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시간
파비오 볼로 지음, 윤병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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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리뷰] 내가 원하는 시간(파비오 블로: 소담, 2014)

잃어버린 후에 알게 되는 소중한 사람들의 의미

늘 곁에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깨닫지 못하는 의미를 품은 대상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대상의 의미를 깨닫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그 대상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저는 전형적으로 후자의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한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늘 품고 살아가기에 <내가 원하는 시간>과 같은 종류의 책을 읽기를 좋아 합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과 같은 책은 제게 늘 작은 행복들을 선사해 준답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의 작가 파비오 볼로는 이탈리아 출신의 작가입니다. 하지만 그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여러 분야 예를 들자면 영화배우이자 소설가이며, 텔레비전 및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성우,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한다고 하여 그의 작품 능력이 고만고만한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의 소설 작품은 2011년도에 이탈리아에서 500만부가 팔렸으며 여러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합니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평범하기 그지 없는 작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평범한 작가가 수많은 찬사를 이끌어 낸다면 이 또한 그에게 분명 특별한 무언가가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은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작품 속 화자인 '나' 로렌초의 삶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늘 곁에 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한 소중한 존재들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작품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들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집안에서 출생한 로렌초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본 노신사의 제안에 따라 일을 하게 되면서 성공의 가도를 달립니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위해 아버지를 버렸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면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멀어지고 사랑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가운데 만난 연인을 떠나 보내면서 삶의 위기가 고조되어 갑니다. 아버지와의 화해와 연인과의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의 답은 책을 읽으실 독자분들을 위해 남겨놓습니다.

사랑을 갈망하지만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로렌초는 이 시대의 감정의 결핍과 상실을 경험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평범하다고 말할 수 있는 '로렌초'라는 인물이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첫번째 이유는 바로 '로렌초'의 모습이 곧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가는 친근하면서도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로 '로렌초'를 이야기 하는데 이 또한 우리들의 평범함 모습을 표현하는 더할나위 없는 표현방법이라고 보여집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을 읽노라면 행복을 구성하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의 가까이에 있는 대상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지 안타까운 사실이 있다면 우리들이 지각을 사용하는 것이 서투르다라는 점일것입니다. 로렌초가 안고 있는 약점들은 우리의 약점이기도 하기에 그가 점차 마음의 벽을 허물고 의미들을 깨닫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마음 또한 함께 치유되고 성장되어가는 것일테죠.

<내가 원하는 시간>에서 이야기되어지는 두개의 시간은 아버지와의 시간과 연인과의 시간입니다. 이 두개의 시간축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나 실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개의 시간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때로는 갈등과 상처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회복의 단초를 제공해줍니다. 우리의 삶 속에있는 수많은 시간의 축들 속에도 이렇듯 서로 영향을 주는 것들이 많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로렌초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의 순간들 속에 함께한 대상의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것. 수많은 독자들이 걸어간 그 길을 걸어면서 그 과정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함께 해보는 건 어떨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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