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역사를 부치다
나이토 요스케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표 역사를 부치다.(서울: 정은문고, 2012)

232개 우표를 통해 바라보는 20세기 현대사

 

  역사는 바라보는 관점과 방법에 다양한 해석을 우리에게 제공해 줍니다. 식량, 물, 분쟁, 종교, 커피, 향신료 등 역사를 이해하는 소재는 무궁 무진합니다. <우표 역사를 부치다>는 '우취[philately, 郵趣]'를 중심으로 세계의 중심이 된 20세기 현대사를 개관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20세기 현대사를 '우취[philately, 郵趣]'의 취미 개념에서 보다 발전시켜 역사나 정치 연구의 영역에 응용하는 학문적 방법론인 '우편학'을 이용해 현대사를 바라 봅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20세기 현대사의 중심에 우뚝선 미국과 관계국들의 정치, 경제, 생활상을 포함한 문화의 전반적인 측면을 볼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책은 기존의 미국 중심의 대의론에서 벗어나 '반미 국가'의 주의 주장을 상당 부분 수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친미적 성향이 강한 나라에서 반미 국가의 주장을 접하는 것이 <우표 역사를 부치다>의 매력을 더해줍니다.

<냉전과 열전 사이, 독립국가의 투쟁이 시작되고 반미의 세계사가 이어서 펼쳐진다.>

 

  지은이 나오토 요스케는 1967년생이라는 다소 젊은 나이의 우편학자 및 작가입니다. 저자는 우표와 우편물 등을 통해 역사나 국제정치를 해독하는 '우편학'을 제창하였습니다. '우편학'은 기존의 '우취[philately, 郵趣]'개념이 개인의 취미와 수집활동에 치중한 것과 달리 문화, 정치, 경제, 생활 등 전반적인 영역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학문 영역으로까지의 확장을 의미 합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북한, 베트남, 이란, 쿠바, 소련, 필리핀, 일본, 이라크의 우표를 통해 20세기 현대사를 이야기 합니다.

  1부 냉전과 열전 사이, 독립국가를 향한 투쟁

  세계 대전이 종료된 직후 현대사는 새로운 냉전 체제가 들어서게 됩니다. 그리고 냉전의 현장에서 만나는 북한, 베트남, 이란, 쿠바는 동서로 대변되어지는 정치 체제의 각축장이자 대리전의 현장이 됩니다.

  이들 4개국의 특징은 미국이 우세를 점치거나 혹은 우세를 점하고자 했지만 실패한 나라들입니다. 각국의 우표는 미국과의 투쟁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우표가 다양하게 발행되었습니다. 저자는 본장에서 각국의 우표를 통해 20세기 현대사에서 냉전의 갈등이 가장 뜨거워진 현장으로 탈바꿈 되는 현장에서 태어난 독립국가들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2부 파란 만장, 반미의 세계사

  어제의 친구과 오늘의 적이 되어버렸다는 말은 오늘날의 미국과 반미 국가들 위한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장에서 저자는 미국의 위선과 또 다른 반미의 위선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새로운 제국주의의 등장에 대한 경고와 반미전선의 확장을 소개합니다. 본장에서 등장한 소련, 필리핀, 일본, 이라크 4나라는 21세기에는 미국의 우방 혹은 동맹국가로 자리 매김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현대사에서 이들 4개국이 가지고 있는 '반미 정서'의 형성 원인과 발전 과정을 우표를 통해 현대사의 새로운 질서가 아직 혼란에 빠진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역사의 주인은 '친미'만이 아닌 '반미'의 역사도 함께 고려되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낯익은 우표를 통해 우리는 낯선 세계사가 책속에 있습니다. 낯선 세계사의 모습은 미국 중심의 '친미'적 세계사가 아닌 '반미'적 세계사의 모습에서 발견되어 집니다.  

  '우편학'이라는 독특한 학문 연구는 우리에게 '우취[philately, 郵趣]'의 또 다른 가능성과 기능을 제공해주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의 다양성에 따른 역사 해석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게 합니다. 20세기 현대사는 냉전과 열전 그리고 '친미'와 '반미'의 세계사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현대사는 투쟁과 혁명은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분명히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표, 역사를 부치다>는 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문화와 세계사를 소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거나 간과했던 부분들이 '우표의 여정'과 함께 풍성하게 소개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높은 점수를 부여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친미 국가로 여겨지는 일본의 반미적 성향과 의지를 주목하고 소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근 표현의 자유와 표현의 올바른 모습들을 생각합니다. 이념과 사상의 대립 속에서 양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지 않고 한쪽만을 주장하는 억압의 모습에서 벗어나 보다 높은 수준의 논의가 꾸준히 이뤄져 이보다 더 좋은 책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지금은 <우표, 역사를 부치다>로 만족 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