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황혼은 끝나지 않았다. 오늘날 그리스-로마의 신들을 숭배하는 종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해서 신들의 역사는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고대 그리스의 종교는 사라졌다고 단언하는 저자는 문화와 교양의 영역에서 고대 그리스-로마의 신들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서점과 미술관을 비롯한 문화와 예술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을 이해하고 싶다면 먼저 시인들과 예술가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소재로 활용된 그리스-로마의 신들의 이야기를 알아야 합니다. 오늘날 그리스-로마의 신화는 문화와 예술의 분야에서 영향력이 더욱 커졌습니다. 그것은 서점의 한켠에 자리하는 것이 아닌 중심에서 매년 수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 모습과 수많은 거장들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는 모습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들의 이야기는 황혼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가르쳐주고 있는듯 싶습니다. <논술추천도서이기 때문에 그리스-로마신화를 읽는다면 참 슬픈 독자라고 말하고 싶다.> 미솔로지 - 끝나지 않은 신화를 걷다. 만일 그리스-로마 신화를 자세히 기술하는 책으로 남긴다면 단언컨데 한두권으로 끝자니는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인류의 상상력이 끝을 알 수 없는 확장성을 가지듯이 신화의 이야기 또한 끝없는 확장과 다양한 변화를 겪으며 무수히 많은 에피소드로 현대에 전달되어지고 있습니다. 시작과 끝을 갸늠하기 어려운 대상을 읽고 의미와 실체를 파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현대의 문화와 교양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학문적 영역에 속해있지만 독자가 만일 학문으로 그리스-로마신화를 읽는다면 같은 독자로서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논술추천도서이기도 한 그리스-로마신화는 서양의 사상과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것은 학문적 이해와 접근으로서 볼때 지루하고 답답한 낯설은 이야기이자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신화는 언제나 즐거움과 사교의 현장에서 인류의 삶을 풍요롭고 즐거움을 주는 이야기로 남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토머스 불핀치의 [미솔로지]는 제가 생각하는 이야기와 맞닿아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글은 방대한 시작과 끝을 갸늠하기 어려운 책을 한권의 책으로 정리하되 흥미로운 요소들을 살리고 지적인 영역을 함께 아우르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서양 문학사에서 가장 널리 읽게 되어지는 그리스-로마신화의 교본으로 활용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 이윤기 작가님의 그리스-로마신화가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는 교본이자 즐거움을 안겨주는 책이었듯이 [미솔로지]는 서양인들에게 가장 즐거운 그리스-로마신화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권의 책으로 만나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이야기의 내용은 부담스러운 독서의 시간을 절약하고 딱딱하고 지루한 신화의 해설서가 아닌 한편의 이야기로 기록되어져 있습니다. 88 챕터에서 나오는 수많은 신들이 로마의 신으로 이어지기까지 흐트러짐 없이 완급이 조절되어서 기록되어져 있다는 것은 작가의 글 솜씨와 더불어 신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문학의 정수와 함께 만나는 이야기 [미솔로지]가 흥미롭고 잘 짜여진 모직물과도 같이 탄탄한 구성력을 갖추고 있다는 특징을 앞서 언급했다면 이번에는 작품에 나타나 있는 상황에 대한 부가효과들을 언급해볼가 합니다. 본문의 내용의 중심은 분명 신화이지만 각각의 본문에는 삽화와 함께 문학의 구절들이 함께 쓰여져 있습니다. 예컨데 페르시우스와 메두사를 소개하는 챕터에서는 단순히 두 등장인물의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페르시우스의 방패 아이기스를 노래한 밀턴의 <코머스>를 언급하여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타 작품에 어떻게 묘사되고 영감을 주고 있는지를 알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삽화는 각각의 챕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무엇보다 글 이외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문학적 상상력이 어떻게 구체화되었는지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미솔로지]는 분명 한권의 책이라고 보기에는 두껍고(400쪽의 분량)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소재로 한 수많은 책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학문적이고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대상이라고 읽을때 독자들은 책을 읽는데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그리고 신화를 읽는다는 것은 인류의 상상력과 영감을 이해하고 함께 공유하는 즐거움을 함께 더해줍니다. 2011년 한국인을 위한 그리스-로마신화의 재해석본이 어김없이 나오는 요즘 도서코너 가운데 [미솔로지]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정수이자 원류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책 이라고 감히 말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