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를 위한 심리상담
로버트 드 보드 지음, 고연수 옮김 / 교양인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리뷰] 토드를 위한 심리상담(로버트 드 보드: 교양인, 2012)

와일드 우드 숲의 토드에게 무슨일이 생긴걸까?

 

  *두꺼비 토드는 토드 홀의 주인이자,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만큼의 재산의 부유한 캐릭터입니다. 그는 소탈하고 정이 많지만 변덕이 심하고 우쭐대기를 좋아하여 모험을 매우 좋아합니다. 뻔히 닥칠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눈앞의 현실에 마음을 빼앗겨 옳고 그른것을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하는 모습은 우리들의 또 다른 자화상일테죠.

  어린아이와 어른들 모두가 읽기 좋은 책 두꺼비 토드 시리지는 영국의 고전 우화책입니다. 널리 보급된 책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약 100년전에 발간되었지만 지금도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에 보급중이랍니다. 토드 시리즈에서 우리는 토드의 자유분방함과 모험가득한 이야기를 통해 밝고 긍정적인 면들이 강조된 것을 보았다면 <토드를 위한 심리상담>에서는 토드의 내면에 얽힌 부정적인 감정과 심리 상태에 대한 흥미로운 관찰과 이야기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가 우울의 늪에 빠진 것을 상상할 수 있는가? 우울의 늪은 자력으로 나오기 어렵다.>

 

  저자 로버트 드 보드는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하고 헨리 경영대학에서 리더십에 관한 강연과 조직 컨설턴트로 활동한 인물입니다. 그는 이 책을 쓰기 앞서 약 20년 동안 심리상담가로 활동하였는데 <토드를 위한 심리상담>에는 심리상담가로 활동하던 경험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1998년 초판 출간 후 여러 나라에서 번역출간되었고 '심리 상담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별히 딱딱한 상담 이론과 실제 상담 과정에 대한 편견을 거부한 우화로 풀어낸 독특한 진행 방식으로 심리학 전공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답니다.

 

  <토드를 위한 심리 상담>은 어느날 **두더지 몰이 친구인 토드 홀의 두꺼비 토드를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언제나 유쾌하고 자유분방한 에너지 넘치는 토드였지만 이날 토드는 우울의 늪에 빠져 스스로를 자책하는 슬픔의 상태에 있습니다. 이 책은 슬픔의 늪에 빠진 토드가 심리 상담가 해런을 만나고 난생처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상처받은 감정을 대면하고 내면의 힘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토드를 위한 심리 상담>은 우화를 통해 쉽게 풀어쓴 심리 상담 책입니다. 유명한 고전 우화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등장인물로 나와서 독자에게 상담을 보다 가깝고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한 점이 보기가 좋습니다.

  이 책에서 토드는 상담의 과정 가운데 자신의 문제를 해런에게서 답을 듣고자 하지만 해런은 토드의 내면의 문제에서 스스로 해답을 찾는 과정으로 토드를 이끕니다. 심리상담은 마법과도 같은 모든 것을 치유하는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상담에 대한 호기심을 거둘 수 없는 것은 최근 유행하는 힐링 프로그램의 등장과 TV매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리상담의 효과와 기능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가 이 책에 실려 있습니다. 이 책에서 해런과 토드의 진지한 대화와 토드의 변화는 심리상담의 진행 과정과 상담 기법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상담이란 공동 작업임을 지적하며 심리 상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심리 상담이란 상담자와 내담자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이루어지는 작업입니다. 이 말은 당신 친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위해서 상담을 받기 원했을 때, 둘이서 함께 이 작업을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함께하겠다고 동의하면 계약서를 작성하고 작업이 끝났을 때 당신에게 상담료를 청구할 겁니다. 이건 돈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에 관한 문제이지요.” ― <토드, 심리상담가를 찾아가다>(26쪽)에서

  공동 작업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내는 심리 상담에서 상담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동시에 내담자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최종적인 판단과 자기 분석의 역할 또한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토드가 어릴적 경험한 그리고 성장과정 가운데 형성된 연기된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시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감정을 통제할 줄 알고 ***넘사벽과도 같은 존재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책은 마무리가 됩니다.

 

  어릴적 동화로 만났던 토드가 모험의 세계를 알려주었다면 <토드를 위한 심리상담>의 토드는 독자인 제게 감정과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의 필요성과 과정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알려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식하지 못한 존재로부터 형성된 부정적 자아를 긍정적 자아로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2013년에는 보다 많은 일들이 뜻하는 대로 흘러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토드를 위한 심리 상담>의 배경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캐릭터 설명을 잠깐 소개한다.

** 땅아래에서만 살던 몰은 물쥐 랫과 함께 살고 있으며 기존의 땅 밑 생활에서 땅 위의 생활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세계에 빠져드는 캐릭터이다. 이 책에서 몰은 랫 덕분에 다양한 모험을 즐기게 되었지만 랫으로 인해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답답함에 빠져든 캐릭터로 소개된다.

*** 넘사벽: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줄임말이다. 인터넷 신조어로 흔히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힘으로는 격차를 줄이거나 뛰어넘을 수 없는 상대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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