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마이 러브
가쿠타 미츠요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굿바이 마이 러브(서울: 소담, 2012)

그렇게 아팠는데도 나는 또다시 사랑을 시작했다.

 

  이성적인 사고와 행동이 강조되는 요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 문득 보고싶어 질때 꺼내서 읽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132회 나오키상 수상작가 '가쿠타 미츠요'(대중문학의 선구적인 소설가 나오키 산주고의 업적을 기려 일본 문예추추에서 만든 권위있는 상이다 매년 상반기 하반기 두차례 수여된다.)가 쓴 연작 소설<굿바이 마이러브>(서울: 소담,2012)는 사랑, 이별, 그리고 다시 사랑이라는 구도 가운데 남녀의 심리와 감정의 변화를 탁월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 1990년대 누구나 한번쯤 꿈꾸고 그리워 했을 사랑의 7가지 이야기에서 사랑과 이별 그리고 이별의 아픔 속에서도 다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감정의 공감대를 느껴봅니다.

<이별은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또 다시 사랑을 할까?>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감정을 통해 성숙해진다고 말합니다.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 가운데 사랑 보다 뜨겁고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은 없는듯 싶습니다. 혹자는 사랑을 하는 과정 가운데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이 좋아서 사랑을 한다고도 말합니다. 반면 사랑을 하는 과정 가운데 입게 되는 상처가 싫어서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사랑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서로 상반된 사랑에 대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은 사랑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이 어떠한 사랑이며 어떠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지는 열이면 열 사람 모두 다를 것입니다. 오래전 사랑에 대한 이야기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은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관계를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두가지가 함께 하는 사랑도 있지만 두가지가 따로 떨어지는 사랑도 있다고 합니다.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이해가 되고 오늘에는 육체적인 사랑보다 정신적인 사랑의 이야기가 필자의 삶에 더욱 많은 정서의 유익함을 주는듯 싶습니다.

 

  가쿠타 미츠요(角田光代)는 일본에서도 대중적으로 알려진 권위있는 문예상인 나오키상을 2004년에 수상한 실력있는 작가입니다. 그녀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깊고 특히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국내에도 그녀의 다양한 책들이 번역되어 출간되어 있기에 서점에서 그녀의 이름을 검색하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굿바이 마이러브>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랑'과 '이별'을 중심으로 남여의 관계와 심리와 감정을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사랑'을 경험하는 과정과 '이별' 가운데 변화하는 허무와 아픔을 독자들과 나눕니다. 우리는 작가의 '플라토닉 러브'를 함께 나누면서 점차 작품 속 주인공들이 경험하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사랑의 희망 메시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굿바이 마이러브>작품은 7편의 연작 소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작품은 독립되면서도 전후 작품과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합니다. 7편의 작품 가운데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작품에서도 또 다른 중심인물이 되어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게 됩니다. 이들의 사랑 이야기에서 공통점을 몇가지 찾으라면 먼저 이들의 사랑은 가벼운 만남에서 상대에게서 자신의 부족한 것 혹은 동경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닮아가는 과정 가운데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동경하는 대상과 달리 나약하고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면서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가운데 못난 존재가 되는 주인공들은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소위 차이는 대상이 되어 패자가 됩니다. 연애에 있어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서로 물리는 구조를 담백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언어와 분위기를 읽으면서 우리가 경험하는 사랑과 이별을 생각해 봅니다.

 

  <굿바이 마이러브>에 대해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일곱개의 사랑 이야기에서 우리는 그들과 비슷한 사랑을 일상에서 경험하거나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왜' 사랑을 하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알지 못하기에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이야기를 가슴에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굿바이 마이러브>는 우리 가슴 속 풀리지 않는 이야기에 대한 해답을 남여의 관계 가운데서 차분히 보여줍니다. 사랑과 이별의 관계 그리고 그 가운데서 다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플라토닉 러브'의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의 줄다리기를 마음껏 경험하고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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