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신비
프랑스 청소년 판타지 소설 분야 종합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스카 필>(서울: 소담, 2011)시리즈 1권이 국내 번역본으로 나오게 되어서 읽어보았습니다. 본래 유럽 문학 작품에 관심이 있었으며 판타지를 좋아하는 편이라 책의 분량에 상관없이 읽기 시작한 <오스카 필>1권은 인체를 소재로한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지는 생명력이 가득한 책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듯 싶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두려워하지 않고, 친숙하게 여겨지는 책을 만들고 싶어하는 의사출신의 저자는 해박한 자신의 지식과 상상력을 가미하여 아이들이 즐거워할 만한 인체를 배경으로한 판타지 모험 소설을 멋지게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인체의 신비를 보여주는 작품의 배경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모험일 것입니다.
<오스카 필 시리즈는 병을 치유할 수 있는 메디쿠스를 소재로한 판타지 모험책이다.>
메디쿠스 '오스카 필'
<오스카 필>시리즈의 주인공은 12살의 평범한 소년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뒤이어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잠재 능력인 메디쿠스로서의 자질을 깨달은 소년은 여러가지 훈련을 통해 자신의 자질을 키워나갑니다. 메디쿠스란 생명이 존재하는 몸 속에 들어가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을 가리킵니다.
<오스카 필>을 보다보면 <마이크로 코스모스>라는 작품이 생각납니다. 미세한 것들을 크게 확대해서 바라보는 배경을 공통적으로 가지지만 <오스카 필>은 모험이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인간의 신체를 비롯한 생명을 가진 몸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세상으로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몸 속 신비한 세계에서 펼쳐지는 오스카 필과 함께 떠나는 모험 여행 속에서 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구하는 과정이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메디쿠스는 겉으로 드러난 상처에 손만 얹어도 그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지. 물론 몸 안의 병을 치료할 때에도 몸에 손만 얹으면 돼. 신체와 그 내부의 다섯 우주로 들어가는 방법은 훈련이 필요하지. 그밖에도 아주 재미있고 노라운 것들을 어마어마하게 배워야 하고."-p.108
오스카 필의 매력
오스카 필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필자는 크게 두가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번째로는 알기 쉬운 대립과 긴장의 구도 입니다. 인간의 몸을 치유하는 메디쿠스들과 반대로 인간의 몸을 위협하는 파톨로구스들입니다. 둘은 모두 인간의 몸을 침투하여 활동하는 존재들이지만 그 역할은 전혀 상반된 존재들로 작품 속 긴장과 갈등을 구성하고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둘의 활동이 배경이 되는 부분들일 것입니다. 저자는 해박한 의학지식에 상상력을 덧대어 아이들이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침샘을 배경으로한 시알린 해변에서는 침의 기능과 역할을 배울수 있도록 한 예나 인체 여행을 위한 다섯개의 우주 헤파톨리아, 엠브리예(간), 폼페이(심장에 해당하는 지역), 엠브리예(태아, 배), 제네티스(유전자), 세레브라(뇌)는 의학 지식과 더불어서 제공되어지는 부분들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슈이유 동굴은 지표면에 있었다. 지하로 수십 미터 내려간 지점, 침샘의 호수 근처에 음식물을 저장하고 전달하는 조직의 일꾼들이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입에서 이빨로 씹어 삼킨 '음식물'이 떨어지면 실어서 수레로 나르기 위해 대기중이었다. -p.506
오스카 필 시리즈의 연착륙을 기대하면서
책의 장점과 더불어 몇가지 단점을 쓰자면 책의 분량이 저학년이 읽기에는 많다는 점(600쪽이 조금 못되는 분량)과 의학 용어가 의인화되거나 인용된 지명등을 이해하기에는 아이들이 영어실력이 아쉽습니다.(물론 영어인용시 몇개의 각주가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작품의 세계관이 탄탄하고 구성능력도 좋지만서도 자칫 장편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몰입하기 어려운 분량이므로 책을 준비시 목차별로 나누어서 읽기를 시도하면서 내용을 서로 대화하면서 본다면 아이들에게 좋은 방학 선물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둠의 무리와 메디쿠스인 오스카 필의 활약에 눈을 비비면서 책 읽는 재미를 아이들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