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용 - 인간의 멍청함을 이야기하는 최초의 강아지
데니스 프라이드 지음, 김옥수 옮김 / 뜰book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삶 속에서의 개의 위치

 

  개는 인류의 역사 가운데 의미있는 동물입니다.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거나 혹은 홀로 나와있을 때 조차도 개의 흔적을 찾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인류의 오랜 친구이자 벗인 개는 공생관계로부터 출발해서 오늘날에는 반려의 지위까지 누리는 동물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거주지에서 먹이를 공급받고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며 위기를 함께한 개. 아직 많은 것이 베일에 쌓여 있지만서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인간과 개가 반려의 관계로서 서로를 보듬어 않는 행복환 관계를 설정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옮기워지는 개와 인간의 관계 가운데 <파피용>(서울: 꿈소담이, 2011)은 이러한 관계의 옮기워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려 동물과 인간의 미묘한 관계를 개의 시선에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비록 작가 데니스 프라이드에 의해서 집필되었지만서도 동시에 개의 입장에서 개의 사고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한 작가의 노력이 깃든 작품입니다.

<너무나도 귀여운 강아지 주느비에브의 사랑스러운 모습>

 

개와 인간의 사고의 차이

 

  어릴적 기억에 자리한 개의 모습은 한없이 꼬리를 치며 마당을 가로 질러 뛰어다니는 모습입니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그리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는 없어도 저를 볼때마다 마당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기억에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행동 하나하나에 각각의 의미가 있듯이 개 또한 행동에 의미가 있겠지요. 

  책 속의 주인공 주느비에브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 많습니다. 우리가 명명할 수 있다면 아마도 인간학자라고 말할 수 있을듯 싶습니다. 주느비에브는 자신과 관계된 인간들을 보면서 자신의 나름대로의 기준에 의해 사람들을 이해하고 판단합니다. 작가 데니의 이야기는 온전히 다 맞는것은 아닐겠지만서도 적어도 주느비에브의 몸짓, 태도, 표정, 그리고 각종 소리를 반영한 창작물입니다. 유쾌한듯 보이면서도 때로는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본문을 보면서 개와 인간의 사고의 차이와 그 차이가 만들어 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관계들이 흥미롭습니다.

 

인간 탐구생활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은 개에 대한 탐구 생활이지만 동시에 인간에 대한 탐구 생활이기도 합니다. 개를 대하는 인간의 여러가지 행동들은 주느비에브가 세워놓은 기준에 의해서 평가되고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주느비에브는 개의 입장에서 평생을 함께할 인간을 고르기 위한 질문 가운데 "나한테 이 인간이 필요한 제일 커다란 이유는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역으로 나한테 이 강아지가 필요한 제일 커다란 이유와도 연결딜것입니다. 개의 인간에 대한 이해는 동시에 인간이 개에게 품는 이해를 역으로 돌려놓은듯한 느낌을 줍니다.

  혹자는 개의 입장에서 인간이 평가되는 것이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서도 이 책의 위트있는 대화와 문체들은 인간의 어리석음과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는 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인간이 개랑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가능성을 찾고 이해하는데 있다는 점을 다루고 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하나의 예로 주느비에브가 만든 반려인간의 품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과 테스트 그리고 지능을 검사하는 항목들은 인간의 입장에서 보았을때 매우 불확실한 신뢰가운데 이뤄지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개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의 부족함과 잘못된 행동에 대해 넌지시 묻고 있는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되어온 개와 인간의 관계 가운데 <파피용>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파피용>은 단순히 흥미위주의 창작물을 넘어서 개와 인간의 사회적 관계와 반려적인 지위와 위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유익한 시간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Dear my J

 

  <고양이가 쓴 원고를 책으로 만든 책>(서울: 월북, 2010)이 생각나는 책입니다. 작년에 도서관에서 가져온 그 책은 고양이의 관점에서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이야기 한 독특한 책이였지요. <파피용>은 <고양이가 쓴 원고를 책으로 만든 책>의 개 버전어리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문학적으로는 비슷하더라도 그 중심 주제는 앞선 책의 경우 고양이 중심의 사고와 패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쓰여졌고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개의 입장에서 살펴보는 인간 연구가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는듯 싶습니다.

  강아지 주느비에브의 사랑스러운 행동과 사고를 엿볼 수록 반려동물인 개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위해 개를 가두고 맞춰나가고 있지는 않을까요? 진정한 반려의 관계 가운데서 인간과 개의 서로를 수용하는 자세란 어떤 것일까요? 주도적인 것은 인간이겠지요 하지만 인간의 주도적인 관계 설정 가운데 개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야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것이 주느비에브의 인간 연구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의미가 아닐까요?  

  사랑하는 J가 이 책을 통해서 반려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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