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비친 우리의 초상
조한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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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고 폭 넓은 역사 바라보기 

  <역사에 비친 우리의 초상>(위즈덤하우스:2011)은 한겨례 신문에 '조한욱과 서양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칼럼들을 뼈대로 쓰여진 내용이 모여서 만들어진 책입니다. 사극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달리 한국의 근현대사는 언제나 소외받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 책에서 느껴집니다. 각종 사관과 역사의 이해 도구라는 다양한 틀과 관점을 배우면서 보수적인 역사관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진보적인 신문매체의 칼럼을 본다는게 이상해 보일지는 몰라도 역사를 바로보고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역사란 해석의 관점이 중요하며 하나의 관점이 지지되거나 수용될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의 폐해를 고려한다면 역사 해석은 보다 다양해야 하며 수용하는 자세 또한 폭 넓어야 한다는 견해 또한 너그러이 받아주시리라 믿으며 책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역사라는 거울 앞에서 우리의 모습을 마주 보라.>

자극적이며 원색적인 비판과 비평

  한쪽은 지우려고 하고 한쪽은 새기려고 합니다. 약자는 승자의 약점과 치부를 들쳐내고 승자는 자신들의 약점을 지우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면만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어느 특정한 시대 특정한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강약만 다를 뿐 오랜 세월의 기간 동안 자행되어진 우리의 현 주소입니다. 이러한 역사 기록방법은 역사라는 특이한 주제 때문입니다. 역사는 방대한 시간을 모두 기록할 수 없기에 자신이 원하는 특정한 주제를 다루기 마련이고 이는 전적으로 역사를 다루고 있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에 따라 역사 기술은 자극적이며 원색적이고 비판적인 내용으로 가득찰수도 있으며 흐릿하고 완만한 비평을 따르는 기술도 가능합니다.
  <역사에 비친 우리의 초상>은 서양사 가운데 '이성의 야만'이라는 주제를 오늘날 한국의 근현대사와 비교 서술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이성의 사유를 가지고 가장 야만적인 폭거를 자행했던 권력과 지도자들의 치부를 드러내고 그 안에서 사회의 부조리와 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는 요소들은 책의 백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노'에 대한 확산이 가져오는 또 다른 폭력성에 대한 고려가 함께 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 혁명적인 노선에 대한 또 다른 '야만'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회의 부조리가 만들어낸 이중적인 얼굴들

  역사를 거울로 생각할때 역사의 기능은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짧게 자신을 돌아보고 거울 앞에서 자리를 뜨기 바쁩니다. 옷 매무새를 고치고 비뚤어진 넥타이를 바로 잡는것은 내일로 미룬채 사람들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지만 잘못멘 신발끈과 망가진 옷 매무새를 지적하는 것은 언제나 내가 아닌 타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역사를 간과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그 틈새에 있는 부조리의 사건들을 잘 연결하여 한편의 비판적인 관점과 날카로운 관점으로 국민의 관심사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얼굴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역사적 사건, 인물, 사상에 걸쳐서 전방위적으로 이루어 집니다. 사람들의 무관심, 몽매함이 역사의 무관심으로 나타났다면 보다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글은 그들의 관심을 이끄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몽매함을 가진 사람이 깨달음없이 공감대로 인한 분노에 공감하여 일어설 경우 이는 또 다른 폭력과 야만으로 나아가는 길이 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장 진보적인 역사해석이라고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사회적인 부조리와 역사의 바른 이해와 풍성한 관점을 제공받기를 원한다면 시간을 내서 꼭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독자 스스로가 보수라고 자부하고 있을지라도 말입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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