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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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우는 어른(에쿠니 가오리: 소담, 2013)

열두 살 때나 지금이나 '나'는 '나'다.

 

  서럽게 울면서 눈물 흘리는 딸 아이를 달래봅니다. 그 많은 눈물이 어디 고여있던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딸 아이는 한참을 운뒤에야 진정되었습니다. 어깨에 묻은 딸 아이의 눈물자국을 보면서 이 눈물 자국이 어머니의 어깨에도 묻어 있었겠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억이 흐릿하지만 어릴적 저는 참 잘 울던 아이였습니다. 한번 울면 눈물을 멈추지 않는 딸아이를 보면서 어릴적 저의 모습이 딸 아이로부터 보이는듯 싶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잘 울지 않게 되었지만서도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 이후로 가끔 눈물이 흐릅니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어릴적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나'로 있을 수 있게 해준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사합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성장 에세이 <우는 어른>(소담, 2013)은  남성 잡지 첫 연재였던 <남성친구의 방>을 중심으로 나날의 생활과 여행, 책에 얽힌 글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엮인 이야기입니다. 어릴적 '울지 않는 아이'에서 '우는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이 기쁘다는 고백을 읽으면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라는 존재가 미묘하게 닮아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릴적 '울지 않으려던 나'는 이제 '마음껏 울 수 있는 어른'이 되었고 이 사실은 작가와 마찬가지로 기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섬세했던 감수성을 간직한 지금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감수성'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을 만났다는 사실이 현재의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릴적 그녀와 성장한 후의 그녀는 여전히 섬세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모습을 간직한채로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소탈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일상'의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닐까요. 

 

  책 속에는 에쿠니 가오리의 '일상'이 있습니다. '일상의 하루'를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 가식적이지 않고 치장되지 않은 '순수한 그녀'의 일상을 읽으면서 지치고 힘든 일상 속 휴식의 공간으로 빨려갑니다. 또 다른 나라는 존재를 가질 수 있다면 현재의 나를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는 아내와 울다 지친 아이의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지만 그 풍경 속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풍경 속 감정을 이야기하는 '에쿠니 가오리'의 글이 더욱 부럽습니다. 사소해보이는 일상 속에서 가치관과 감정을 다른 이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행복한 일상 비록 늦은 밤이지만 글을 읽고 쓸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성장 이야기'를 읽으면서 훌쩍 자라 어른이 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건 어떨가요? 당신은 오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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