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의 여인들 - 역사를 바꿔버린
엘리자베스 케리 마혼 지음, 김혜연 옮김 / 청조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리뷰] 스캔들의 여인들(엘리자베스 케리 마혼: 청조사, 2012)

남성중심의 역사의 이면의 주인공들을 만나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또는 불명예스러운 평판이나 소문을 가리켜 스캔들이라고 합니다. 남성중심의 역사관에서 스캔들이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말할만한 사건을 골라내기란 쉬운듯하면서도 어려운일입니다. 왜냐하면 남성중심의 역사를 기술하는 사람들은 남성보다 뛰어난 역량과 영향력을 가진 여성을 솔직히 기술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박근혜,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힐러리 미국방장관과 오프라윈프리는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남성중심적 사고관을 가진 이들에게 그녀들은 전통적 여성관을 거스른 부담스러운 여성들일 뿐입니다.  

<에밀리 뒤 샤틀레의 소망대로 이 책은 그녀 자신의 장점만으로 그녀를 평가한다.>

 

   저자 엘리자베스 케리 마혼은 2007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Scandalous Women이라는 시리즈를 연재해 많은 팬을 확보한 아마추어 역사광입니다. 그녀의 블로그는 매달 평균 일만명의 독자가 방문중이며 역사광들이 애독하는 대표 역사 블로그 중 한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스캔들의 여인들>에서 저자는 계몽주의 시대 여성 중 가장 아름답고 영리한 여성이자 프랑스 이론 물리학파에 생기를 불러 넣은 에밀리 뒤 샤틀레의 '자신의 장점만으로 자신을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응답을 하듯이 역사 속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접근과 평가를 시도합니다.

  <스캔들의 여인들>은 총 29명의 여성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그녀들을 다루기 힘든 아내들, 재기 넘치는 유혹녀들, 싸우는 여왕들, 분투하는 숙녀들, 서부의 거친 여성들, 요염한 예술가들, 멋진 모험가들로 구분해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남성중심적인 역사 속에서 의존적이고 불안정한 삶의 위치와 저평가된 여성들의 능력은 저자의 글을 통해 독립적이고 완전하며 능력있는 인물로 다시 재평가됩니다.

  저자는 스캔들의 여인들을 가리켜 관습을 무시하고 역경을 물리치고 세계적 사건의 흐름을 결정했던 순간들 속에서 여자들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하나의 예로 작가는 프랑스의 위대한 사상가인 볼테르의 정부로 알려진 에밀리 뒤 샤틀레에 대해서 당대의 모든 사람들도 인정한 여성이자 평균 남성들의 키인 168cm을 넘어 175cm를 가진 그녀는 사회적 관습과 대우에 대항했던 선구자이자 지성인인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역사의 기록에서 누락되고 저평가되며 남성들의 부속물로 여겨졌던 여인들이 <스캔들의 여인들>에서 다시 평가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눈앞에 두고 남성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여성관을 내세우며 많은 여성들을 불안정한 존재로 낙인 찍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남성중심사관에서 쉽게 발견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남성중심사관과 사회적 인식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을 이제는 외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예컨대 오늘날 <미실>, <명성황후>, <황진이>, 와 같은 여성 중심의 작품들이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점에서 많은 이들의 환영과 주목을 받는다는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할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 가운데 여성들이 대거 약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장벽을 넘어 확고부동한 자기 영역을 구축하는 여성들은 이제 드문일이 아닌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관점의 역사에서 다시 부활한 여성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남성중심의 역사에서 고인물처럼 변해버린 역사의 흐름에 새로운 활력소이자 매력적인 이야기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남성중심의 역사관에 사로 잡혀서 여성의 나약한 모습과 한계만을 인식하고 있다면 <스캔들의 여인들>속의 여인들을 만나보시면 새로운 인식과 안목이 넓혀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끝나지 않는 비행을 하고 있는 '아멜리아 에어하트'를 기리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