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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 - 한국 현대조각의 선구자 ㅣ 시공아트 59
오광수 지음 / 시공아트 / 2013년 6월
평점 :
[리뷰] 김종영(오광수: 시공아트, 2013)
한국 현대조각의 선구자
고 김종영(1915-1982)선생님은 한국의 추상조각을 대표하는 예술가입니다. 선생님은 해방 이후 한국 조각이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전통을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했으며 오늘날 한국 현대조각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책은 유명 미술평론가인 오광수 선생님이 쓴 김종영 평전입니다. 시공아트 시리즈59번째 책이지만 시리즈 가운데 한국 작가는 박수근과 이중섭 밖에 없으니 <김종영>은 세 번째 한국 작가로 수록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 책의 특징은 '김종영 평전'이라는 말처럼 김종영 선생님의 삶을 설명할 수 있는 삶과 예술의 이야기가 잘 정리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김종영 선생님의 작품이 단순히 자연을 작품으로 표현하지 않고 그 대상의 원형을 찾아 본질을 조각의 재료로 삼듯이 저자는 김종영 선생님의 평전을 조각가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보다 폭 넓게 살펴 보는 통찰력을 담고 있답니다. 저자의 이러한 통찰력은 독자로 하여금 김종영 선생님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통적인 인체 조각에서 자연으로 옮기워지는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선생님의 작품이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은 독자적인 추상작품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놀랐습니다. 이는 한국 현대 조각의 의미와 뿌리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여러가지를 시사한다고 봅니다. 깍아 낸 흔적을 최대한 없애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경지를 '불각'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선생님의 작품을 보면서 한국의 美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소개해도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이 책은 조각가로서의 김종영 선생님을 말하는 것 외에도 서예와 그림 영역에서 김종영 선생님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오늘날 서예와 회화의 영역이 뚜렷이 구분되는 가운데서도 800여점의 서예 작품과 3천여점의 드로잉 작품을 남길 정도의 선생님의 통합형 예술가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작가이자 교육자로 평생을 살면서 오로지 작업과 자기 성찰에만 집중한 김종영 선생님. 오늘날 김종영 선생님의 이름을 가지고 운영되는 미술관이 있을 정도로 잘 보존된 작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관심이 낮다는 사실이 가슴 아픕니다. 외국의 많은 작품들이 여름을 맞이하여 국내에서 전시되는 가운데 보다 시야를 넓혀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건 어떨가요?
그리고 그 첫걸음을 김종영 선생님의 작품으로 시작해보는건 분명 색다른 감동을 여러분께 안겨드리리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응집된 추상조각의 거장과의 만남. 이 책을 통해서 먼저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