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리뷰] 마음의 푸른 상흔(프랑스아즈 사강: 소담, 2014)

당신은 당신의 영혼을 잘 돌보고 있습니까?

지나칠 정도로 재능을 타고난 작가, <슬픔이여, 안녕>으로 문학비평상을 받은 사강은 프랑스 내외적으로 적잖은 영향력을 미친 작가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지만 삶의 상당 부분을 중독에(스피드, 알코올, 마약, 도박, 사랑 등)빠진 사강은 '스캔들 메이커'라는 좋지 않은 꼬리표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과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강은 40년 전이나 오늘도 젊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연인이며, 멘토입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로 자기 자신을 변호하는 그녀는 독자들에게 "당신은 당신의 영혼을 잘 돌보고 있느냐?"고 묻습니다. 사강에게 있어서 나를 파괴할 권리란 결국 마음의 멍을 치유할 의무와 동의입니다. <마음의 푸른 상흔>에서 사강은 삶에 대한 뜨거운 본능과 가치를 보여줍니다. 이것은 그녀의 그 어떠한 "스캔들"보다 강한 그 이상의 것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마음의 푸른 상흔>은 사강이 문단에 데뷔한지 18년 이후에 쓰여진 작품입니다. 1971년 37살의 나이에 집필한 이 작품은 '에세이 소설'이라는 낯선 형식으로 쓰여졌습니다. 이 작품에서 사강은 자신과 같은 또래의 무일푼으로 프랑스에 온 스웨덴 출신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 남매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그들의 파리 생존기를 '소설'형식으로 써나갑니다. 그리고 동시에 작가 자신의 생존기를 '에세이'형식으로 써나감으로서 독자에게 실시간으로 소설의 내용을 설명해주는 혹은 작가의 견해를 읽게 됩니다.

시종일관 냉정하고 담담한 '소설'과 열정적이고 다소 격렬한 듯한 어조로 쓰여진 '에세이'는 한 자가의 두 가지 얼굴을 보여줍니다.

"모든 텍스트의 절대적인, 고유의 존재 이유는

그것이 소설이든, 에세이든, 심지어 논문이든,

이처럼 늘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p.135

40년전 사강은 '침묵하고 무관심'하기를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목소리'를 내는 몇 안되는 작가 중 한명이었습니다. '꿈', '일탈', '우정', '사랑', '인간성'을 말하면서 자신을 상처 입히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말하는 작가의 메시지는 그때나 지금도 독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마음 속에 상혼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흔은 점차 커져서 보다 뚜렷한 병세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아파하고 슬퍼하면서도 우리는 자신의 상흔을 돌아볼 여럭을 가지고 살아가질 못한것 같습니다. 비록 안주할 곳을 얻은 이들조차도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마음과 영혼의 상흔을 보면은 그저 서글픔만이 느껴집니다.

폐쇄적이고 가혹은 환경 속에서 적잖은 상처를 입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들이 걸어갔던 길을 또 다시 걸어가는 이들입니다. 모두가 서로의 길 위에서 외로움을 느낄때 사강은 이렇게 말합니다.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고 살아온 우리 자신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용기가 있을지 없을지는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을 읽고 안읽고 또한 저마다의 선택일것입니다. 하지만 선택에 앞서 굳이 필자에게 한 마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자신을 돌아보던 안 돌아보던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기를 권면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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