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 그릇(서울: 청조사, 2012)

섣달 그믐날 밤 굶주린 세 모자 앞에 놓인 우동 한 그릇의 의미.

 

  '가난의 미학'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이 말을 짧게 정리하면 가난의 현상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난을 경험했다는 것은 자랑도 아니지만 부끄러운 일도 아니랍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난했을때 상대적 박탈감과 비교를 경험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은 가난을 싫어했고 부끄러워 했습니다. 하지만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가난 가운데서도 봉사와 헌신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은 '가난' 가운데서도 '삶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우동 한그릇>은 이러한 부단한 노력과 봉사와 헌신을 하던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입니다. 섣달 그믐날 늦은 시간 시작되는 삿포르에 있는 우동집 <북해정>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난의 미학'의 소중함을 가르쳐 줍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북해정>의 우동 한그릇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세대와 시대를 넘어서는 '가난의 미학'을 전해봅니다.

<가난이 내게 가르쳐 준것은 '사랑', '봉사', '헌신', '배려', 그리고 '풍요'였다.>

 

  <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그릇>(서울: 청조사)은 일본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동명의 소설 <우동한그릇>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쓴 '우동 한그릇'과 '산타클로스', 마지막 손님'이 수록된 책입니다.

  문화 관광부 책읽기 추천 도서이자 YMCA 선정 우수도서 그리고 책과 함께 KBS한국어 능력시험 선정도서에도 뽑힌 '밀리언 셀러'이기도 한 <우동 한그릇>은 '가난의 미학'을 담고 있는 '감동의 교과서'이기도 합니다. 우동한그릇, 산타클로스, 마지막 손님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동 한 그릇

  섣달 그믐날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우동집 <북해정>에 세 모자가 들어옵니다. 늦은 시간 우동 1인분을 시킵니다. 모자의 사연을 어렴풋이 눈치챈 주인은 1.5인분의 우동을 주고 이윽고 세 모자는 우동 한그릇을 사이에 두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갑니다. <북해정>의 주인은 세 모자를 위해 처음 방문했을때의 가격표를 달아두고 자리를 예약해놓고 그들을 맞이합니다. 처음 방문했을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작은 배려의 주인내외와 가난 가운데서도 '따뜻함'과 '사랑'을 나누는 세 모자 시간이 흘러 <섣달 그믐날 10시 예약석>이 되어버린 그곳에 다시 세 모자가 방문합니다. 그리고 '가난의 미학'을 경험한 세 모자와 주인 내외의 따뜻한 해후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모두를 향한 따뜻함을 전해줍니다.

  산타 클로스

  소아과 병동의 '겐보오'와 '내과 병동의 '료헤이' 환자는 나이를 뛰어 넘어 소중한 친구 사이입니다. 급성 골수병을 앓고 있는 여섯살 '겐보오'는 의젓하고 씩씩하게 병원을 누비고 다니는 아이입니다. 3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겐보오를 위해 '친구'인 료헤이 아저씨는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전해줍니다. 그것은 '겐보오'에겐 마지막 선물이지만 더 큰 선물은 '겐보오'가 겪게될 아픔과 이별의 순간을 통해 '겐보오'가 산타클로스와 함께 여행을 하게 될거라는 '료헤이'아저씨의 이야기였답니다. '산타클로스'의 품에 안겨 하늘로 떠나가는 '겐보오'가 받은 희망과 사랑을 통해 시간의 소중함과 베품과 나눔의 의미를 배워봅니다.

  마지막 손님

  이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는 약간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 게이코는 과자집<춘추암>에서 일아는 아가씨입니다. 그녀를 통해서 배우는 이야기의 주제는 웃 어른을 공경하는 것과 상인의 윤리관 그리고 주경야독의 가르침입니다.

  늦은밤 방문한 손님을 배려하여 닫혀진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아들이고 가난하지만 동생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한편으로는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자세 그리고 따뜻한 선행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세 편의 작품의 공통점은 '삶의 가치'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 작품의 등장인물들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삶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외부의 환경이 아닌 사람입니다. 이는 자신의 실패와 어려움을 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이들에게서는 배울 수 없는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가난과 불공평한 사회 정의를 탓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동 한 그릇>에도 언급하듯이 개인의 슬픔과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나와 관계된 또 다른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위로를 받을때도 있고 위로를 줄 수도 있습니다. 관계에서 우린 언제나 받는 입장에만 서는 것이 아닌 주는 입장에도 설수 있는 것입니다. 우동 집의 주인 내외처럼 그리고 료헤이 아저씨와 게이코 처럼 사람은 누구나 감동을 주는 주체로서 살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가슴에 품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랑을 가슴에 품고 희망과 용기를 갖고 살아가는 가는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만능주의, 유물론주의가 빚어낸 환경과 조건을 성공의 필수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우동 한 그릇>은 삶의 가치와 주체는 진정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는 소중한 책입니다.  

<감동을 전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는 '삶의 진정한 가치'가 깃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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