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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리뷰] 잡동사니(에쿠니 가오리: 소담출판사, 2013)
완벽하지 않은 사랑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인생
사랑이 늘 완벽할 수 있을까?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감정은 변화한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사랑 또한 함께 변한다. 변화하는 사랑의 모습은 늘 위태롭게 보인다. 변치 않는 사랑을 약속하고 변치 않는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이 애써 외면하는 사랑의 '가변성'은 다른 누군가 뿐만이 아니라 바로 나 혹은 우리 모두의 관계속에서도 자리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위험한 스캔들에서 비춰지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이자 왕성한 집필활동을 펼치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는 요시모토 바나나와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작가로 불립니다. 그녀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 그리고 사람들의 심리와 사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걸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남성독자층 보다는 여성들이 많은 이유도 그녀의 문체와 화법과 무관하지 않은듯 싶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작품을 쓰는 그녀의 작품 <잡동사니>는 남편만을 바라보며 사는 마흔 다섯살 '슈코'와 어린아이도 여자도 아닌 소녀만의 매력을 내뿜는 '미우미'를 축으로 10대 소녀와 40대 여성의 상반된 감성을 바탕으로 한 연애소설입니다.
작가는 모든 것을 수용하는 삶을 통해 원하는 것을 갖는 '슈코'와 자신의 감성을 절제하면서도 원하는 것을 갖는 '미우미' 두사람의 상반된 감성을 통해 여자이면서도 분명 다른 연애심리가 미묘한 관계가운데 어떻게 흔들리고 진행되어지는지를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인생도 사랑도 없다고는 하지만 '에쿠니 가오리'는 '슈코'와 '미우미' 그리고 미묘한 관계 속에서 긴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분명 완벽한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작품 속에서 "모든 인생은 일종의 완벽(A Kind of Perfect=UNIQUE)하다"고 말하면서 각자가 살아가는 방법에서 자신만의 방식의 삶과 사랑을 이야기 하는 모습은 '사랑'의 주체는 나 자신이며 내가 완벽하다고 말하는 이상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부정할 수 없다는 완벽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남성보다 여성 그리고 여성들 가운데서도 어느정도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에쿠니 가오리의 몇몇 작품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던 터라 신간이 나올때마다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사랑'을 테마로 한 담백함을 원한다면 <잡동사니>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에쿠니 가오리가 말하는 완벽한 사랑 그리고 가변성을 가지고 있는 '사랑'의 모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의 접점에서 여러분의 사랑은 어떤 사랑을 그리고 있는지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