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엄마, 그림책을 읽다 - 당신에게 보내는 메시지
이와타 미쓰코 지음, 정숙경 옮김 / BF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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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리뷰] 시각장애인 엄마, 그림책을 읽다(이와타 미쓰코: BF북스, 2012)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의 연결고리를 만나다.

 

  "시각 장애인으로부터 배려를 받아 보신적이 있나요?"

 

  지하철 4호선 수유역은 한빛맹학교로 가는 마을 버스의 종점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는 한빛맹학교 학생들을 자주 만납니다. 학생들은 지하철이 한빛맹학교와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기에  마을 버스를 자주 이용합니다. 하얀색 긴지팡이를 들고 있는 학생들은 마을버스가 오면 소란스러운 주변 상황에도 불구하고 능숙하게 버스에 올라탑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 가운데는 자리에 앉기 위해 끼어들거나 서둘러서 타다 대기하는 사람과 부딪히는 사람도 있지만 한빛 맹학교 학생들이 끼어들거나 피해를 입히는건 본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옆에서 버스가 왔다고하면 그들은 웃으면서 말합니다.

 

  "먼저 올라타세요."

 

  우리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배웁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배우는 사람들도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공간안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답니다.

<지금은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바른 이해와 장애인의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시각장애인이 그림책을 읽는 모습은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언뜻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비장애인들에게 그림책은 눈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시각에 의존해야 하고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림을 잘 관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있어 관찰이란 시각을 이용하는 신체적 활동입니다.

 

   <시각장애인 엄마, 그림책을 읽다>의 저자 이와타 미쓰코 씨는 현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점역 그림책을 대출하는 대표입니다. 이 책을 소개하는 출판사의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엄마의 멋진 그림책"

 

   저자는 시각장애인입니다. 그녀의 소망은 비장애인들인 사람들과 이상적인 마음으로 소통하는 교제입니다. 그리고 그 희망의 메시지가 이 책에 담겨져서 비장애인인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의 조심스러운 만남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지극히 평범하게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작고 아담한 책이 우리의 손에 들려지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함께 했습니다. 저자가 원고로 글을 쓰면 옮긴 원고를 테이프에 녹음을 하여 재생하고 그것을 듣고 다시 저자가 수정하면서 원고의 분량은 현재의 책의 3배 분량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많은 분량들이 다시 정리되어 200쪽 하지만 작고 아담한 문고판 책으로 나와 우리 곁에 오게 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시각장애인으로서의 삶의 태도와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즐거움 그리고 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들입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1장에서는 자녀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위한 시각장애인용 그림책을 만들다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많은 점역 그림책을 내게된 과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2장은 점자책에서 시각장애인으로서 양재를 하게된 인연과 과정 가운데 얻게된 자신감이 그리고 마지막 3장에서는 장애른 가진 사람으로서 자신과의 만남을 가진 다양한 인연들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저자는 시작하는 말에서 "장애인이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려면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바른 이해와 장애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장애인을 바르게 이해하고 장애인 스스로도 매우 많은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그 말은 언제나 주는 입장과 받는 입장의 비역학적인 관계에 사로잡힌 잘못된 사고관을 가진 제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답니다.

 

  마을 버스 정류소에서 만나는 한빛맹학교 학생들, 먼저 타라고 권면하는 모습과 타인에 대한 배려로 스스로 '흰지팡이'를 접는 모습, 언제나 밝은 목소리로 운전기사 아저씨와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하나의 좁은 공간에서 마주 하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시각장애인 엄마, 그림책을 읽다>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소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배웁니다.

  우리와 그들의 관계가 주고 받는 관계에 있어서 일방적 방향이 아닌 쌍방향적인 관계에서 이뤄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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