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1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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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을 그리워하는 우리의 삶

  웹툰 작가 하일권씨의 5번째 장편 만화입니다. <삼봉 이발소>이후로 꾸준히 지켜보던 작가분의 작품활동이 계속 이어진다는 점도 솔직히 기분 좋지만 무엇보다도 작품 속 메시지와 사회를 표현하는 능력이 완숙해져 가는듯하여 독자로서 매우 기쁩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어려운 가정환경 가운데 너무도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윤아이와 어른이면서도 아이로 남고 싶어 하는 마술사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에서 하루를 급급하게 살아가는 여주인공과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이 설정한 초현실적인 상황에서 살아가는 마술사와의 만남이 우리가 어릴적 겪었던 그리고 현재도 남아있는 가슴 속 고민과 슬픔과 연결되어져 하일권작가의 손끝에서 펼쳐집니다.


<현실과 초현실의 만남에서 우리의 휴식처를 발견할 수 있을까?>

무엇을 담고 있는 성장 드라마일까?

  하일권 작가를 소개하면 <삼봉이발소>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외모지상주의를 삼봉이발소라는 공간을 방문한 손님들을 통해서 이야기 하면서 독자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던 작품입니다. 하일권 작가의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독자와의 공감대 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칸방에서 동생과 둘이 살면서 근근히 삶을 살아가는 여고생 윤아이는 전형적인 공부잘하는 불우한 소녀가장입니다. 반대로 같은반 남학생인 나일등은 대한민국 0.01%의 수재로 좋은 집과 환경을 가지고 얼굴도 잘생긴 소위 말하는 엄친아의 스펙을 갖춘 인물입니다. 이 두사람은 현실 사회의 극과극의 부조리를 그대로 대표하는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만남은 기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하며 현실과는 동떨어진 마술사와의 만남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두 아이가 겪는 정체성의 혼란은 마술이라는 소재 앞에서 잃어버리거나 경험하지 못했던 꿈과 희망 그리고 낯설음의 복합적인 요소들이 합쳐지는 가운데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모범적인 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고 잘사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그 답은 쉽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러한 삶을 살기에는 삶은 굴곡이 심합니다. 작품 속 어두운 배경처리처럼 그것은 언제나 밝은 느낌의 길은 아니랍니다.
  마술사가 되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고 싶은 어릴적 소망은 성장하면서 삶을 위한 다양한 요소들 앞에서 깍아내려지고 저평가되어 어느덧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라져가는 기억 만큼 순수함해던 자신의 정체성과 결별을 경험합니다. '좋은 어른'은 어떤 어른일까요? 현실의 삶의 가치를 직시하고 그것을 향해서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꿈은 꿈일 수 밖에 없는가라는 질문과 현실 속 우리가 이루고 싶었던 꿈의 정체를 생각해봅니다.

안나라수마나라 - 마법의 주문은 마법의 주문으로 남길 바래요

  수많은 고민을 알게 되면서 꿈을 간직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경험하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안나라수마나라>는 어떤 의미가 되어줄 수 있을까요? 단순히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스토리 라인과 그림을 간직한 좋은 만화라고 남을 것인지 혹은 우리의 어릴적 꿈과 소망을 일깨우고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줄지 혹은 또 다른 의미들을 남겨줄지는 독자들 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삶이 가지는 어두운 면들 앞에서 우리 자신도 모르고 내려놓은 소중한 것들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 수 있는 계기가 이 책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다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기했던 꿈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안나라수마나라>는 깊은 연민과 공감을 형성하며 애달픔이 느껴지기도 하는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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