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회전 세계문학의 숲 6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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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에 관한 해석의 논란

  <나사의 회전>은 발매 당시로부터 지금까지 그 결말에 관한 해석의 논란에 빠져 있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소재와 주인공 그리고 관계되는 주변인물들의 구도 속에서 존재하는 혹은 존재하지 않는 주제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은 결말에 이르러서까지 정확히 잡아내지 않은채 마무리 되기 때문입니다. 즉 작품을 읽는 사람들은 결말 보다는 작품의 진행 과정 가운데 얻어지는 다양한 정황과 인물들의 대사와 반응을 통해 결말을 해석하게 되는데 해석의 결정적인 정답을 제공해야할 작품의 작가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점이 독자들을 난처롭게 합니다.

19세기의 종말 20세기의 시작 사이에 서있다. 

  <나사의 회전>은 현대 심리 소설 문학과도 유사하지만 시대적 배경에 의한 신비로움과 난해함은 현대 심리 소설을 뛰어넘는 작품이라고 생각되는 작품입니다. 고전문학의 계승이 사실주의에 의해서 물러나게 되는 19세기 문학은 20세기에 접어들어 폭발적으로 다양화되고 여러갈래로 공존하게 되었지만서도 <나사의 회전>은 나름의 독보적인 자리에 서서 특이한 장르를 형성하여 독자들을 확보한 작품입니다. 비평적이고 회의적인 관점이 20세기 문학을 난도질 할때 조차도 <나사의 회전>은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조차 쉽사리 해석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범접하는 이들을 혼란과 끊임없는 탐독으로 유혹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사의 회전>은 결말보다는 그것의 실체를 인정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초점과 관점이 더욱 주목되는 작품입니다. 여기서 그것이란 다름아닌 유령을 말합니다. 진부하고도 유치해보이는 소재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많겠지만서도 그 존재가 초 자연적이고 신비로우며 증명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 작품처럼 잘 표현하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작품의 주인공이 느끼는 고도의 심리적인 상황과 묘사법은 주변인물들의 정황과 어울려 유려의 실체를 허구와 실존사이에서 끊임없이 재 확인하는 질문을 던지지만 독자는 이에 대해서 섣불리 답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유령의 실체를 있다와 없다로 양자택일의 입장에서 결론 짓는다면 우리는 분명히 드러나는 반대측의 명확한 반박에 대해서도 양립의 불가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주인공의 심리적인 상황이 만들어 낸 것일수도 있으며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존재에 대한 검증을 만들어 낼 진술들이 복잡하게 얽혀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결말에 이르러서까지 우리는 두 가지의 선택의 기로를 확신에 확신을 더하면서 읽을수도 있지만 동시에 혼란 속에서 마무리 할 수도 있습니다. 유령의 실존하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은 이미 우리 가슴 속에 있습니다. 단지 그것을 우리가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과 받아들일수 없다에 따라 혹은 자신들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작품의 결말을 쉽사리 한쪽으로 결론내려 다른 한쪽을 포기하는 것을 반복하고는 있지 않을까요?
  어느덧 세번째 읽게된 이 작품을 통해서 매번 새로운 결론을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이것이야말로 작가가 의도한 독자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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