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 -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
문현아 지음 / 지식노마드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리뷰] 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문현아: 지식노마드, 2012)

엄마들의 힘겨움이 지속되면 한국사회의 총체적 '멘붕'도 올 수 있다.

 

  "대한민국 엄마들이 몽땅 사표 낸다면 온전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모든 사람이 멀쩡해도 필자는 멀쩡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족이라고는 말하지만 아내의 역할과 비중은 남편인 제가 메꿀수 없는 영역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모유와 이유식을 먹이고 놀아주고 씻겨주고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하는 아내와 함께 살면서 가정일의 일부를 나누고 있지만 아내와 비교해 보면 필자는 한없이 작게만 느껴집니다. 열심히 노력할테니까 부탁이니 제발 당신만은 사표내지 말아줘요 ㅠㅠ;;;

<엄마는 그냥 엄마라는 존재이고, 모성은 그 엄마가 지니는 '성질'이다.>

 

  여성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해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운동 또는 그 이론을 가리켜 '페미니즘'이라고 합니다. 남성 중심의 사회적 가치와 통념에 익숙한 이들에게 페미니즘은 왠지 낯설고 거북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여성의 역할이 끊임없이 변화해 오고 있다는 점과 사회의 요구 또한 새로운 여성상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페미니즘은 보다 가치있는 그리고 의미있는 노력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저자 문현아 박사는 페미니즘 이론과 역사를 공부한 교수로서 현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는 인류 역사에서 가족의 변천사와 가족 내 관계의 역동성을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마로서 한국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엄마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원하는지를 이야기 하는 책입니다.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사회학, 인문학적 요소가 함께 있으며 거시적인 목표를 위한 미시적인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엄마도 때론 사표내고 싶다>의 주인공들은 대한민국 여성들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전통적으로 가부장적인 제도가 강하고 여성에 대한 편견과 인습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에서 그녀들은 어떻게 길들여져왔으며 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가는 페미니즘을 넘어서 가정과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중대한 문제로 다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논지를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지 전개를 위한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설문과 에세이 형태의 다양한 글들은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거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달인의 경지에 오르지 않을 수 없다는 엄마들의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대한민국 여성들 그 가운데서도 엄마라고 이름 불리워지는 이들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엄마도 때론 사표내고 싶다>는 고되고 힘든 그리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엄마'라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달인'의 경지에까지 올라간 '엄마'들의 삶을 말하는 1장 엄마, '달인'이 되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경험되어지는 여성에서 엄마로의 정체성 변화를 말하는 2장 결혼 후 모든 관계는 '엄마'로 정리 끝!, 잘못된 오해와 편견 속에서 자리를 지키는 엄마들의 자녀교육의 3장과 마지막으로 엄마들의 자기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내용인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어느덧 11월달이면 엄마로서 첫해를 보내게 됩니다. 그동안 숨가쁘게 달려왔고 실수도 많았고 잘한일은 더 많았지만 결코 엄마의 역할이 녹녹하지는 않다는 것을 곁에서 보는 내내 배웁니다. 책을 읽은 후 엄마들의 역할에 대해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당연히 그리고 평범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언제나 우리가 필요할때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관심을 갖지 못했던 자신을 발견하고 엄마로서 경험되어지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엄마와 여성의 정체성과 가치에 대한 인습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의 최소한의 표현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