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치세어록 - 난세를 사는 이 땅의 리더들을 위한 정조의 통치의 수사학 ㅣ 푸르메 어록
안대회 지음 / 푸르메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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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보았던 『정조의 비밀편지』는 정조의 어찰을 이용한 정치와 정조의 진솔한 모습을 알 수 있어 좋았다. 다음으로 본 이 책은 보다 공식적인 기록들을 통해서 알아본 정조의 어록들을 담은 책이다. 단순히 정조가 성군으로만 알려져있는 오늘날 정조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렸으며 과연 왕으로서의 삶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가졌는지 알아볼 수 있었던 책이다. 


 "우주 사이에 세 가지 통쾌한 일은 첫째는 경전으 연구하고 옛날의 진리를 배워서 성인 펼쳐놓은 깊고도 미묘한 비밀을 들여다본다. 둘째로 널리 인용하고 밝게 분별하여 천년의 긴 세월 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시원스럽게 해결한다. 셋째로 호방하고 힘찬 문장 솜씨로 지혜롭고 빼어난 글을 써내어 작가들의 동산에서 거닐고 조화의 오묘한 비밀을 캐낸다."         p-21


첫장부터 아주 깊고도 진한 책의 향을 풍기는 글이 나왔다. 차근차근 읽어보면 딱 내가 바라는 일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참으로 놀라웠다. 나도 고전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로 철학가나 사상가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표현해 놓은 글들을 이해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읽어도 이해가지 않고 도대체가 무슨 소리를 하느 것인지 알 수 없어도 그 글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경험을 겪고 싶기도 해서이다. 어떤 이해가지 않는 문장들을 일상속에서 우연히 깨달았을 때 기쁨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기에 이렇게 위대한 인물이 남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면 얼마나 큰 희열과 기쁨을 느낄지 궁금하다. 그리고 나도 과거의 위대한 사상가들처럼 역사속에 크나큰 발자국을 세기고 싶다는 바람도 가지고 있기에 두번째도 깊이 공감하는 바였다. 마지막 문장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공감했다. 


 정조는 안 읽은 책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책을 읽었으며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단순히 읽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수많은 텍스트 속에서 깨우침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수많은 글을 쓰기도 했으며 한시도 나라 걱정에 편히 생활한 것도 아닌 듯 하다. 매년 해가 바뀌면 왕의 말씀이라고 간단히 법과 같은 것을 반포하는데 그것을 윤음이라 한다. 그런데 정조는 백성들의 삶이 편안하기 위해서는 농사가 잘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농사는 권하는 글을 매년 내렸다고 한다. 일명 권농윤음이다. 이토록 정조는 첫째도 백성이요 둘째도 백성이었다. 공식적인 기록이 아닌 어찰을 통해서도 정조의 그러한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외에도 조운과 관련된 정책으로 백성들이 살길이 막힐 것을 염려하고 좀 더 나은 정책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직접  거리에 나아가 백성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또한 서북지방에서 수백의 유민이 도성으로 오자 그곳의 관리를 처벌하였고 궐 내에 있던 곡식과 옷가지를 나누어 주도록 명하기도 했다. 얼마나 백성들을 위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중벌을 받게될 중범죄자에 대해서 혹시나 잘못하여 벌을 주지 않도록 의심하고 또 의심하여 확실한 경우에 벌을 주도록 명했다. 


"정황이나 법조문에서 털끝만큼도 의심을 일으킬 만한 거리가 없다고 해도 의심할 것이 더이상 없는 곳에서 또 의심을 일으켜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p165~166


처음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백성을 위하는 마음보다 데카르트가 생각났다.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데카르트는 의심하고 또 의심하여 자신까지도 의심했다. 그러다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래서 난 설마 정조도 이런 사유를 전개했나? 놀랐다가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서 괜히 혼자 설레발친 듯 했다. 아무튼 이러한 정조의 마음은 법조계에서 말하는 "열 명의 범죄자를 놓아주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지 말자 "라는 격언과 일맥상통하는 듯 해서 다시 놀랐다. 수백년 전에 정조는 이미 이런 생각을 가진 진보된 군주였던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정조는 항상 이 나라가 쇠퇴해가고 있으며 나라꼴이 엉망이라는 의미의 말들을 했다. 인재가 없어서 없는 인재들을 돌려서 쓰고 사대부의 풍속은 중국의 풍속에 물들었으며 노름하는 무리들이 성행하고 있고 사치까지 하며 나라의 무기는 점점 녹슬어 간다고 했다. 난 그래서 이상했다. 태평성대를 이룩했기에 건릉성제라고 불리우는 그 시기였는데 도대체 왜 정조는 이렇게 걱정하고 한탄했던 것일까? 그런데 차근 차근 정조의 글을 보면 내용이 모두 진실이라는 가정하에 생각해보면 정말 조선은 위태위태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인재들은 수도 근처들의 세력들이 돌려가지고 있었으며 새로운 인재는 잘 나타나지 않았고 과거에 비해 인재들의 수준도 떨어졌으며 신하들은 당파를 나누어 밥그릇 타령만 하고 있었고 지방의 성곽들은 보수하지 않고 정조가 어떤 명을 내려도 정조가 원하는 수준까지 따라오지 않았다. 정말 누란지위의 조선이었고 정조가 그러한 시기에 정조였기에 이정도로 나라를 이끌어간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정조이후로 확실히 조선은 쇠퇴해가다가 일제에 의해서 강제로 국권을 침탈당한 것이었고....아무튼 정조의 백성사랑과 나라사랑은 오늘날의 현실을 생각하면 파란집의 누구와 너무나도 대비된다. 


 마지막의 정조의 개인적 모습들이 참 색다르게 다가왔다. 정조가 골초였고 백성들에게 담배를 권했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 그 자체였지만 아버지 사도세자에게 쓴 글과 과거를 생각하여 궐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내비친 글을 보며 인간 정조의 모습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정조는 갔지만 수많은 기록들이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두들 정조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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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꿈이 현실이다 - 1030세대 세상 바꾸기
이종철 지음 / 인간사랑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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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서평단을 통해서이다. 청춘들에게 용기만 주고 격려만 해주고 실질적으로 도움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청춘에 관한 책들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저자는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위로가 아닌 대안이 격려가 아닌 대안이 있다는 글에 난 그 대안을 정말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신청을 했다. 정말 말놀음만 판치는 오늘날의 많은 책들을 넘어서는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진짜 보고싶었다. 대학졸업장이라는 수천만원짜리 감투를 갖추어도 취업은 어렵고 3종을 넘어서 5종, 6종 스펙을 가져도 취업은 어려운 우리들에게 정말 복음과도 같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그것을 확인하고자 난 이 책을 보았다. 결론을 우선 말하자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말하고 싶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날의 현실이 불만스럽다. 전에는 그리 관심없던 정치에 열렬히 관심을 가지게 된 현 정권에 매우 감사(?)하다는 불손한 생각을 가진 나이다. 상식은 무너지고 진실을 말하면 감옥에 가고 모욕했다고 경찰에 끌려가는 게 작금의 씁쓸한 현실이다. 신자유주의를 그렇게 옹호하던 사람들은 그 환상이 수년전 국제 금융위기를 통해서 깨졌는데도 그러한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으며 그러한 일환에서 지속된 경제정책으로 부자는 더 부자로 빈자는 더 빈자로 다가가게되었다. 보통의 평범한 삶을 살기위해서 남보다 항상 앞서야 하고 남을 누르고 경쟁해야 했고 속으론 욕하지만 겉으론 웃으면서 얻은 직장에서 자리를 보전해야 했다. 재벌은 문어발을 넘어서 지네발처럼 사업을 확장하고 자영업자는 죽어나가고 수많은 서민들의 살림은 더 팍팍해졌다. 그러한 삶속에서 우리 청춘들은 꿈을 잃어갔고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공무원에 목을 매고 열렬히 도서관을 드나든다. 이러한 우리네 삶을 너무나도 샅샅히 파헤치며 이 책은 시작하고 있다. 현실에 더하는 것도 덜하는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기술하는데 왜 이리도 슬프고 씁쓸하며 가슴이 아파오는지 읽기가 불편했다. 아직 학생이기에 자신만만했던 나도 걱정은 한층 더해가게 되었고 정말 이 나라에서 살아야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될 정도이니 말이다. 입버릇처럼 부자되면 이민가야지 했지만 부자는 커녕 보통의 평범한 삶을 사는 것도 피똥쌀 정도로 노력해야하는 이 사회에서 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 더 되었다. 


 불편하고 씁슬하고 슬픈 진실을 마주한 뒤 저자는 그 원인을 차근차근 설명해갔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우리는 일제강점기 동안에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제가 물러난 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과정에서 우리는 채워야할 것을 채우지 못하고 수구세력, 친일파, 반공, 병영문화로 우리의 정체성을 채웠다. 그로인한 결과는 오늘날의 현실이다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일까나. 나도 공감한다. 특히 친일파청산을 하지 못하고 그 놈들이 우리나라의 지도층에 자리잡게 된 것을 아주 슬프게 여긴다. 친일파만  청산했어도 우리나라가 이꼴은 아닐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민족은 이러한 성장과 발전을 했으니 제대로 과거를 청산했다면 이미 선진국에 도달하지 않았을까? 김구선생께서 그렇게 바라시던 아름다운 문화강국을 이루지 않았을까?


 아무튼 저자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마지막에 우리에게 아니, 내가 그렇게 바라던 대안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름하여 유리시아 프로젝트랄까나. 수백년전에 가장 큰 영토를 차지한 제국이 있었다. 바로 칭키즈칸의 몽골제국. 몽골제국이 유럽을 점령했을 당시 헤게모니는 동양에 있었다. 하지만 후에 전염병으로 인해서-주된 원인으로 추정-몽골제국이 유럽에 가지던 영향력을 잃은 후에 유럽은 그동안 악마로 불렀던 그 몽골인들에게서 얻은 교훈으로 후에 새로운 곳을 개척하고 약탈하고 착취하게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책에는 보다 구체적이고 자세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내가 받아들인 것은 이 정도랄까. 아무튼 그렇게 되어 서양은 동양에 빼앗겼던 헤게모니를 되찾은 후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문화나 과학같은 문명을 발달시키고 오늘날에는 결국 서양의 문화가 표준(?)같은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저자가 왜 이 이야기를 꺼냈냐면은 이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제시하는 대안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불황을 타계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유로존의 위기는 지속되고 있으며 한 군데에서라도 터지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가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될 것은 확실해보인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900조를 넘었고 공기업부채도 그에 못지 않다. 하지만 웃기게도 금융시장에 부동자금은 600조가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무튼 이렇기에 저자가 주목한 것은 대륙이다. 그것도 중앙아시아. 수많은 자원이 있으며 개발의 여지가 있고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국가정책으로 꾸려갈 수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든다면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가는 철도를 들 수 있다. 배로가는 것보다 훨씬 싼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에는 수많은 장애물이 있다 대표적으로 북한.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꿈이지만 여럿이 꿈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아마도 단순히 이러한 글을 보면 어떻게 하냐면 그냥 지나칠 듯 하다. 하지만 저자는 할 수 있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참한다면 나부터 시작하여 점점 늘려간다면 가능하다고 한다. 조합을 만들거나 작은 회사부터 시작하거나 하며 말이다. 또, 이렇게 잠재력이 있는 중앙아시아 다시말해 유라시아를 두고 기획을 하라는 것이 아무래도 가장 큰 요점일 듯 하다. 먼저 선점하는 자가 바로 성공할 수 있고 부자가 될 수 있으니까. 보다 자세하고 논리적으로 책에는 적혀 있는데 내가 쓴 글은 횡설수설하는 것 같다. 아무튼 책은 참 좋았다. 나는 마음은 이해했는데 글로는 잘 안써진다. ㅜㅜ 많은 사람들이 꼭 봐야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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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2-06-21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잘쓰셧습니다!!

??? 2012-09-03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좋은글이군요!! 하멜표류기에 실린 우리나라에 대한 묘사중 흥미로운것을 읽어보니 정말 화가나는군요!!
 
정조의 비밀편지 - 국왕의 고뇌와 통치의 기술 ㅣ 키워드 한국문화 2
안대회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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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삶은 후에 역사로 기록된다. 그중에서는 역사의 중요한 사건의 중심에 서는 인물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조연처럼 살다가 지나가거나 그것도 아니면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엑스트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상태로 스쳐지나갈 것이다. 이처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역사의 증거이며 구성원이지만 각자의 시각이나 이해관계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역사는 다르다. 이러한 사실들을 보면 어찌보면 정사는 없는 듯 하다. 어떤 것도 사실이 될 수 있고 어떤 것도 거짓이 될 수 있는 그런게 역사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역사는 유동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알던 성군인 정조는 그야말로 성인의 표본이라 생각된다. 난 이전에 세종이 그렇게 엄청난 성군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다가 후에 그것을 알게 되고 전기에 성군은 세종 후기의 성군은 정조라는 식의 인식을 최근에야 하게 되었다. 실록을 비롯하여 각종 역사적 기록들이 담고 있는 정조의 이미지는 뛰어난 문장력을 지니고 있으며 항상 백성만을 생각하는 그냥 그러한 단순한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 책속에서 담고 있는 정조의 모습은 우리와 그다지 다를바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임금도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인 것이다. 아무리 성군이라도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욕도 하고 앞에서는 이리하라 하지만 자신은 몰래 저리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물론 성군임은 틀림없지만 우리가 몰랐던 정조의 소소한 성격과 약간은 과격(?)했던 언행들은 우리가 정조를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 


 이 책은 몇년전에 발견된 정조어찰첩(임금의 편지모음)을 통하여 새롭게 알게된 정조의 모습에 대하여 담고 있는 책이다. 어찰이라 함은 단순히 임금이 혈족들에게 보내는 안부묻는 편지등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이번에 발견된 어찰첩을 통해서 정조가 어떻게 어찰을 이용하였으며 단순한 의미를 가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이 어찰첩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뭐랄까? 단순히 요약하자면 정조는 이 어찰을 통해서 막후정치를 펼쳤다. 각 파간의 균형을 맞추고 신하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사사로히는 신하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도 했다. 이 어찰첩은 정조가 벽파의 거두인 심환지와 수년간 주고받은 350여통의 편지의 모음이다. 정조는 반드시 이 어찰을 파기하라고 했으나 심환지는 이것을 보험용으로 가지고 있었을 거라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비밀리에 주고받은 어찰이 수백년이 지난 오늘날 거의 원형 그대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참 다행스럽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실록이나 각종 기록만으로 보여지는 평면의 정조를 넘어서서 삼차원의 정조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엄청난 발견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어찰을 통해서 정조의 보다 거침없고 솔직한 모습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아는 교과서에서나 보이는 성군인 정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 신료들에게 거침없이 욕하고 비난하고 대노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해준다. 참으로 신선하고 색다르지 않은가? 심지어 어떤 신하에게는 호로자식이라는 욕까지 했다고 하니 역시나 왕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인자하고 기품있는 그러한 우리의 정조대왕은 사라지고 거침없고 화나면 욕도 하고 극대노하시는 정조대왕을 만나게 되어 뭔가 아쉽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친숙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비밀편지를 통해서 정조가 얼마나 바쁘게 정사를 돌봤으며 항시 백성생각을 놓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 우리는 감동스럽게 만든다. 오늘날의 현실을 보면 정말 정말 씁쓸하긴 하지만 말이다. 뭐랄까 이런 글을 보면 항상 현실과 비교하게 되니 도리어 기분이 내려가기도 한다. 어쟀든 우리의 정조대왕은 실록과 승정원일기와 같은 정사에 포장된 성군의 이미지에서 이번에 내려오셨다. 보다 우리와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오셨다고 해야 할 듯 하다. 이래서 역사를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새롭고 놀랍기 그지없다. 우리가 아는 역사가 항상 옳거나 정론이 아니기에 우리는 항상 궁구하고 새로운 것을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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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탐식가들
김정호 지음 / 따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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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독서이고 그 다음은 아무래도 먹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맛있는 것을 보면 왠만해서는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동생은 내가 집에 있는 것은 다 먹는 다고 타박하곤 한다. 그런데 어쩌겠나 맛있는 걸. 아무튼 내 일상에서 먹는 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유독 입맛이 없거나 병이 들지 않는 이상 나는 항상 무엇인가를 먹거나 아니면 맛있는 것을 찾는다. 어쨌거나 이러한 나에게 조선시대의 먹는 것에 관해 담겨있는 이 책은 처음부터 아주 내 관심을 끌었다. 제목부터 탐식이라는 단어를 썼기에 얼마나 맛있는 것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을지 정말정말 궁금했다. 내가 모르던 조선시대의 음식문화라니 정말 기대만발이기도 했다. 유교적이념으로 나라를 꾸려가던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음식은 도대체 선비들에게 어떠한 의미이고 어떤 음식을 즐겼을지 정말 큰 기대를 가지며 봤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흥미진진한 음식세계였다. 아니, 다시 말하자면 조선시대의 탐식가들과 그 시대의 음식문화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고 할까나?


 조선이 들어서기 전 왕조였던 고려 때는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조선이 들어서면서 고기를 먹는 그러한 식습관이 널리 퍼지면서 조선에서는 고기, 그것도 소고기를 제한했다고 하니 지금 생각하면 참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농사가 그 당시 가장 중요했고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일어었으니 농사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에 대해 그렇게 규제하는 것이 시대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소도축을 금지하는 우금령은 그다지 잘 지켜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나라를 움직이는 양반층에서 즐겨 먹었다고 하니 나도 모르게 '피식'하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소고기의 맛은 사람을 사로잡는 강력한 힘이 있나보다. 소고기는 참 맛있지 않은가. 어찌되었든 소를 둘러싸고 일어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를 흥미롭게 만드는데 이보다 더 재밌는 이야기가 다음에 흥미진진하게 펼쳐져서 참 재밌게 보았다. 


 우리나라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 것으로 인해서 과거 프랑스인 여자에게 무분별한 비난을 받았던 사실이 기억난다. 다른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과 타인의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첫번째라고 여기는데 그녀는 뭔가 잘못 생각한 듯 하다. 아무튼 이러한 우리나라의 개고기사랑은 과거에도 강했다. 개를 가지고 하는 요리가 어떤 책에 8종류나 담겨 있기도 했고 일반 백성보다 양반이 개고기의 그 깊은 맛을 즐긴 듯 하니 놀랍기 그지 없다. 나는 아직 개고기를 먹을 기회가 없어 먹어보진 않았는데 정말 맛있나 보다. 과거에도 사랑받고 오늘날에도 논란이 있긴 하지만 사랑받는 고기라는 것은 틀림없는 개고기. 맛있나?


 소고기와 개고기를 거쳐 가장 내가 흥미진진하고 놀랍게 보았던 편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순채라는 채소이다.


 위에 보이는 사진이 바로 순채라는 채소이다. 조선시대에는 그렇게 흔히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즐겼던 음식재료인데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잊혀지고 이후에는 수많은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늪지가 사라지고 오늘날에는 희귀 및 멸종 위기식물로 지정되어 버렸다는 불편한 진실을 가진 식물이다. 하여튼 그 일제강점기는 수많은 것들을 잃게 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참...난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식물이다. 읽으면서 어머니께 이것으로 국해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그 부분을 다 읽으면서 "아뿔사!"


 제목에 걸맞게 음식을 즐기는 수준을 넘기는 사람들도 나오긴 했다. 심지어 개고기 맛이 없다고 만든이는 때려 죽이는 관리도 있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우금령을 내리면서도 자신은 소고기 없으면 밥을 먹지 않았다던 세종의 이중적인 모습도 알게 되었고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허균이 먹을거리 많은 곳으로 부임하기 위해 청탁을 했다는 사실도 접하게 되었다. 개고기를 좋아하는 고관에게 개고기를 바치며 청탁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요리책을 낸 선비의 이야기도 있었다. 항상 역사하면 어떠한 사건이나 인물중심으로 아니면 연대표를 중심으로 바라보았었는데 음식이라는 친숙하고 떨어질 수 없는 맛있는 요소로 조선시대를 바라보니 참 흥미로웠다. 음식들을 둘러싼 많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참 신기하기도 했고 생소하기도 했으며 재밌기도 했다. 저자의 엄청난 노력으로 인해서 이 책이 나왔을 걸 생각하니 참 감사하기도 하다. 조선시대에도 오늘날처럼 음식을 좋하하고 즐기는 것은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유교를 국시로 다스리는 나라였지만 말이다. 자신 스스로를 탐식가라고 한 허균처럼 나도 맛있는 음식들을 즐겨야 겠다. 물론 탐식까지는 안해야겠지~  참 맛있고 입맛이 땡기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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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일기, 소통의 정치를 논하다
박홍갑 외 지음 / 산처럼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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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보통 아는 우리나라의 기록유산은 조선왕조실록이다. 장장 5백년이나 지속된 왕조의 기록물이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생생한 기록물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물론 승정원일기라는 기록물이 있다는 사실은 좀 알지만 그 기록물이 조선왕조실록보다 5배나 많은 분량을 자랑하고 조선왕조실록이 이후에 취사선택된 2차 기록물인데 반해 승정원일기는 그 현장에서 바로 기록했던 1차 기록물이라는 사실은 잘 모를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한국고전번역원 사이트에 가야 겨우 접할 수 있는 사실이이 말이다. 나도 얼결에 방문한 이 사이트에서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다른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전혀 알 턱이 없을 듯 하다. 고전에 관심을 가지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들을 뒤적거리던 나에게 이러한 승정원일기라는 위대한 기록물이 있다는 사실은 참 반가웠다. 그래서 책을 찾아보다가 그 엄청난 기록물에 놀랐다. 그래서 내가 죽기전까지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찾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승정원일기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3권의 책 중에서 내가 구할 수 있던 유일한 책이랄까. 이 책은 이 위대한 기록물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과 그 안에 담긴 생소한 사실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참 인상깊게 본 점은 아무래도 승정원 일기 그 실체 대해서이다. 소실되어서 남은 기록물이 비록 500년중에 인조이후부터 기록하고 있는데도 그 양이 조선왕조실록에 비해 엄청나게 많고 당시 현장에서 바로바로 쓰여졌다는 사실이 그 가치를 더 높혀주고 있다. 현재 전산화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모든 기록물이 번역되려면 아직도 수십년이 남았다는 사실이 참 놀랍기도 하다. 그날의 날씨와 왕의 몸 상태에서 시작하여 왕이 행했던 모든 기록들이 담겨져 있어 당시의 사회, 문화, 정치, 사상등 조선의 사회 전반에 대해 보다 더 정확하고 생생한 추측이 가능하여 우리의 선조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 중에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았다. 궁궐에서 왕자를 실재로 양육하던 유모의 지위가 상당히 높았다는 사실도 있었고 지방으로 부임가는 한 관리에 대해 왕이 질문을 했는데 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 부임이 취소되고 다른이가 임명되어 갔다는 사실도 있었다. 또한 새로운 관리가 오면 오늘날 신입길들이기라고 볼 수 있는 면신래라는 것이 있었다니 예나 지금이나 사람사는 곳은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도 만든다.  이렇게 정치, 사회, 과학, 문화 등 오늘날에도 심도 있게 연구해 볼만한 이야기들이 담긴 것이 승정원일기라는 생각이 든다. 수백년간 어떻게 왕이 정치를 했는지 그 과정이 여과없이 드러나 있고 문화는 어떠했는지 천문에 대해서는 어떠한 기록을 남겼는지 다 적혀있는데 우리는 그런 위대한 유산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나마도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책으로는 이 책 단 한권이라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이 승정원 일기는 2001년 9월 4일 충북청주에세 열린 유네스코 심의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 가장 방대한 역사기록물이라는 명실록 보다 비교자체가 되지 않는 엄청난 유산임을 세계가 알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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