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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아이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ㅣ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평점 :
[리뷰] 울지 않는 아이(에쿠니 가오리: 소담, 2013)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고 있는 딸 아이를 바라보면서 문득 어릴적 유년시절의 나를 돌아봅니다. 단편적인 기억들을 모아서 과거의 유년시절을 회상해보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흐린 기억에도 불구하고 '갈증'의 느낌은 또렷히 남아 있습니다. 무엇에 대한 '갈증'이였을까요?
'갈증'에 대한 막연한 물음의 답이 떠오른 것은 에쿠니 가오리의 <울지 않는 아이>(소담, 2013)의 작가 후기를 읽고 나서였습니다.
"나는 잘 우는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울지 않는 아이가 되었죠. 초등학교 때입니다."
작가 후기 -中-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받고 싶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어른스러운 아이'처럼 행동했던 내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울면 사람들이 싫어할거라는 생각에 숨죽여 울고 어른 스럽게 행동했던 유년시절이 떠 올리면서 딸 아이에게는 '갈증'을 남겨주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s/e/sebinara/20140108022522696028.jpg)
<울지 않는 아이>는 에쿠니 가오리가 작품 활동 초기에 쓴 8년 치 에세이입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성장 에세이이기도 한 이 책은 '어른아이'로 유년시절을 보낸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던 유년시절을 갖고 있는 제게 있어 이 책은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갖고 다가온 책입니다.
웅크린 어린아이를 가슴 속에 품고 있지만 이제 저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제게는 '가족'이 있습니다. 아내가 있고 딸 아이가 있고 아내의 뱃 속에는 둘째 아이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들은 제게 있어 어릴적 그토록 갈망했던 '갈증'. 즉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고 싶은 장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어릴적 '어른스러움'을 연기했다면 지금은 자연스럽게 어른이 된거 같습니다. 때로는 흔들리기도 하지만 '가족'은 흔들리는 저의 버팀목이 되어준답니다.
에쿠니 가오리는 <울지 않는 아이>에서 자신의 '울수 없었던 시절'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그녀의 돌아봄을 따라서 저 또한 어린 시절을 돌아봅니다. 정체성의 혼란을 헤치고 나와 '진짜 어른'이 된 그녀의 글이 현재의 나와 연결되면서 특별하고도 설레는 경험을 해봅니다. 늦은 밤 왜 글을 읽고 글을 쓰는지를 누군가 묻는다면 이 특별하고도 설레는 경험을 잊기전에 남기고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서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다른 멋진 표현도 많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밖에 쓸수가 없습니다.
자녀에게 아픔을 주고 싶은 부모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비슷한 유년시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 가운데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방황을 마치고 '마음의 안주할 곳'을 찾은 작가와 저는 진정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제가 느끼는 행복을 방황하는 사람들도 어서 빨리 느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방황을 마치고 안주할 그곳을 찾을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그 여정 가운데 <울지 않는 아이>가 함께 했음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당신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