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술관을 걷다 - 13개 도시 31개 미술관
이현애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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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술관을 걷다(이현애: 마로니에 북스,2012)

독일의 도시 환경 문화 전반이 포함된 독일 미술사 만나기

 

  아내에겐 물건 수집벽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별것 아닌 물건들일지라도 아내는 작건 크건 다양한 물건을 모아 용도와 의미에 따라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을 즐긴답니다. 'collecting mania'는 병적인 수집벽을 가진 사람들과 달리 미술, 골동품, 우표, 일상의 특징적인 것들을 모으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collecting mania'인 아내가 수집한 물건을 보면 삶과 생각이 느껴집니다.

  'collecting mania'인 아내는 독일을 축구보다는 미술과 음악으로 기억합니다. 짧은 유럽 여행 가운데 꼭 한번 다시 가고 싶은 나라를 꼽으라고 말하면 서슴없이 독일을 말합니다. 그녀의 기억 속 독일인들은 무언가 모으기를 좋아하고 분류하고 보존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10년여간 독일에서 지내며 들러 본 박물관과 미술관을 정리한 작가 '이현애'의 이야기와 아내가 전해주는 유럽의 이야기 속에서 독일 그리고 독일인들을 생각해봅니다.

<16개 연방주로 구성된 독일내 13개 도시 31개의 미술관 이야기>

 

  저자 이현애는 1998년부터 2007년가지 독일로 유학을 떠나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습니다. <독일 미술관을 걷다>는 저자가 유학생활을 하면서 휴식의 공간이 되어주었던 미술관에서 만난 다양한 이야기를 모아 독일의 문화와 정서를 포함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16개 연방주로 구성된 독일내 미술관과 박물관의 숫자는 어림잡아도 약 6천곳이 넘습니다. 연간 2천번이 넘는 미술 관련 기획전은 유럽 미술의 보고이자 중심지로 소개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저자는 조형예술품에 집중한 컬렉션을 갖추고 상설 전시를 하는 국공립 미술관을 중심으로 독일 미술관을 소개합니다.  13개 도시 31곳의 미술관이 독일 미술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독일인들이 가지고 있는 미술에 대한 애착과 독일 미술사를 경험하는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독일을 동북부 지역과 중서부 그리고 남부로 나누어 베를린, 드리스덴, 함부르크,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쾰른, 뒤셀도르프, 다름슈타트, 카셀, 뮌헨, 슈트르가르트, 카를스루에에 자리한 31곳의 미술관과 소장품 그리고 미술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책과 관련한 부록에 독일의 미술관 용어와 미술관 연대기 그리고 책에는 수록되지 못했지만 더 가보면 좋을 곳들에 대한 추천 목록과 더 읽어 보면 좋을 책들을 수록하고 인명 색인을 넣어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독일 미술관을 걷다>의 매력은 탄탄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미술사적 정보 뿐만이 아니라 앞서도 언급한 독일의 정치, 사회, 문화가 느껴지는 수필체에서 발견됩니다. 그것은 단순히 책의 가이드 기능 뿐만이 아닌 현장의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주는 힘이며 우리에게 미술과 생활의 관련된 이야기들을 생각하는 좋은 선물입니다.

  저자는 여행의 또 다른 의미에 대해 '익숙한 것에서 잠시 물러나 낯선 것과 만나며 차이를 경험하는데 있다고 말합니다.'(p.332) 독일에서 한국을 보고, 한국에서 독일을 보려는 저자의 관점은 이러한 여행의 의미를 깨달음에서 오는 삶의 방식이자 관점인듯 싶습니다 .미술은 우리의 삶의 기록이며 흔적입니다. 기록과 흔적을 모아 놓은 미술관에서 전해져오는 따뜻함과 편안함은 미술 자체에서 전해지는 'Life Story'때문이 아닐까요?

  2년뒤 독일 유학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필자에게 저자가 전해준 독일 미술관 이야기는 분야는 다르지만 독일의 정서와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을 주는 듯 싶습니다. 아내가 전해준 독일의 이야기와 저자의 독일 이야기를 들으면서 손에 잡힐듯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는 독일에서의 만남이 기다려집니다. 세계를 수집하고 보존하고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만들어둔 독일의 미술관을 직접 가보면 또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곧 다가올 그날을 기다리며 좋은 책과의 만남이 다른 독자들에게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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