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4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윤진 옮김 / 민음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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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출생인 작가 '르 클레지오'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이다. 작가는 신화적인 세계에 관심이 많으며 현대 문명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러 작품들을 내놓았다. '르 클레지오'의 이러한 관심사는 작품 <<조서>>에도 반영되어 나타난다. 작품 속 주인공 '아담 폴로'도 이러한 작가의 관심사를 이해한다면 쉽게 생각나는 두 인물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작품을 읽기전 작가의 생각과 관심사를 이해할 경우 작품의 주제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들이 조금씩 열린다는 점은 문학작품의 공통된 분모가 아닐까 싶다.

<<조서>>의 서문에서 '르 클레지오'는 자신의 작품에 대하여 너무 진지하고 지나친 매너리즘, 그리고 장황암으로 인해 실패한 작품처럼 보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계속 발전하여 완성된 소설이 될 희망을 가지고 글을 써나간다고 말한다. '르 클레지오'의 서문은 작가의 작품이 앞으로 그리고 비록 불안전한 내용일지라도 성장해나가는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분명 <<조서>>는 작가와 독자 모두가 아직 접하지 못한 영역으로 확장해나가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작품은 독자들과 함께 이야기 하며 생각할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의 공간이다.

<<조서>>는 그 시작부터 의도적으로 혼란스럽고 추상적인 이미지가 더해져 있다. 주인공 '아담 폴로'는 혼미한 그리고 혼란스러운 정신 세계를 갖추고 있다. 그의 정신 공간 가운데서 던져지는 질문들은 사고의 전환 가운데서 나오는 질문들이다. 예를 들자면 오늘날 매트릭스와 같은 세계 가운데 '아담 폴로'를 비롯한 '모두'가 빠져있는건 아닌라가라는 생각이다. 세계의 실존 가운데서 자신이 실존하는 인물인지에 대한 자아 정체성을 뒤집어서 자신의 자아 정체성을 만들어낸 세계 자체가 가짜가 아닌가라는 의심은 과거의 다른 작품들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아담 폴로'의 대화나 행동을 이해하기란 극히 어렵다는 느낌을 독자들은 받을 것이다. 아마도 작품 속 많은 주제들이 '아담 폴로'의 대화나 행동에서 드러나지만서도 그의 행동과 말 그리고 사고는 논리적이지 못하고 비연속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연속적인 주제들의 나열 가운데서도 작가는 현대 사회 문명에 대한 거부로서의 몸짓을 보여주는 '아담 폴로'의 행동과 예언자처럼 쏟아내는 '언어'가 존재한다.
  작가는 '아담 폴로'에 관하여 세밀하게 조명하면서 '아담 폴로'를 통해 문명을 향해 일갈하는 것이다. 기독교전 관점과 서양의 철학 가운데서도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향해 외치는 '아담 폴로'의 외침이 얼마나 닿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작품은 처음시작 처럼 '혼란'과 '혼미'함이 혼재되어 있으며 작품 속 주인공 조차도 자신의 정체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 대한 비판과 부정으로 인한 파괴적인 행동의 끝에서 창조되는 그 무언가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세계는 아직 그대로이고 결국 파괴된건 '아담 폴로'라는 사실만이 공허한 메아리로 다가와 나의 뇌리와 감성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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