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피도 눈물도 없는 생존 전략 - 역사상 가장 냉철하고 강력한 조직 관리의 기술
이남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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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한비자, 피도 눈물도 없는 생존전략(이남훈: 소담, 2012)

역사상 가장 냉철하고 강력한 조직 관리의 기술을 배우다.

 

  "잘라말하죠, 안철수 캠프가 잘못하고 있습니다." - 진중권

 

  무릇 사람의 일생은 조직에서 시작해서 조직의 삶을 영위합니다. 태어나면서 가족이라는 조직에 속한 사람은 성장을 하면서 다양한 조직생활을 경험하게 됩니다. 대선이 얼마남지 않고 연말이 다가올 수록 조직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그어느때보다도 치열한 경제적 상황과 위기 속에서 조직은 각자의 생존전략을 가지고 승리를 통한 성공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얼마전 안철수씨와 문재인 씨의 대선을 앞둔 통합아닌 통합이 있었습니다. 팽팽한 긴장을 보이던 두 사람은 단일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였으나 이견의 차가 좁혀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갈등과 반목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견과 반목에 대해 시사평론가 진중권은 뼈있는 한마디를 던지죠. "캠프가 잘못하고 있습니다." 리더도 간파하지 못한 조직의 문제를 지적한 진중권의 식견은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고 편향적인 시선처럼 보이지만 경험 부족과 기술 부재에 대한 지적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한비자는 서양의 마키아벨리에 비견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탈리아의 통일과 번영을 꿈꾸며 새로운 정치사상을 모색한 정치사상가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위기와 혼란을 경험하고 있는 국가라는 조직을 관리하는데 있어 필요한 리더십은 "필요할 때는 사악해져라"고 말합니다. 얼핏 보면 악랄하기 그지 없는 내용이지만 그는 냉정하게 국가 위기론을 펼쳐나가면서 군주의 덕목을 국가 수호와 번영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대다수 지도자들은 마키아벨리의 극단적인 <군주론>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고 뒷꼭지에 달린 수호와 번영만 이뤄지면 악랄함도 곧 칭송 받으며 추앙받는 군주가 될 수 있다는 항목에 초점을 맞추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동양의 마키아벨리에 버금가는 인물인 한비자(이름은 한비입니다. 기원전 약 280년-233년 전국 말기 한 출신입니다.)입니다. 훗날 진시황이 된 진왕 정이 그의 저서 고분과 오두를 읽고 그 재능을 탐내어 천하통일의 걸림돌이 된 나라들 가운데 한을 먼저 공격한 일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기실 한비는 언변은 약하고 심지어는 말도 더듬는 사람이지만 생각하는 바가 매우 깊으며 그 생각을 피력하는 글재주가 뛰어난 인물입니다. 그의 글인 <한비자>는 군주의 권술에 대한 전제독재를 통한 신하 통제의 이론과 방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비자>는 약해져가는 한나라의 최후를 극복하기 위한 극약처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한나라가 이를 오롯이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점이겠죠.

  중국 오천년의 역사를 이끌어온 50인의 모략가 가운데 한명이기도 한 한비자의 지론은 '법'과 '술'을 군주가 장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국가라는 조직에 있어 상사는 인사와 포상 뿐만이 아니라 검증을 관리하는 '술'과 아래 사람들을 다스리고 제어하는 '법'을 장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종합적 조직 관리 원칙에 더해 그는 '법은 드러내는 것이 낫고 술은 드러내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책략적 사상을 강조합니다. 즉 법을 공포하여 사람들이 보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하고 '술'을 감춰서 그들을 통치하고 통제하는데 이용해야 한다는 말이죠.

  이렇듯 마키아벨리와 한비자는 군주의 권력과 역할모델을 강을 선으로 유를 후로 배치합니다. 굳이 다른 점이 있다면 마키아벨리는 군주의 중앙집권을 강조하여 독재의 길로 빠져들 공산을 남겨놓는 것이며 한비자는 용인술을 삽입하여 군주의 혹시모를 독재를 유능한 인재로 하여금 상쇄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았다는 점일 것입니다.

 

  <한비자, 피도 눈물도 없는 생존전략>(서울: 소담, 2012)은 역사상 가장 냉철하고 강력한 동양의 고전인 한비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국가 경영을 조직 관리와 경영으로 대입시켜 원리와 핵심을 배우는 고전으로 배우는 관리 및 경영 기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한비자의 법과 술 그리고 세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인간 심리에 대한 냉정한 접근을 통한 조직 장악과 침체된 조직에 열정과 재기발랄함을 불어넣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이 책을 달리 말하면 조직구성원들에 대한 온정, 배려, 신뢰, 믿음과 같은 인간적인 면을 터치한다기보다는 진정한 위기의 파고를 경험하고 있는 리더와 조직구성원들에게 생존을 위한 최후의 보루에서 던지는 구명조끼라고 평가할수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운영이 잘되고 있는 조직에서 그것도 인간적인 면이 잘 조화된 조직이라면 굳이 이 책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인해 모든 형태의 조직은 망할 것이 예정되어 있다."는 한비자의 냉정한 통찰력과 전제로부터 출발하는 조직을 되살리는 기법과 조직의 중심에 서서 조직을 장악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답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조직관리와 경영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분명 유익하고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책의 최종적인 관점은 '한비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독자의 선택을 결정하는데 있어 필요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을 고려애야 할 것입니다. 즉 맹목적인 신념으로 삼기 보다는 풍부한 식견으로 고전에서 만나고 배울 수 있는 '천년의 지혜'를 담습하는 시간으로 삼는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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