 숭산대선사님이셨고, 마음의 어머님은 대행큰스님이셨습니다.


사실 두분다 한번도 뵙질 못하고 그저 마음속으로만 존경해오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펼쳐진 페이지의 숭산대선사님의 사진과 가르침을 빤히 쳐다보고 또 보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저의 절친한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숭산대선사님에 관한, 그리고 대행큰스님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었습니다.   태산처럼 우뚝 솟은 양대 산맥 두분이 계시기에 우리같이 복받은 사람들이 있으니 열심히 길을 가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끝맺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전화통화를 한지 몇시간 되지 않아 그 친구로부터 황당한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침통한 목소리로 큰별이 떨어졌다....라고 하는데 저는 직감적으로 마음이 싸늘해지면서 무슨소리냐고 다그쳤습니다.  오늘 오후에 숭산대선사께서 입적하셨다....라는 말과 함께 우리는 긴 침묵을 지켜야 했습니다.


몸이 좋지 않으신줄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언젠가 한번쯤 먼 발치에서라도 뵐수 있을줄 알았는데


이렇게 홀연히 떠나실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정말 내 앞날이 막막해지는 걸 순간 느꼈습니다.


오고감이 없고 그대로 계신줄은 알지만 ...  허탈하고 허전한 마음 짝이 없었습니다.


뭐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남아 계신 대행큰스님의 안위도 걱정되기 짝이 없었습니다. 


두분다 세수도 비슷하시고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한분이 가버리시니 남은 한분마저 가시면


이제 우린 어쩌란 말씀이신지... 뵙지 못해도 살아 계시는 것 하나만으로 든든하게 길을 갈 수 있었는데..


 선사님께서는 "다 걱정하지 마라! 만고광명(萬古光明)이요, 청산유수(靑山流水)니라"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남기셨지만....그리워하는 심정을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습니까.


.....이제 살아계실때는 못뵌 모습, 돌아가시고 나서야 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토요일 충남 수덕사에서 다비식을 하신다고 하니 마침 그날 한달에 한번있는 비번이라.


 갈 수 있을듯 합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숭산대선사님과 대행큰스님과도 같은 큰 선지식들이 생존하던 시기를 살던 사람으로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큰 복이었고, 먼 발치에서나마 뵙지 못한게 못내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 조그만 나라에서 이 시대에 태어나 두분의 정법을 만났으니 세세생생


제 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디 수많은 중생.... 음으로 양으로 끌어주시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 


------------------------


도반 여러분들께서도 이리저리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마시고, 이리 저리 방황 마시고,


짧은 인생, 정말 열심히 정진하셔서 때를 벗고 업을 벗어 참주인공으로 거듭나시길


기원합니다.   책은 선지식의 가르침이니 발심과 거울로 삼으시길 바라며 생활에 있어서 물러섬없는


수행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꾸벅~   ()()()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혜덕화 2004-12-02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숭산 스님의 입적 소식은 마음 공부하는 우리 모두에겐 충격적이 소식이었습니다.

님의 말씀처럼 그분과 같은 시대에 간접적인 가르침이나마 받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성철스님 가신지 11년이 지나도 아직 그분의 가르침이 생생하게 살아 있듯이, 위대한 스승님의 가르침은 육신의 변화에 관계없이 우리 가슴 속에 살아 있어, 늘 우리를 견책해주는 죽비가 되리라 믿습니다. ....().....

하나됨 2004-12-09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마음선원에서 대행큰스님께 가르침을 배우며 마음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도반들 모두 같은 마음입니다 대행큰스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관하며 매일 향을 피우며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바람이되다 2004-12-0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