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남쪽에는 여행기간중 하루만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전체적으로 아주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있어서 내려가기는 아주 쉬웠습니다. 일단 진주까지 고속도로이고요. 진주에서 고성, 고성에서 통영까지는 도로가 보통입니다. 하지만 시골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주는 도로들입니다. 그 길옆에서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감과 밤을 한푸대씩 깔고 앉으셔서 길가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십니다. 도시에서는 볼수없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알이 굵은 밤과 주먹만씩한 단감들을 5000원어치씩만 샀는데도 아주 푸짐하게 담아주셔서 여행내내 실컷 먹고 돌아와서도 먹고 있습니다.
통영에서는 예전에 학교수업시간에 배웠던 다도해...라는 뜻을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도로너머로 한눈에 펼쳐지는 바닷가와 그 속에서 머리를 불쑥 불쑥 내밀고 있는 섬들이 너무도 이국적이었고, 한편으로는 아.. 이것이 우리땅의 정취구나...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통영에서는 그 유명한 충무김밥을 배부르게 먹었고 여분으로 몇인분을 더 싸가지고 여행길 도중도중에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맛이 특출나거나 맛있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원조 충무김밥을 먹어본 것은 기념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통영에서 미륵도로 넘어가면 유명한 산양일주도로가 있는데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곳에서의 일몰이 또 아주 유명합니다. 때마침 낙조시간에 맞춰 도착해 명장면을 사진으로 많이 찍어놓았습니다.
미륵도에는 미래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곳까지 차로 한참 올라가서 주차한뒤, 사찰구경을 하고, 바로 미륵산정상까지 한시간정도 걸려서 오릅니다. 그곳정상은 640여미터정도 되는데 한려수도의 경치를 한눈에 볼수 있는 비경이 펼쳐집니다. 통영쪽으로 여행가시는 분들은 꼭 미륵산 등반을 권하고 싶습니다.
거제도에서는 몽돌해수욕장( 모래사장이 아니라 몽돌이 펼쳐져 있는 진귀한 곳입니다.)에서 아이랑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글동글한 돌맹이들이 참 신기했는데..모난 돌들이 꾸준한 파도의 힘에 의해 동글동글 바뀌는 것을 보고 마음공부의 스승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시간여 기다리면서 외도로 들어갈 배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때맞춰 비가 내려서 외도일정을 취소하고 .. 길을 장승포로 돌렸습니다. 장승포는 생각보다 굉장히 큰 항구도시였습니다. 그곳에서 해물뚝배기를 맛있게 먹고 대우조선소를 구경하고 다시 통영으로 돌아왔습니다. 통영시내에는 중앙시장이라는 곳이 있는데 활어를 구경하기엔 좋은 곳이었습니다. 한창 전어철이라 전어구이나 전어회를 먹자고 아내가 말했는데 막상 가서 살아있는 것을 보니 먹고싶은 맘이 살아졌다고 해서 맛은 보지 못했습니다. ^^
통영에서 다시 돌아오는길에 고성의 공룡박물관을 들리고 지리산자락의 아는 황토집에서 일박을 한뒤 다시 올라오다 무주구천동이 있는 덕유산에 들러 정상인 향적봉에서 사진찍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여행기를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잠깐 맛보기만 보여드릴려고 했는데 길어졌습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은 한국 참선불교에서 빼놓을 수가 없는 분인 "대행스님"의 책입니다. 옛날에 나온책인데 김정빈님께서 쓴 " 無"라는 책입니다. 한마음선원을 이끌고 계시는 대행스님은 왠만한 불자라면 다 아시는 분입니다. 무라는 이책에서 대행스님의 공부수행했던 흔적과 수많은 일화와 아름다운 가르침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일독을 추천합니다. 늘 대행스님께서 말씀하시는 "주인공"은 마하리쉬가 말하는 참나,진아와 같고 조셉베너의 "내안의 나", 에크하르트 톨레의 "존재"와 동일한 말입니다. 모든 것을 주인공에게 일임하고 주인공을 믿고, 내안에 있는 주인공에게 마음의 눈을 돌리는 것을 수행방편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행스님 법어집은 한번 사놓으면 두고두고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