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vs. 언쟁 - 아고라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
조제희 지음 / 들녘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아고라 전장의 시작점

  본래 아고라라는 말은 시장, 집회, 사교의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 입니다. 오늘날에는 공적인 의사소통이나 직접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죠. 아고라가 어쩌다 전장이라고 불리워지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분명한건 아고라는 발언자가 청중들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고 청중들이 이를 통해 새로운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는 소통의 장이라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펼치는 인터넷 문화의 공간에 아고라가 사용되는건 이상한일은 아닐 것입니다. 아고라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다름아닌 글입니다. TV토론과 달리 인터넷 아고라의 장에서는 짧지만 분명한 논지를 가진 글이 가장 중요한 수단가운데 하나입니다. 
  수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있는 아고라. 그곳은 소리없는 고함을 외치는 지성인들의 모습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논쟁을 준비하는 자들

  우리는 '말'하기의 훈련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본래 '말'이라는 언어는 생각과 의미를 표현하는 기본적인 수단이지만 쌍방의 말인 대화에 있어서는 본래의 기능이 원할히 작동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예로 TV에 나오는 토론은 분명 쌍방간에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자신의 주장만을 강조하거나 상대의 대화를 고려하지 않는 행동을 함으로써 대화의 평행선 혹은 대화가 이뤄지지 않거나 말의 질이 터무니 없이 떨어지는걸 볼 수 있습니다. 
  토론의 장에서 펼쳐져야할 본래의 기능은 논쟁이라는 형태로 나타나야 합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논쟁은 자신이 속한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서로 머리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최선을 창출해 나가는 과정을 청중이나 독자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장입니다. 단순하고 명쾌한 정의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의 의미를 모르는 이들이 많고 또한 알더라도 실천하는 사람은 더욱 적습니다. 무엇보다 논쟁은 말이다라는 인식을 가진 분들에게 이 책은 분명 큰 도움이 될것입니다. 논객이 길을 나섬에 있어 말로만 무장하고 나간다고 할때 준비된 논객을 조심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논리적인 글: 준비된 논객을 만들어 준다. 

   말에 앞서 훈련되어야할 것들이 있습니다. 논쟁의 순간에는 사고의 흐름을 방해하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기에 논쟁을 하기 위한 연습과 준비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만일 연습과 준비가 되지 않는 논객이 논쟁에 들어설 경우 인신공격, 감정의 장난, 논점회피, 허수아비놀이, 중언부언, 성급한일반화와 결론, 삼천포, 침소붕대, 흑백논리, 동문서답, 거짓권위에 놀아나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런것을 목격할 수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TV토론의 장입니다. 준비된 논객과 준비되지 않는 논객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그곳에서는 청중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논객과 청중들에게 외면받는 논객의 승패가 분명히 나타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논쟁의 수많은 장르를 경험하기 앞서 논쟁을 위한 준비와 훈련은 논리적인 사고와 이를 체계적으로 글로 정리하여 수많은 반복 가운데 적용해 나가야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책은 이러한 기초적이고 분명한 논쟁을 위한 준비와 훈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와 논쟁이 무슨 상관이 있냐라는 질문을 남긴다면 그것은 책을 읽지 않았던가 혹은 논쟁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들의 주장일 것입니다. 준비된 논객이 되어 아고라의 전장에서 살아남는 자가 되기 위해서 시작해야할 것은 읽고, 쓰고, 말하기의 훈련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