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게 나를 맡기다 - 영혼을 어루만지는 그림
함정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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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함정임: 마로니에북스, 2012)

노마디즘 [nomadism] 그림 에세이

 

  "이 책은 소설을 본업으로 '예술로서의 삶"을 추구해온 내 오랜 신념의 한 장면이다." - 함정임

 

  사실과 허구의 경계선상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그림의 가치를 존중하는 가운데 펼쳐진다면 그림은 더욱 색다르고 매력적이라고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실현시킨 작가의 글을 만난다는 것은 즐겁고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일상을 예술로 예술을 일상으로 삶의 전환이 펼쳐지는 한 영감은 계속 된다.>

 

  자신을 소설가로 소개하는 작가 함정임은 현재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예술가로서의 삶"을 지향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이 반영되어 있듯이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는 일상과 예술의 가까운 공간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와 에세이 그리고 미학이 한데 섞여서 작품 속 그림과 함께 또 다른 작품이 된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는 조금은 독특한 마치 '노마디즘 [nomadism]'*의 형식을 따라 쓰여진 책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책의 형식을 찾기 보다는 작가의 삶의 편린들을 찾아 맞추는 과정이 더 의미있는 책>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는 2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행복과 기묘한 일상이라는 테마 가운데 그림과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 표지와 제목을 본다면 그림을 주제로 설명하는 책일듯 싶지만 이 책은 그림에서 얻어지는 영감과 작가의 삶이 한데 어우러진 에세이로 보여집니다. 특정한 형식과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내면적 자아와 삶의 가치를 그림과 함께 풀어쓰는 글은 미학관련 서적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기에 즐겁고 흥미로운 느낌 가운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카라바조, 렘브란트, 존 싱어 사전트, 프리다 칼로, 반 고흐와 같은 익숙한 화가부터 베이컨, 발튀스, 에드워드 호퍼, 사이 톰블리, 토마스 스트루스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등의 현대 작가들까지 폭 넓게 아우러진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와 작가의 시와 유려한 문장들을 보는 것을 함께 즐길수 있다는 점이 책이 가진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미술 감상집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느낌의 책을 찾는 분들이 있다면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에 시간을 맡겨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노마디즘: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철학적 개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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