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비톨트 곰브로비치'가 폴란드 문학가 가운데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하여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노벨 문학상의 후보자로도 올라간 작가의 뛰어난 능력은 독자들에게 불쾌하면서도 기분이 나쁠수도 있는 주제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들어 그 끝으로 인도함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다양한 욕구가운데서 우리는 도덕과 윤리적 측면 즉 마음가운데 존재하는 법에 의하여 절제하고 자제하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포르노그라피아>> 속에서는 이러한 법칙들이 무시되고 부정되며 그것이 위배되는 현장을 보여주고 독자들로 하여금 그 끝을 향해서 함께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어둡고 습하며 불쾌한 느낌을 가진 어두운 숲 그것도 늪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양차대전당시 무너져버린 질서의 혼돈이 폴란드의 황량한 시골 마을에서 펼쳐지는 모습은 두 중년 남자의 불쾌한 상상력이 현실로 이뤄지는 순간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포르노그라피아>>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기실 독자의 판단이라고 말하고 싶다. 무언가 하나로 딱 요약하기에는 인간 내면의 그로테스크한 부분들이 강렬하여 다른 인간의 욕망들이 묻히는 느낌도 든다. 딱히 무엇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지만서도 이 작품이 보여준 인간의 어두운 면들은 시종일관 불쾌하면서도 그 끝을 봐야겠다는 작심을 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은 하고 싶지 않다. 작가의 뛰어난 묘사와 관찰의 능력의 끝에 걸린 인간의 욕망들을 마주보기에는 우리 자신은 그 향연에서 함께 즐길 수 없는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