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권혁준 옮김 / 해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일상과 비일상의 역전 현상

 흔히들 오랜시간을 걸쳐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을 가리켜 고전 혹은 명작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도 명작의 반열에 오르는 문학 작품들이 존재합니다. 사회적 관심과 독자들의 시선을 한곳에 고정시킨 명작이 이미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기존의 명작의 자리에 올라선 작품의 주인공 '제바스티안 피체크'. 독일 출신의 저자의 데뷔작 <테라피>가 독일 아마존 1위에 올라서던날 베스트셀러였던 <다빈치코드>에 쏠려있던 모두의 시선은 신예작가의 등장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정신의학과 문학과 영화를 넘나드는 저자의 박식함이 기본바탕이 되어 인간심리와 무의식을 파고들어가는 솜씨는 마력적인 스토리텔링과 더불어서 독자들을 흡입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저자의 두번째 작품인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는 저자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치밀한 각본 아래에서 진행되는 작품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심리를 이용한 혹은 복잡한 복선을 나열한 것과는 다릅니다. 예측할 수 없는 복선과 반전의 테마는 머리를 아프게 하기 보다는 상황전개 속으로의 몰입감을 더해주고 작품 속 잔인한 게임은 일상의 비현실의 극적인 현장을 모두에게 적용시킵니다.


<죽어버린 그녀, 그리고 그녀를 기다리는 남성 캐시 콜 라운드의 시작과 끝은 어디로>

무차별 폭력 그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

 수화기 너머의 잡음 속에서 그녀가 남긴 한마디 "그들이 하는 말을 절대로 믿으면 안된다."는 말 그리고 빗소리 너머의 낯선 방문객이 가져온 그녀의 죽음. 10분전에도 통화했던 그녀가 1시간전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이 가져오는 궁금증은 프롤로그를 넘어 다음에 펼쳐질 캐시콜 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정신과 의사였던 얀 마이로가 펼치는 라디오 방송국에서의 인질극을 지연시킬 전화기 너머의 청취자가 참가하는 캐치 콜 라운드 게임. 게임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독일 최고의 범죄 심리학자인 이라자만의 협상을 난관에 빠드린 프롤로그의 그녀는 과연 살아있는 것일까요? 죽어있는 것일까요? 사건의 미궁 속에서 음모의 희생자로 몰려버린 한남자와 그 남자를 둘러싼 음모와 반전의 틈새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이를 발견해봅니다.
  대체로 스릴감이 느껴지는 작품은 지나칠 정도로 인물들의 심리적 공황상태가 치열하게 대비되고 강조되는 가운데 결국 비현실적이고 공감하기 어려운 억지스러움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는 이러한 장르의 문제점을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심리적 묘사를 간결하게 만들고 복잡함의 복선을 감정과 이해관계의 측면에서 섬세하게 다룸으로서 극복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문학적인 요소들은 한편의 영화 줄거리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지만 다른한편으로는 서사적 요소가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자신이 음모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인물이 펼쳐내는 절박감과 극단적 선택이 불러오는 파국으로의 달음박질이 선사하는 재미가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듭니다.

관계와 이해 그리고 스토리 텔링

  심리스릴러 소설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가운데 하나는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건의 전개를 이끌어 나가는 스토리 텔링 작업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허구적인 인물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작가의 상상에 의해서 태어난 인물들에게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과 설정을 불어넣고 그들을 사건의 전개에서 살아 숨쉬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의 능력이 중요한 요소일 것이빈다. 작품의 전개 속도는 지금까지 읽어온 스릴러 소설 가운데 상당히 빠른 느낌을 준다고 봅니다. 
  두 심리학자가 펼쳐내는 사건의 전개 방향이라는 점에서 치밀함을 유추해볼 수 있을듯 싶습니다. 더불어서 작품 속 인물들이 겪는 인간적인 갈등은 또 다른 작품의 축인 외부적인 음모와 영향력 아래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며 작품과 전개되는듯 싶습니다.
  오랜만에 읽어본 독일 심리 스릴러이기 때문에 재미가 있었을까요? 빠져들 수록 헤어나올 수 없는 작가의 스토리텔링 실력과 풍부한 지적 영역이 재미의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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