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 - 명문가 고택 편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 3
이용재.이화영 지음 / 도미노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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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한량들에게 전하는 책

  대동강 물을 팔아 한밑천 두둑히 챙기는 이야기의 주인공 봉이 김선달은 조선 후기 유명한 한량관련의 설화입니다. 신분과 기득권의 벽에 가로 막혀 벼슬을 내려놓고 귀향한 선비들의 계급인 한량은 시대의 부조리를 조롱하고 자신의 이상과 절개를 지키며 한평생을 살아가는 이들을 가르킵니다. 학문은 있지만 현실에 나아가지 않는 그들이 훗날 벼슬도 못하고 아무런 속처가 없이 살아가는 이들이 부정적인 대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도 변치 않는 것은 그들이 부유하고 직업과 속처가 없는 유한층이라는 사실입니다. 양반이나 높지는 않고 평민이지만 낮지 않은 한량의 지위를 누리는 이들. 오늘날 속처 없이 방황하며 빈둥거리는 우리들의 청춘의 현주소가 아닐런지요.
  고민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대한민국 한량을 자처하는 작가 이용재는 고택에서 사나흘만 빈둥거려보라고 말합니다. 이용재와 함께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고택에 잠들어 있는 선현의 숨결과 속삭임이 대한민국 한량들에게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을 만날 수 있었습닏다.


<고택에서 만나는 인생의 길>

선현들의 지혜와 숨결과의 만남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도미노북스, 2011)는 대한민국 명문가의 고택을 둘러보고 선현들의 지혜와 숨결을 만나는 문화 답사기입니다. 저자는 선비정신으로 대표되는 고택에서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다보면 우리가 잊고 있던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찾아야할 것을 찾을 수 있는 시간들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실제로 고택의 여러장소를 방문해 보면 선비로 회자되는 이들의 기품이 살아 숨쉬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누구보다 자유로움을 추구하지만 부모에게는 효를 군신의 관계에서는 충을 그리고 백성들을 향해서는 깊은 인애를 발휘하고자 했던 그들의 삶의 흔적들은 시대를 뛰어넘어 고택의 현장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네개로 이뤄져서 고택에서 발견되는 삶의 이치, 선비의 절개, 학문과 예술, 그리고 구제의 실천의 흔적을 되짚어 나갑니다. 명문가의 고택들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서울에도 있음을 보면서 전통이 살아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나는 얼마나 알고 있었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진과 함께 수록된 장소들의 소중한 의미와 선비들의 숨결과 삶의 흔적을 통해서 필자는 고택의 의미와 고택에 깃들어 있는 선비들의 정신이란 어떠한것이었는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용재와 떠나는 문화 답사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은 문화 답사기 장르 가운데서도 재미있는 입담을 가감없이 표현한 독특한 문장과 비하인드 스토리의 재미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문화 답사기의 고풍스러운 느낌은 분명 떨어지지만 바라보는 관점과 이해 그리고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타 문화 답사기와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어느덧 3권이 되어버린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의 바뀐점은 저자의 이름에 딸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91년생이라고 밝힌 또 저자 이화영의 모습은 방황하는 청춘의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의 참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딱딱하고 지루할 것만 같은 문화 답사를 통해서 바뀌어가는 생각과 깊이 있는 성찰이 더해짐은 문화 기행이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빨리 부지런히를 외치다 정신을 잃고 해매게 되어버린 우리들의 삶에서 비둥거림으로 표현된 여유로움과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의 유익함은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될 소중한 시간들일 것입니다. 길을 찾기 위해 잠시 지도를 꺼내들고 자신의 위치를 바라보는 이와 막무가내로 좌충우돌 하는 이들의 대비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잠시 모든것을 내려놓고 고택이라는 장소에서 여유로움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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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1-10-0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