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체 쇼핑 - 살과 피로 돌아가는 경제
도나 디켄슨 지음, 이근애 옮김, 이은희 감수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인체 쇼핑(도나 디켄슨: 소담출판사, 2012)
살과 피로 돌아가는 경제에 맞설 준비
1863년 링컨의 노예 예방 선언은 인류 역사에서 물건 처럼 거래되던 '사람들'에 대한 '매매 금지'와 '해방'의 전환기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비인간적인 '학대'와 '부당한 착취', 그리고 물건처럼 거래되는 인체의 상품화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정자와 난자가 거래되고 조직, 세포, 제대혈이 상용화 되면서 인간의 각종 장기들은 새로운 경제 산업의 소재로 부각되었습니다. 이 책은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단면과 생명 의료 윤리의 현 주소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우리에게 제공해줍니다. 하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혹은 지속시키기 위한 또 다른 생명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방법론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앞에서 '소비재가 되어버린 인체'의 모습이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생명 윤리란 우리 일상에 깊숙히 자리한 생명에 대한 의지의 바른 길을 제시한다.>
저자 도나 디켄슨은 영국의 의료 윤리학자이자 현재 의료 윤리 및 인간다움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 여성 학자입니다. 저자는 의료 및 생명 윤리에 대한 글을 여러 편 썼으며 여성 최초로 국제 스피노자 렌즈 상(17세기에 활동한 스피노자의 이름을 딴 현대 윤리학에 기여한 과학자, 철학자 및 저자에게 수여되는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인체 쇼핑>에서 도나 디켄슨은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생명공학이 야기하는 도덕적 문제를 역사적 시각과 끊임없이 변하는 생명공학 분야의 최신 정보를 토대로 반영하여 맹목적인 자유시장 원리에서 착취당하거나 부당한 대우에 처하게되는 '인체 쇼핑'의 현실을 지적하고 다양한 규제 모델과 함께 '생명 의료 윤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생의 시작과 끝에서 벌어지기에 더욱 극적인 '인체 거래'의 현장에서 만나는 '인체 산업'은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생의 시작과 끝에서 벌어지는 인체 쇼핑: 아기 팔아요, 뼈 팔아요! - 돈에 쪼들리는 여성들에게 불임클리닉에 난자를 팔라는 호소문은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세계 아기 시장'을 확산시키는 수단 가운데 하나입니다. 개인의 선택과 수요와 공급의 자유경제 시장원리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잘못된 만남과 모순된 법의 원칙을 만나 봅니다.
2. 무슨 근거로 '내 몸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자기 몸의 일부분으로 실현된 수익을 되착지 위해 소송을 제기한 '존 무어'는 자기 몸에서 떼어낸 조직을 자기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영미법의 원칙에 의해서 패소했습니다. 세포주로 실현한 이익에 대해서 자신의 몫을 주장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앞에서 우리는 인체조직 시장의 증여와 판매의 두 모습을 만나 봅니다.
3. 사랑을 담은 크리스마스 선물: 줄기세포 세트 - 민간 기업들은 '증여'라는 수사법을 가지고 새로운 사업을 만들었습니다.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는 대표적인 새로운 사업의 소재입니다. 자녀의 건강에 대한 걱정을 공략한 제대혈과 줄기세포 산업의 허와 실을 만나 봅니다.
4. 줄기세포, 성배, 그리고 나무에 열린 난자들 -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이야기를 시작으로 신화가 되어버린 줄기세포의 이야기를 다루는 장입니다. 생명윤리 분야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자행되어진 위반 사례에는 난자에 대한 매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장은 불법의 행위 위에 맺어진 신화의 열매를 통해 과대포장과 현실을 지적합니다.
5. 게놈 특허 전쟁: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이 만든 괴물로 특허를 취득할 수 있을까? - 수익을 집착하는 산업사회에서 특허법은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습니다. 생명 특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미국의 특허법의 현주소와 유전자 특허법의 문제 그리고 앞으로의 바른 생명 특허를 위한 보호저항의 탄생을 위한 저항의 움직임을 위한 공감대를 배워봅니다.
6. '안 됩니다'라고 말하기 좋아하는 인체자원 은행 - 본 장에서 저자는 생명 공학 회사와 연구기관의 이권이 누리는 특전의 현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법적인 토대는 분명 상품화를 만들어 내는 산업매체에 더 많은 혜택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다 높은 저항의식과 저항 소송을 하는 사람들과 그에 따른 법원의 태도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7. '진짜 나'를 돈으로 산다?: 얼굴 쇼핑 - 공상 과학 영화에서 봤을법한 '안면 이식'이 치료와 새로운 삶을 주어주기 위한 수술로 성공사례가 발표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혹은 미에 대한 갈망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진짜 나'를 돈으로 사려는 사람들에게 최초로 사람 손을 이식받은 클린트 할람의 예를 들어 이식의 위험성과 부작용을 이야기 합니다.
8. 내 몸이 곧 내 자본인가? -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상품화가 이루어지는 몸에 대해 경고와 우리 몸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앞에서 분명한 자기 인식이 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산업화가 끊임없이 진행되면서 그릇된 관계와 인식으로 바뀌어진 몸에 대한 인식이 본 장에 이르러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새로운 고민과 답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기독교생명의료윤리를 비롯한 다양한 윤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성경에 명확히 기록되지 않은 혹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대로부터 인체의 거래는 이뤄져 왔으며 성경은 직간접적으로 이에 대한 바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보다 깊은 이해와 노력을 기울어야 합니다. <인체 쇼핑>에 대한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생명 윤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으로 정리할 수 있을듯 싶습니다.
<인체 쇼핑>의 저자 도나 디켄슨은 '의료 산업'과 '생명 산업'의 경제적 이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익 집단에 대한 모습을 소개하고 그 앞에선 우리가 저항 의식을 가지고 그들의 독선을 제어하고 바른 '생명 의료'를 진행 나갈 수 있도록 견제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이미 일상의 깊은 부분에 까지 침투해 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잘못된 '생명'과 관계된 '의료'에 대해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마땅히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할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답을 서로 공유하면서 사회적인 담론 가운데 참된 생명의 의미와 가치가 빛을 발하는 사회가 형성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