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길, 바라다 소담 한국 현대 소설 4
정수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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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탐욕의 본능

 

  책의 제목이 도발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문단의 첫 머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하나의 육체를 두고 펼쳐지는 무거운 느낌의 소설입니다.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 속의 자신과 육체에 침입한 재희가 죽기를 바라는 민아와 예전의 못난 모습의 자신과 육체의 주인인 민아가 죽기를 바라는 재희. 그리고 두 영혼의 대립 가운데 사랑하는 여인을 아프게 하는 인격이 죽기를 바라는 건우.

  세 주인공이 만들어 가는 사랑의 결여와 그 가운데서 나타나는 왜곡된 가치관과 복수의 구조는 작품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면서 긴장감 있는 전개와 함께 독자를 인간의 본능이 가지고 있는 탐욕스러움으로 초대합니다. 몰입감도 반전의 재미도 가지고 있지만서도 작품 속 소재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어두운 단면들로 인해 스릴러 물 혹은 어두운 작품을 좋아 하는 분들께 추천하고픈 작품입니다.

<긴장감 넘치는 작품의 분위기가 잘 표현된 문구가 아닐까 싶다.>

북 트레일러 영상 주소 : http://youtu.be/n2Y5yOIt0l8

 

인간의 탐욕스러운 본능

 

  <그녀가 죽길, 바라다>(서울: 소담, 2011)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탐욕스러운 본능가운데서도 소유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상위 1%에 가까운 변호사 이민아와 전혀 반대되는 삶을 살아가는 재희 한 육체에서 만나는 두 사람이 서로의 본능에 따라 다투는 장면들.

  가지지 못한 자로서 재희가 원하는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와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에 대해 복수를 하고자 하는 민아. 둘 모두의 본능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더욱 구체화되고 탐욕으로 바뀌면서 또 다른 주인공 건우와 함께 불안한 관계를 형성해 나갑니다. 작품 속 두 여주인공은 사랑의 결여로 인한 세상에 대한 불만족스러움과 분노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얽히고 설키는 관계의 불안한 모습 속에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작가의 영리한 복선이 감춰져 스릴러물로서의 재미를 더욱 배가 시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17개의 챕터 400페이지 분량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긴장감으로 몰입감이 뛰어나다는 장점은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올 겨울 사랑이 더욱 요구되어지는 현실 가운데 사랑의 결여가 만들어내는 위기가 더욱 돋보입니다.

 

모든 것을 털어버리는 느낌

 

  소유의 끝 없는 확장은 무로 정리된다는 말처럼 작품을 모두 읽고난뒤에 다가오는 느낌은 잔뜩 팽창하다 일순간에 폭발하는 느낌입니다. 차곡 차곡 쌓아 올려져가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제한된 시간안에 펼쳐지는 룰의 변화와 룰 속에서 대립하는 이들의 갈등이 과거의 기억과 사건의 진실과 맞물리면서 작품에 대한 본능적인 탐욕을 일으킨다면 작품의 절정을 이룬뒤의 모습은 지금까지 느껴졌던 감정의 해방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느낌 가운데 먼저 나온 <압구정 다이어리>, <블링블링>, <셀러브리티>등의 작품들이 새삼 궁금해집니다. 물론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변신의 이미지를 가진 작품이기도 한 <그녀가 죽길 바라다>이지만서도 앞서 나온 작품들이 있었기에 이 작품이 작가의 변신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장편 로맨틱 미스터리물이라고 불리우는 이 작품 속에서 작가의 거침없는 글의 전개와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을 통해 올 겨울 긴장감 넘치는 소설의 재미를 흠뻑 누려보는것도 좋을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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