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고 떨리는 마음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한달을 채 못남기고 있는 시점. 지금의 마음을 기록해 둔다면 그것은 두렵고 떨리고 설레임과 약간의 흥분이 지속되는 그러한 나날이라고 말할 수 있을듯 싶습니다. 첫 출산을 경험하게 될 아내의 불안한 마음처럼 그것을 지켜보는 저 또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이의 아빠가 된다는 것을 어떻게들 경험하고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게 있어서 아빠가 된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에 이은 또 다른 축복이자 행복의 순간이라고 생각되지만 아이 또한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 내심 궁금합니다. 아내와 함께 출산에 대한 다양한 동영상과 육아 관련책을 임신 소식 이후 접해왔습니다. 적어도 아내는 저보다 곱절을 읽는듯 싶고 저는 책을 읽은 아내가 추천해주는 책을 위주로 읽습니다. 경험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이 지배적이지만서도 읽고 이해하는 것을 위주로 삶을 살아온 제게 책은 아이와의 만남을 준비하는 가장 작은 준비과정 가운데 하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기의 인권과 입장을 고려한 르봐이예 분만법. 우리의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분만의 선택: 르봐이예 분만법 이글을 적는 2주전쯤 다니던 산부인과에서 배포한 설문지를 받았습니다. 설문지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질문사항이 있었는데 다름아닌 분만법입니다. 제왕절개, 자연분만, 그리고 자연 분만도 일반과 르봐이예가 있더군요. 아내는 자연분만을 원하는 중이고 저 또한 아내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르봐이예분만법은 아내와 아이를 위한 결정 가운데 하나의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이라는 마음으로 골랐습니다. 집에 돌아오고 얼마뒤 아내는 르봐이예분만법에 대한 책을 추천해주었습니다. <평화로운 탄생>(샘터사, 2003)은 프레드릭 르봐이예박사가 쓴 분만법의 당위성과 방법에 대한 책입니다. 이미 알고는 있지만 그것이 부분적인 지식이라면 온전히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작은 책에서 느껴지는 복잡한 감정이 제 마음을 다시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르봐이예 분만법은 아이가 태어난 직전후를 기점으로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분만법입니다. 이러한 분만법은 아이의 인권과 아이의 감정과 감각을 위한 배려라고 합니다. 따뜻한 물 태줄의 느린 분리(태동의 활동이 종료된 태줄을 자릅니다.), 태교에 쓰이던 음악을 키고 주변을 약간 어둡게 하는 방법등은 아이가 태어난 직후 만날 낯선 환경을 친숙한 환경으로 바꾸어서 아이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낯설은 방법이고 익숙하지는 않지만 이 방법이 아이와 아내를 위한 선택이라고 한다면 저 또한 기꺼이 배우고 적응하고 함께 동참하고자 르봐이예 분만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와의 만남: 두려움과 설레임 아이에게도 다양한 감정이 있다고 합니다. 아이는 엄마와 기억을 공유하고 그것은 프로이드 박사의 말대로 트라우마 개념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기억하지 못하는 요소들이 분명 아이에게 영향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분만법의 선택에 중요성은 여러곳에 있지만 아이가 느끼는 감각과 기억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빠는 해줄 수 있는게 별로 없어 보이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함께 생각하고 곁에 있으며 시간과 감정을 나누는 그런 소중한 것들을 공유하는 가운데서 역할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이와의 만남이 가까워 지면서 조금이라도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읽게된 책은 그런 제 마음을 그리고 아내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이글을 언젠가 아이도 이해하는 날이 오겠지요 그것이 몇년 후일지는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아이에게 아빠는 너와의 만남을 이렇게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가족을 세상에 존재하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