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예찬 열린책들 세계문학 182
에라스무스 지음, 김남우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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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풍자와 웃음

  지금으로부터 500년전 영국을 방문했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는 'cosmopolitan'이라고 불리우는 최고의 '기독교 인문주의자'로 평가받고 있었습니다. '중도'와 '관용'으로 대변되는 에라스무스의 삶은 '무엇과도 타협하지'않으며 '학문'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올바른 기독교 신앙의 회복을위해 평생의 삶을 바쳤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11년은 에라스무스가 남긴 문학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자 사랑받는 작품인 <우신예찬>의 500주년 되는 해입니다. 시간과 장소를 넘어서 수많은 독자들에게 웃음을주는 풍자 문학인 <우신예찬>을 통해 에라스무스의 삶과 신앙 그리고 교회의 개혁을 위한 노력을 살펴봅니다.


<출판된지 500년이 되는 2011년, 국내에도 10여종이 넘는 번역본으로 소개되고 있다.>

우신, 광우, 바보 매력적인 여신 <MORIAE>

  먼저 <우신예찬>은 국내에서 이미 수차례 번역되어졌으며 2011년에도 다수의 번역본이 나온 작품입니다. 단지 작품의 제목이 독특한데 <광우예찬>,<우신예찬>.<바보예찬>을 비롯해서 예찬은 그대로이지만 앞에 쓰여지는 제목은 역자가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에 다른 작품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여신의 이름인 Moriae는 중음이어 즉 하나의 음가를 가진 다중적 의미 해석을 담고 있기에 제목이 잘못 번역된 작품은 없습니다.) 
  군중들 속에 자신의 조력자들인 그리스-로마 신들과 함께 방문한 '여신 모리아'는 매력적인 여신입니다. 그녀는 지상의 진리를 깨달은듯 보이면서도 동시에 지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존재이며 자신의 세치 혓바닥위에 지상에서 존경받는 모든 대상을 올려놓고 그들을 조롱하고 깍아내리며 가장 낮게 평가되는 자신을 가장 위대한 존재로 탈바꿈 시키기도 합니다. 우스꽝스럽고 특이한 복장을 가진 그녀가 군중 속에서 예찬하는 내용은 세상을 향한 조롱이자 비판으로 채워져 있지만 그 속에는 비참한 현실 가운데 살아가는 인간들에 대한 연민과 그들의 삶에 위안과 기쁨을 주고자 하는 모습이 함께 합니다. 제목처럼 다양한 여신의 모습은 연극의 수많은 가면을 들고 나타나서 다양한 연기를 표현하는 배우처럼. 고정되어진 이미지가 아닌 다중적인 이미지를 반복하여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이끌어 나갑니다.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에 관한 재평가 

  신학을 공부하거나 인문주의에 관심이 있는 이들 가운데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출생지를 포함한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를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종교개혁가 루터와의 '자유의지'와 '노예의지'론의 대립은 신앙논쟁의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루터를 비롯한 많은 종교 개혁가들이 그를 신앙의 변절자로 말하며 카톨릭으로부터도 배척당했던 에라스무스는 구교와 신교 모두로부터 비판의 대상이자 흠모의 대상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며 종교의 부패와 신앙의 변질을 고쳐나가고자 노력했던 그의 신념인 '중도'와 '관용'은 대립과 갈등으로 연결되는 개혁과 거리가 먼 '평화적 개혁'이라는 형태를 표방합니다. 신앙의 본질을 바로 잡고자 노력했던 에라스무스는 <우신예찬>을 통해 사람들과 대화하며 민중들의 인식에 개혁의 필요성과 시대변화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심어주고 있습니다. 즉 에라스무스는 개혁의 토양을 중세의 유럽을 비롯해서 오늘날 까지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작품을 작성한 인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흑백의 논리와 사람을 돌아보지 않는 개혁의기치를 진행하여 사회적 갈등과 이념의 대립이 난무합니다.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연일 방송되는 뉴스를 보면서 <우신예찬>을 한번 더 읽어봅니다. '중도'와 '관용'을 받아들이고 개혁의 기치를 살릴 수 있는 '시대의 변화'는 언제쯤 올 수 있을까요?
  아직 우리는 개혁에 관한 두 개의 태양과 진리를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에라스무스가 보낸 세상을 향한 미소가 머무는 그자리에는 희망과 신의 사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야말로 '평화적 개혁' 우리가 간과했던 진리의 온전한 파편들이 있다고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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